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4.10 총선을 앞두고 거제에 출마한 변광용 민주당 후보는 '정권 심판론'을, 서일준 국민의힘 후보는 '인물론'을, 김범준 개혁신당 후보는 '사곡국가산단 재추진'을 내세우고 있다.
 4.10 총선을 앞두고 거제에 출마한 변광용 민주당 후보는 '정권 심판론'을, 서일준 국민의힘 후보는 '인물론'을, 김범준 개혁신당 후보는 '사곡국가산단 재추진'을 내세우고 있다.
ⓒ 변광용·서일준·김범준 제공

관련사진보기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20여 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경남 거제의 총선 판세도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후보인 변광용 전 거제시장과 국민의힘 후보 서일준 의원의 양강 구도 속에 개혁신당 김범준 전략기획부총장이 가세했다. 세 후보의 선거 전략도 차이를 보인다.

정권심판론 대 인물론

먼저 주목할만한 대목은 '정권심판론' 대 '인물론'이다. 일찌감치 예비후보로 등록한 변광용 민주당 후보는 '정권심판론'을 앞세운다. '오직 민생, 오직 거제발전' 구호와 함께 '투표로 심판하자'를 내세우며 윤석열 정권심판론을 강조하고 있다. 같은 당 시의원들과 지지자들은 '민생 파탄 못살겠다. 투표로 심판하자' '노동 탄압 못살겠다. 투표로 심판하자' 등의 구호를 내밀고 있다. 이는 지난 1월과 2월 공표된 거제시민 여론조사 결과 중 '현 정부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변광용 후보 지지울'보다 높게 나온 데 따른 조처로 풀이된다.

반면 서일준 후보는 정부여당 지지론보다는 후보자 역량과 공약을 부각시키는 데 역점을 두는 모양새다. '시민이 키운 참일꾼' 모토가 이를 증명한다. 같은 당 시의원들도 '민생, 민원만 받들겠습니다'는 손피켓과 서 후보의 치적 홍보 피켓을 들고 유권자들을 만나고 있다. 서 후보 지지자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현 정부에 대한 부정평가가 많기도 하지만 그런 유권자의 표심까지 얻기 위해 '인물론'으로 선거에 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 직후인 2022년 지방선거에서 '힘 있는 여당 후보'를 강조하던 현상과는 대조적이다.

서 후보는 '정부여당 프리미엄' 대신 4년 의정활동 성과와 선거공약을 강조하고 있다. 4년 성과로 대우조선 불공정매각 저지, 거가대교 통행료 인하, 거제-통영고속도로 예타 착수, KTX 기본설계 사업자 선정, 한·아세안국가정원 예타 착수, 가덕신공항 배후도시 거제 포함 가능 등을 내걸고 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에서 거제-김천 KTX 건설과 가덕신공항 건설 확정, 한·아세안국가정원 거제 유치, 거제-통영고속도로 정부계획 반영 확정된 바 있어 빛이 바랜다는 지적도 나온다. 

 
변광용 민주당 후보(사진 가운데)가 식당에서 만난 손님들과 손가락으로 숫자 1을 표시하며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변광용 민주당 후보(사진 가운데)가 식당에서 만난 손님들과 손가락으로 숫자 1을 표시하며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 변광용

관련사진보기

  
이 틈새를 김범준 개혁신당 후보가 공략하고 있다. 국민의힘 탈당과 동시에 개혁신당으로 인재로 영입된 김 후보는 기자에게 "4년동안 한게 뭐 있냐? 서 의원이 내건 홍보 현수막을 보면 대부분 '계획' '예정'이라고 돼 있다"면서 "1호 법안이었던 조선산업지원 특별법도 국회에 스톱돼 있고, 공약이었던 경제자유구역청과 사곡 국가산단도 핫바지 방귀 빠지듯 사라지고 없다"라고 힐난했다.

김 후보는 조선업 임금 직불제와 함께 거제시 부산 편입, 사곡국가산단 재추진을 3대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유뷰트 방송 등을 통한 온라인 홍보에 치중하고 있는데, 그중 '거제의 부산 편입'은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10여 년간 선거 단골 공약이었으나 조선산업 불황과 함께 시행사마저 해산한 사곡국가산단 재추진 공약은 철 지난 선거용일 뿐'이라는 지적과 함께 유권자의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역 정가에선 지난 8년간 국민의힘 공천을 세 차례 신청하며 바닥 민심을 다져온 김범준 후보에 대해 당선가능성보다 '변광용-서일준 양강 구도 속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에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변광용-서일준 두 후보가 안은 과제

한편으로는 서일준 국민의힘 후보가 이번 공천에서 컷오프(공천배제) 된 김한표 전 의원 지지표를 잘 결집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 전 의원 지지표가 이탈하면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 이와 함께 국민의힘 공천 과정에서 김범준 후보와 김한표 전 의원을 컷오프(공천배제)하지 않고 경선을 통한 공천을 했다면 김 후보의 출마도 막으면서 김 전 의원 지지표 이탈도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의 경우, 당내 갈등 여지가 있었으나 변광용 후보가 '거제시장 재선거 발생시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당내 다른 후보들의 출마 기회를 보장해 수습되는 분위기다. 현재 박종우 거제시장은 지난해 11월에 선거법 위반으로 1심 판결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8월 말까지 형이 확정되면 10월에 재선거가 치러질 수 있다.

민주당 내에는 변 후보에 필적할 만한 경쟁자가 없어 2022년 거제시장 선거에 이어 이번 총선까지 민주당 후보 신청자는 변 후보자 한 명뿐이었다. 옥영문 전 거제시의장과 백순환 전 지역위원장, 옥은숙·김성갑·송오성 전 도의원들이 대항마로 거론되지만 변 후보에 비해 약세로 평가받는다. 후보군들은 총선 결과와 상관없이 차후 발생할 수 있는 거제시장 재선거에 변 후보의 불출마를 요구했고, 변 후보가 이를 수락했다.

 
서일준 국민의힘 후보가 시장에서 어린이와 함께 촬영을 하고 있다(맨 오른쪽).
 서일준 국민의힘 후보가 시장에서 어린이와 함께 촬영을 하고 있다(맨 오른쪽).
ⓒ 서일준

관련사진보기

  
노동계 표심에 공들이는 후보들

거제 노동계도 예사롭지 않게 움직이고 있다. 거제는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 양대 조선소가 있어 노동자 표심이 선거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변 후보는 거제시장 재임시절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을 현대중공업에 매각하려는 문재인 정부 정책으로 노동계의 큰 반발을 샀다. 하지만 지난 2월 민주당과 대우조선노동조합은 함께 외국인 노동자 쿼터제 확대에 반대하는 공동기자회견을 열기도 해 눈길을 끌었다.

민주노총은 현 정부를 노동탄압 정권으로 규정하고 있고, 또 최근에는 진보당 후보가 창원, 김해, 양산 등 경남 8개 선거구에서 민주당 후보로 단일화하며 자진사퇴했다. 또한 중앙당 차원의 비례정당 '더불어민주연합' 합의가 거제 노동계에도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보여진다.

서 후보는 조선산업 공약을 시리즈로 발표하며 공을 들이고 있다. 조선업 기술첨단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과 지원센터 설립, 근로복지기금과 생활안정자금 지원, 조선업 노동자 복지 정책, K-조선 지역 상생모델 등을 시리즈로 발표했다.

변 후보를 수행하는 안석봉 시의원(민주당)은 "유권자들이 현 정부에 어마어마한 불만을 표출하며 변 후보를 응원하고 있는 것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다. 예전 상가를 돌 때면 눈치가 보여 명함만 전달하고 나오는 경우가 많았으나 지금은 상인분들과 손님들이 자리에서 일어나면서까지 반겨주고 있다"며 "조선 수주가 늘었으나 외국인 노동자 유입으로 경기 부양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한숨이 많다. 조선산업기본법 제정을 통해 외국인 쿼터제 확대 재검토와 협력사 임금체불 문제, 직영 정원 확대 등을 해결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선민 국민의힘 시의원은 "4년 전 국회의원 선거때 서 후보를 수행하며 선거운동을 했었는데, 그때와 지금 느끼는 분위기는 천차만별이다. 당시에는 명함도 잘 받지도 않고 반응도 싫어하는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완전 반대"라며 "조선소 노동자들 대부분이 반응이 좋으며, 노동자들이 먼저 조선산업에 대해 의견도 제시하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학부모를 만나고 상권지역을 돌 때도 적극적 지지 표현과 함께 많은 의견들을 제시하고 소통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거제뉴스광장에도 게재됩니다


주요 지리정보

태그:#거제, #거제시, #서일준, #변광용, #김범준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