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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지구상에서 사계절 기후에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존재는 바로 농부와 자연의 생명들입니다. 몇 년 전 강원도와 경북 지역은 역대 최대 면적의 산림이 불에 타면서 그곳을 지켜왔던 수많은 농부와 동식물들이 터전을 잃었습니다.

지난해 봄에는 남부 지방에 극심한 가뭄으로 시민들의 식수와 생활용수까지 부족한 상황이었는데, 겨울부터 최근까지는 유난히 눈 대신 비가 많이 내려 겨울 식량작물인 보리와 밀 뿌리가 습해로 피해를 볼까, 고온으로 예기치 못한 병해충이 창궐할까 불안한 마음으로 들녘을 지켜봐야 했습니다.

자연 앞에서 농부는 한없이 겸손해질 수밖에 없지요. 하지만 수동적으로 이런 현상을 받아들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래서 더 굳건히 기후 위기를 막을 수 있는 친환경 농업을 실천하고 확장해가야 한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습니다.
  
지난 해 벼를 수확하고 화학비료 대신 땅에 자연의 질소를 공급해주는 자운영 씨앗을 뿌렸는데 발아가 되어 땅에 뿌리를 내렸는데 지속적인 겨울비로 인해 잘 정착하지 못하고 다 죽어 버린 들녘을 살펴보았습니다.
▲ 자운영 씨앗을 뿌린 논을 살펴 보고 있는 농부시민기자 지난 해 벼를 수확하고 화학비료 대신 땅에 자연의 질소를 공급해주는 자운영 씨앗을 뿌렸는데 발아가 되어 땅에 뿌리를 내렸는데 지속적인 겨울비로 인해 잘 정착하지 못하고 다 죽어 버린 들녘을 살펴보았습니다.
ⓒ 이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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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엔 본격적인 농사를 앞두고 체력을 키우고자 아들의 권유로 매일 아침 섬진강 들녘을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체력만큼은 항상 자신 있었는데 세월 때문인지 달리기를 하러 나간 첫날에는 1km도 못 뛰고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는 것을 느끼며 스스로에게 깜짝 놀랐었죠. 그동안 바쁘게 산다는 핑계로 체력 관리에 소홀해지고 겨울 동안 야외 활동이 줄어들면서 몸도 많이 위축되었나 보다 반성하며 매일 아침 운동화 끈을 고쳐매고 있답니다.

이른 아침 맑은 공기를 마시며 들녘을 달리다 보면 하루하루 봄꽃들이 다르게 피고 있는 장면을 놓치지 않고 볼 수 있고, 섬진강의 아름다운 물안개를 혼자 오롯하게 누리는 호사도 경험할 수 있습니다. 깊은 겨울잠을 지나 봄을 맞이하며 태동하는 들녘의 에너지를 느끼고, 토양의 냄새, 빛깔 등을 살펴보며 자연의 컨디션을 좀 더 가까이에서 지켜볼 수도 있습니다.

쌀 소비량이 급감하고, 첨가물이 들어간 화려한 가공식품들이 넘쳐나는 시대를 마주하고 있지만 흔들리지 않고 이 들녘을 더 건강하게 지키겠다고 매일 아침 들녘을 향해 약속하면서 하루를 시작하는 기분이 꽤 상쾌합니다.
 
▲ 아들과 섬진강가를 달리며 벼 농사 시작전 건강을 챙깁니다. 아들의 제안으로 달리기를 시작했습니다. 본격적인 벼 농사 시작전 체력이 국력이듯 체력이 농부의 한해의 힘이라는 생각으로 중년 농부기자는 열심히 하루를 거르지 않고 달려보려합니다.
ⓒ 이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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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만 잘 살 수 있는 지구는 없습니다. 자연과 공생하는 생태적 삶을 지향하면서 실천하는 일이 녹록지 않지만, 결코 지속 가능한 지구를 위한 우리의 실천과 다짐을 포기해선 안 됩니다. 친환경 농업을 실천하는 농부는 제일 선두에서 그 변화에 맞서야 하기에 더 많은 공부와 노력이 필요하지요.

작년에 읽었던 최재천 교수님의 <생태적 전환, 슬기로운 지구 생활을 위하여>를 요즘 다시 읽으며 청년들과 함께 지속가능한 농촌을 지키겠다는 초심을 수없이 되새김질하고 있습니다. 더 많이 공부하고 기록하며 이 약속을 지켜가겠습니다. 모두 건강한 봄을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최재천 교수의 '생태적 전환, 슬기로운 지구 생활을 위하여'를 다시 펼쳐 읽으며 미실란 청년들과 함께 생태농업을 지향하며 지속가능한 농업 농촌을 지키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 최재천교수의 "생태적 전환, 슬기로운 지구 생활을 위하여" 책을 다시 읽어봅니다 최재천 교수의 '생태적 전환, 슬기로운 지구 생활을 위하여'를 다시 펼쳐 읽으며 미실란 청년들과 함께 생태농업을 지향하며 지속가능한 농업 농촌을 지키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 이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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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본 기사는 미실란 생태책방들녘의마음 뉴스레터와 개인 페이스북과 블러그에 게제합니다.


태그:#건강달리기, #친환경생태농업, #쌀이야기, #지속가능한농업농촌, #미실란발아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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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유학시절 오마이 뉴스를 만나 언론의 참맛을 느끼고 인연을 맺었습니다. 학위를 마치고 섬진강가 곡성 폐교를 활용하여 친환경 생태농업을 지향하며 발아현미와 우리쌀의 가치를 알리며 e더불어 밥집(밥카페 반하다)과 동네책방(생태책방 들녘의 마음)을 열고 농촌희망지기 역할을 하고 싶어 오마이 뉴스와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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