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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부터 22대 총선 선거운동이 시작했다. 2004년 민주노동당이 17대 국회에서 원내 진출한 이후 진보정당은 소수나마 의석을 차지했다. 하지만 이번 22대 총선에서 녹색정의당의 경우 각종 지표에서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최근, 고양정 심상정 후보의 지지율이 3위(12.4%)를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경인일보 의뢰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여론조사. 23~24일 경기도 고양갑 지역구 만18세 이상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무선 ARS 전화 조사 방식.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4.4%p, 응답률은 7.5%.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정당 지지율도 2~3%대로, 원외 정당으로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한 김준우 녹색정의당 상임선대위원장의 의견이 궁금해, 지난 27일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김 위원장과 나눈 일문일답 정리한 것이다.
 
녹색정의당 김준우 상임선대위원장이 28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화정역 광장에서 열린 녹색정의당 총선 출정식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4.3.28
 녹색정의당 김준우 상임선대위원장이 28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화정역 광장에서 열린 녹색정의당 총선 출정식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4.3.28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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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일부터 선거 운동 시작됩니다. 이번 녹색정의당의 전체적인 선거운동 컨셉을 어떻게 잡으셨나요?

"녹색정의당 선거운동 슬로건은 보셨겠지만 '기후를 살립니다. 진보를 지킵니다. 정권 심판 정의롭게'입니다. 무엇보다도 지금 기후 문제가 '지금 나중에'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의 이슈고 기후 의제는 산업, 소비, 노동, 지역 등 모든 사안을 포괄하는 전반적인 이슈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진보를 지킵니다'라는 건 단순히 '위성정당'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의미만 있는 것이 아니라, '진보정당'이 원래 가져야 될 기본적인 가치에 충실하겠다는 다짐으로 이해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 기본적인 가치가 뭘까요?

"노동, 농민, 성평등, 인권 이런 문제들부터 시작해서 최근에는 '지역 소멸'과 '민생 문제'까지 땀흘려 일하는 사람들의 문제에 집중하겠다는 것이고요. 이러한 '가치에 기반한 정권 심판'을 해야 된다는 것입니다. 검찰개혁도 물론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그러나 '검찰 독재 종식'만으로는 정권 심판 이야기를 수렴하는 건 너무 단선적이고 쟁점을 납작하게 할 위험이 있습니다. 더 넓은 정권 심판을 위해 가치에 기반한 정권 심판을 외치는 겁니다."

- 이번 선거에 아젠다가 없지 않나요?.

"지난주까지는 거대 양당의 공천 파동이나 탈당 때문에 실질적으로 정책 아젠다가 실종된 선거였는데요. 최근에는 공천이 끝나면서, 각 당의 정책이 비교되는 국면으로 넘어오고 있는 것 같아요."

- 민주당 쪽에선 윤석열 정부를 심판하는 게 먼저라는 것 같아요.

"윤석열 정권 심판은 이번 선거의 시대정신입니다. 녹색정의당도 윤석열 정권 심판에는 가장 앞장설 것을 약속드립니다. 그런데 문제는 어떤 방식으로 윤석열 정권 심판할 거냐입니다. 물론 21대 국회에서 미완의 과제가 된 쌍특검법 같은 경우는 22대 국회에서 다시 추진해야죠. 쌍특검법을 대표 발의한 정당으로서 녹색정의당에게 책임감이 있습니다. 이는 기본값으로 생각하고요, 그를 넘어서는 정권 심판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상대방이 싫어서 하는 정권 심판이 아니라 선명한 정책을 기반으로 한 정권 심판을 녹색정의당이 하겠다는 주장입니다."

- 조국혁신당이 돌풍 일으키는 건 어떻게 보세요.

"조국혁신당의 돌풍은 대단히 놀라운데요. 다만, 현재 언론보도를 통해서 비례대표 명단에 올라온 분들에 대한 도덕성 검증이 시작됐습니다. 이런 면에서 어떤 한계점도 노출될 것 같습니다. 조국혁신당은 내용적으로 검찰개혁을 제1의 가치로 두는 정당입니다. 그런데 검찰개혁 외에도 우리 사회의 개혁 아젠다와 의제가 많습니다. 검찰개혁만으로 정권 심판이 완성될 수 없기에 녹색정의당의 정권 심판 역할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녹색정의당은 일종의 선거 연합인데, 선거 후에 어떻게 되나요?

"선거 끝나고 녹색당 분들은 녹색당으로 일단 돌아가시는데요. 원내에서는 연합 정치를 같이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만 구체적인 방식에 대해서는 총선 이후에 토론하기로 했어요."

- 대표님은 비례 6번을 받으셨죠. 

"국회의원 배지를 달려고 비대위원장을 한 건 아니었거든요. 그래서 출마 생각이 많지 않았어요. 그러나 최근에 당이 계속 지지율 위기인 상황에서 '대표로서의 책임감을 가져야겠고 그래서 뭔가 배수의 진을 치는 적정한 번호에 배치돼야 된다'란 당내 요구가 많아서 비례 6번으로 책임감을 갖고 출마를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 지역구가 아닌 비례대표 선택한 이유가 있을까요?

"현실적인 이유죠. 제가 비대위원장만 하고 물러났으면 모르겠는데요. 결과적으로 당대표 및 상임선대위원장을 맡게 되면서 지역구 선택은 어렵게 된 것이죠. 실질적으로 선거를 지휘하고 총괄해야 하는 포지션이에요. 그러면 지역구를 돌아다닐 여력 자체가 없더라고요. 사실 상임선대위원장 역할을 하는 사람은 언론 대응 등 공중전도 하고, 전국을 돌아다녀야 하는데 그러면 지역구에서 제대로 된 선거운동을 하기가 불가능하다고 봤어요."

- 지역을 다녀 보면 어떤가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지역에서 제일 많이 듣는 이야기는 '아쉽다'는 말입니다. 예전보다 지역구 출마자 숫자가 많이 줄어서 아쉬워하는 분들이 많고요. 지난 4년 동안 저희가 부족했던 점이 많다 보니까 그런 아쉬움도 많이 이야기해 주셨어요. 그래도 최근에는 '이번에 비례 명단 짠 걸 보시고 맘에 든다' '정신 차린 것 같다'라는 말씀을 제일 많이 주세요."

- 위원장님이 국회에 가면 뭘 하고 싶으세요?

"아무래도 변호사이다 보니 노회찬 의원 이후에 끊긴 진보정당의 법사위원이 되는 게 맞지 않냐고 생각합니다. 민생을 위한 사법개혁과 보편적 인권 확대를 위한 정치에 역할을 해야 될 것 같아요. 사법개혁 같은 경우는 노동법원 설치나 회생법원 확대, 평시 군사법원 폐지, 사법행정의 민주화, 공수처 정상화, 로스쿨 입시개혁 등의 사법개혁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인권 분야도 광범위한데요. 차별금지법 및 인권 정책 기본법 제정이 필요하고요. 더불어서 과거사 및 국가폭력에 관한 개혁 입법이 필요해요. 4.3항쟁, 5.18부터 시작해서 한센인 문제나 이태원 참사 특별법 등 다양한 국가폭력이나 사회적 재난과 관련된 문제들에 입법이 많이 필요합니다."

- 여론조사 보면 녹색정의당 지지율이 저조해요. 그리고 녹색정의당의 유일한 지역구인 고양정에서 심상정 후보도 고전하고요. 

"지표에 따라서 조금씩 달라요. 어떤 건 2% 어떤 건 3% 이런 식으로 왔다 갔다 하고 있어요. 무척 위기라고 생각하고 있고, 매우 긴장하고 있습니다. 녹색정의당이 만약에 원내에 없으면, 독립적 진보정당이 원내에 없는 건데 그런 경우에 정말 인권 문제나 노동 문제나 기후 문제 등에서 민주당을 제대로 견인할 수 있는 세력이 있겠느냐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고요. 심상정 의원 지역구 같은 경우에 지금 여론조사 지표가 안 좋은 건 사실이지만 4년 전에도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는 3등으로 나왔었거든요. 아직 시간이 2~3주 있는 거고 최선의 노력을 다하려고 합니다."
 
녹색정의당 김준우 성임선대위원장과 후보들은 22대 총선 선거운동 첫째 날인 28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앞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지위를 이용한 불법선거운동을 하고 있다고 기자회견을 한 뒤 형사고발장을 제출했다. 참석자들은 윤 대통령이 민생토론회에서 여당 후보가 발표한 공약을 다시 약속하는 등 도를 넘은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녹색정의당 김준우 성임선대위원장과 후보들은 22대 총선 선거운동 첫째 날인 28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앞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지위를 이용한 불법선거운동을 하고 있다고 기자회견을 한 뒤 형사고발장을 제출했다. 참석자들은 윤 대통령이 민생토론회에서 여당 후보가 발표한 공약을 다시 약속하는 등 도를 넘은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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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녹색정의당의 모습이 국민에게 와닿지 않는 것 같다'는 평에 대해선요.

"윤석열 정권 심판에 있어서 조금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달라는 취지로 이해하고요. 이번 주에도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선거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서 경찰청에 고발했고요. 내일(28일)은 윤석열 대통령이 용인정 이원모 후보 등을 실질적으로 지지하는 민생 토론회 열어서 역시 선거법 위반 혐의로 경찰청에 고발할 생각이거든요. 쌍특검법도 사실 이은주 의원, 강은미 의원이 발의했던 법안입니다. 때문에 선명성에서 저희가 부족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데 그런 점을 아쉽게 여기신다면 더 열심히 노력하도록 하겠습니다."

- 지금 뜨거운 게 의대 정원 확대 문제인데 그건 어떻게 보세요?

"의대 정원 증원 자체는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의제라고 생각하고요. 그런데 지금 상황이 조금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어요. 윤석열 정권이 거칠게 이 문제를 다루다 보니 환자들의 생명이 위험해지고 있는 결과로 치닫는 부분에서 대단히 유감이긴 합니다. 그리고 이 부분에 대해 의협 쪽의 무책임한 행동에 상당히 비판적인 입장입니다.

단순히 2천 명을 증원한다고 하면 수도권이나 대도시, 그리고 피부과 안과 성형외과 의사들만 늘어날 수 있어요. 저희는 적어도 지방 공공의대가 500명 규모로 특히 전남 전북 경북 경남에 필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지역 의사 배출이나 필수 의료 부분에 대한 대책 없는 2천 명 증원은 의미가 없다는 내용으로 이번 주에도 나순자 비례 1번 후보가 기자회견도 했습니다. 나순자 후보는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을 지난 12월까지 하신 분이에요 그리고 녹색정의당 차원에서는 국민 공론화위원회 통해 이 문제를 풀어야 된다는 취지로 지난 한 달 동안 용산과 광화문에서 촛불 집회도 매주 1회씩 열었었어요."

- 지금 대파값 논쟁이 있는데 그건 어떻게 보세요?

"농산물 가격 인상과 관련된 부분은, 저희가 중요한 의제로 생각하는 기후 문제와 굉장히 맞닿아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는 수입 농산물을 늘리는 방식으로 이같은 문제를 접근하는데, 너무 포퓰리즘적인 대처라고 봅니다. 기후 위기 그리고 농업의 문제, 전반적인 먹거리 문제와 관련해서 정부 정책의 패러다임이 전면적으로 재구성되어야 해요. 그런 의미에서 저희가 전국 여성농민회총연합회 회장 출신인 김옥임 후보를 비례대표 5번으로 공천한 것도 이런 문제와 맞닿아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녹색정의당 찍어야 하는 이유를 말씀해 주세요.

"지난 20년 동안 한국 사회에서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던 적은 없지만, 가장 기대를 많이 받았던 정당이 녹색정의당이죠.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시민들의 기대에 충분히 부응하지 못했습니다. 반성하고 성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 사회에 사회적인 약자를 위해서 주요한 법안들을 가장 먼저 발의하고 그 법을 결국은 거대 양당 설득해서 통과시켰던 정당이 녹색정의당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희 당의 역할이 분명하게 있다고 봅니다.

다른 제3지대 정당들은 1당, 2당을 뿌리로 하거나 다시 돌아갈 수밖에 없는 정당들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그런 정당들만으로 국회를 채웠을 때 계속 소모적인 정쟁만 하는 국회가 될 공산이 큽니다. 정권 심판을 하면서도 한국 사회의 미래를 위한 투자를 하려면 저희에게 투표하는 것이 참으로 가성비 좋은 선택이 되실 것입니다. 비록 저희가 부족한 점이 있었지만 다시 한번 한국 사회의 미래를 위해 투자한다는 마음으로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시길 간절히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태그:#김준우, #녹색정의당, #초언, #의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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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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