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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이끄는 개혁신당이 지난 20일 창당했다. 신임 대표에 이준석 정강정책위원장이 이름을 올렸고, 최고위원은 천아인의 멤버인 천하람 변호사, 허은아 전 의원 그리고 이기인 경기도 의원이 맡았다.

개혁신당을 창당하기 전부터 정책과 공약을 꾸준히 발표했는데, 논란인 것도 있다. 개혁신당의 정책에 대한 얘기와 함께 제3지대 빅텐트에 대한 생각을 듣기 위해 지난 26일 이기인 개혁신당 최고위원과 전화 통화를 했다. 다음은 이 최고위원과 나눈 일문일답 정리한 것이다.

"배우자 억지 '쉴드'할 필요 없는 당... 이삭 아닌 '알곡' 많을 것"
 
이기인 개혁신당 최고위원
 이기인 개혁신당 최고위원
ⓒ 이기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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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일 개혁신당이 창당했어요. 이준석 정강정책위원장이 대표 맡고 이른바 천·아·인이 최고위원을 맡아 지도부를 구성했죠. 이에 대한 비판도 있는 것 같은데.

"비판은 달게 듣겠지만 당원들의 뜻이 제일 중요한 것 아니겠어요. 적어도 창당대회 현장에 있었던 당원들과 현재 운영하는 개혁신당의 커뮤니티 등에서는 저희 천아용인의 지도부 구성에 대해 큰 이견은 없어요. 창당 준비위부터 당원을 모집하는 과정이나 정강 정책과 당원을 마련하는 일까지 함께 해왔던 것을 잘 알고 계시기 때문에 동의해 주신 것 같아요."

- 개혁신당이 가장 먼저 발표한 정책이 방송법 개정 추진이죠. 방송법 개정 추진은 일반인들에겐 '별 상관없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정치와 사회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이 언론과 방송 통해서 전달되는 것이고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근거가 바로 방송법인데요. 방송법에서 제시하는 다양한 기준들이 축소되거나 왜곡되면 그만큼 보도의 공정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 보거든요. 그 정도로 중요하기 때문에 저희의 첫 번째 정강 정책으로 발표했던 것이고요.

저희가 하고자 하는 방송법의 개정이라는 것이 거창하지 않습니다. 매우 합리적이면서도 간단해요. 지금 운영되는 공영방송에 있어서 대표격인 사장의 임명 기준을 위에서 내리꽂는 방식이 아니라 공영방송에서 일하는 구성원들이 결정하자는 거거든요. 그리고 적어도 방송과 관련된 전문 경력이 없는 사람은 배제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요건을 만들자는 겁니다."

- 지난주에 지하철 노인 무임승차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워서 세대 갈라치기란 비판도 나오던데, 어떻게 나온 공약인가요?

"개혁신당의 지향점인 '표가 떨어져도 개혁은 하자'라는 시리즈의 일환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현재 우리나라 노인 인구가 약 950만 명에 이르는데 노인 무임승차 혜택 보는 분들이 160만 명 정도 되거든요. 수도권과 대도심, 초역세권에 살고 있는 분들이 대부분이란 말입니다. 나머지 분들은 지방에 살거나 지하철이 없는 환경에서 혜택을 못 받고 살고 계시는 겁니다. 국가와 정치가 진작 형평의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해야 했던 건데 늦은 거죠. 

그리고 이분들에게 돌아가는 교통복지를 완전하게 폐지하자는 게 아닙니다. 금액적인 면에서 약간의 이견은 있겠지만 1년에 12만 원이라는 바우처를 통해서 지하철뿐 아니라 택시나 버스 여러 대중교통에서 이용할 수 있는 교통권을 지급하고 그것을 모두 소진하면 지금 적용되는 청소년 할인 혜택을 동등하게 적용해서 40%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하겠다는 거거든요. 어느 부분이 갈라치기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 대한노인회에서는 지하철 요금이 너무 싸서 요금 인상을 해야 한다고 하던데.

"지하철 요금이 싸다고 지적하기 이전에 누가, 얼마만큼의 무상 혜택을 이용하는가부터 먼저 진단하는 것이 맞죠. 그러면서 그 무임 비율을 어떻게 조정할지 합의한 후에 요금에 대한 기준을 논의하는 것이 순서이지 당장 지하철 요금부터 올리자고 하면 무임승차에 대한 비판 여론은 더욱 거세질 겁니다. 이런 성급한 결정이야말로 세대별 갈라치기가 될 수 있는 거예요."

- 지난 연말 이준석 대표나 천하람 최고위원 등은 개혁신당으로 올 현역이 5명은 넘을 거라고 했는데, 아직 구체적으로 나온 사람이 없습니다. 

"물밑에서 접촉하고 있는 현역 의원들이 있습니다. 다만 지금 각 당에서 공천에 대한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인 데다가 공천 기준만 나와서 의원마다 유불리를 계산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눈치를 보는 듯하고요. 공천과 낙천이 어느 정도 이루어지면 그때 저희가 접촉했던 원내 인사들이 누구인지 아시게 될 거라고 보고요. 공천 여부와 관계없이 개혁신당의 지향점에 동의해서 함께하고 싶은 의사 표현하는 분들이 계신데 적절한 시점에 공개될 거라고 봅니다."

- 결국 이삭줍기 아니냐는 소리가 나올 것 같거든요.

"요즘 김용남 의원님이 방송 출연하시는 것 보면 많은 분들이 '진짜 정치인 김용남이 보인다'라고 놀라세요. 김용남 정책위의장이 하려고 하는 정치에 대한 방향성이 선명하게 보인다고들 평가해 주시는 거죠. 이 사례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사람들이 놓인 정치적 여건이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무리하게 두둔해야 하는 의제가 없고 자신이 추구하는 정치가 무엇인지 자유롭게 말할 수 있고 또 그것들이 공존할 수 있는 당, 예를 들면 대통령 배우자의 리스크를 억지로 '쉴드'할 필요도 없고 입법과 사법부의 관계에 있어 본령이라고 할 수 있는 견제의 원칙을 지키는 데 자율성을 보장하는 것, 그렇게 되면 이삭이 아니라 좋은 알곡들이 많다고 보거든요."

- 지금 이슈 중 하나가 제3지대 빅텐트죠. 이준석 대표가 창당대회에서 골든타임은 지났다고 했잖아요. 이에 대해 이준석 대표가 창당 전엔 각계각진 한 다음 뭉치자더니 창당 후엔 골든타임 지났다고 말하는 게 모순이란 주장도 있어요.

"약간 오해가 있는데요. 골든타임이라는 말은 말 그대로 적기입니다. 그러니까 각 당이 어떤 취지로 당을 만들고 추구하는 정치가 뭔지 제시할 수 있는 자강의 상태에서 통합과 연대를 논의할 수 있는 최적의 시점이 지났다는 거예요. 지금 개혁신당과 한국의 희망 그리고 새로운 선택 정도만 당의 외관이 만들어진 상태이고 나머지 세력은 창당 준비위 단계거든요. 새로운미래 미래대연합이 합당을 선언하긴 했지만, 정확히 당이 만들어진 건 아니니까요.

최소한 각자 당을 왜 만드는지는 강령이나 당헌 등으로 국민들게 보여주고 그다음에 연대와 통합을 말하는 게 자연스럽죠. 당도 없이 다른 세력과 합당을 위한 창당 준비위라는 것이 말이나 될까요? 그런 의미에서 최고의 적기는 지났다고 표현한 거고요. 그래도 제3지대를 추구하는 다른 세력과의 통합에 대한 논의는 지속하고 있다고 말씀드립니다."

- 개혁신당 지지율이 높으니까 안 하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는데.

"아닙니다. 지지율이 높으니까 안 한다기보다는 오히려 '제대로 하고 싶다'는 생각인 거예요. 저희와 연대를 추구하는 세력 중에서 지금껏 이준석을 혐오하고 힐난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근데 지금 다시 그분들은 이준석과 연대하고 싶어 해요. 이게 무슨 의도일까요. '이준석은 싫은데 이준석의 지지율은 갖고 싶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 거죠. 저희는 이런 분들을 좀 엄격하게 구분하려고 해요. 그래서 지지율이 높으니까 안 하려고 한다는 것은 맞지 않는 주장입니다."

- 그러면 어디까지 가능해요?

"비전이 명확한 덩어리라면 가능하죠. 한국의희망은 선명했어요. 결국 대한민국을 먹여 살릴 수 있는 것은 반도체와 과학기술이라는 것에 이준석 대표뿐 아니라 당내 구성원들은 크게 공감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현할지에 대한 방법까지 제시할 수 있으니 더할 나위 없었죠. 개혁미래당과도 과연 그들이 추구하는 미래 비전이 무엇인지 논의해 보고 구체적 대안을 가졌는지도 확인하는 과정은 필요할 것 같아요. 그것들이 증명되면 함께 하지 못할 이유가 있을까요?"

- 이준석 대표는 유승민 전 의원과 같이 하자고 했는데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에 잔류하고 공천 신청은 안 하겠다'고 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어떻게 보세요?

"유승민 전 의원의 주변 분들과 소통하면서 탈당하지 않을 거라는 것은 이미 짐작하고 있었어요. 또 바른미래당이라는 거대한 실패를 경험해 본 분이기에 또다시 신당을 만들고 그곳에서 도전하는 것은 부담이실 겁니다. 그리고 이런 이유도 있을 겁니다. 다음 정치 행보인 차기 대선에서 신당 소속의 도전자 입장보다 큰 당 소속의 안정적인 도전이 훨씬 더 가능성이 있을 거라고 보신 것 같아요. 저는 유승민 전 의원의 결정을 존중해요. 당 안에서 변화를 이끄려는 노력도, 당 밖에서 보수 정당의 개혁을 꾀하려는 사람들도 모두 평가받아야 하죠. 잘 되시길 바랄 뿐입니다."

"윤-한 갈등? 끝까지 가지 않을 것을 알았던 약속 대련"

- 총선에서 목표는 몇 석인가요?

"제가 정치를 하면서 한 가지 알게 된 징크스는 선거를 앞두고 목표로 삼은 의석수에 대해 숫자를 특정해서 언급하는 정당치고 잘 되는 정당이 없다는 거예요. 숫자를 특정하고 싶지는 않아요. 다만 다다익선이죠. 더 많은 의석수를 확보하기 위해서 노력할 것이고요. 무엇보다 왜 개혁신당을 선택해야 하는지에 대한 국민의 물음에 꼭 답을 내놓을 겁니다. 그래서 다음 국회에서는 적어도 양 당 정치의 조정자 역할을 할 수 있는 지위까지는 꼭 달성하고 싶어요."

- 이번 주 가장 이슈는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갈등이죠. 어떻게 보셨어요?

"저도 약속 대련으로 봤어요. 근데 각본이 조금 어설픈 쪽대본식 대련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김경률 비대위원의 김건희 여사 리스크 언급 이후, 마포을 지역구에서 있었던 신년 하례식에서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김경률 비대위원을 추켜세워 준 장면이나 이어서 국민들이 김건희 여사에 대한 문제에 대해서 우려하는 지점이 있다고 말하는 것 이후에 비서실장 통해서 사퇴 압력을 받았다고 셀프 고백하고 또 서천 화재에서 90도 폴더 인사로 봉합하는 일까지... 이슈별로 아주 치밀하게 약속한 대련은 아니겠지만 적어도 윤 대통령과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서로 끝까지 갈 수 없다는 믿음 위에서 벌어진 대련이라는 인상이 강한 거죠."

- 그럼,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은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세요?

"명품백은 사과의 문제가 아니라 수사와 기소의 문제죠. 지금 대통령실이나 집권 여당은 이게 '몰카 촬영이니까 괜찮다'고 표현하잖아요. 1996년에 방영했던 '양심 냉장고'라는 프로그램이 있어요. 방송인 이경규씨가 진행했던 몰래카메라 프로그램의 공익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풀숲에 카메라를 설치해 놓고 신호등 앞에서 정지 신호와 정지선을 준수하는지 촬영한 후 잘 지킨 시민에게 냉장고를 선물하는 프로그램이었어요. 그때 신호를 지키지 않은 시민이 '나의 신호위반보다 몰카가 더 문제'라고 한다면 납득이 될까요?

지금 여당은 알면서도 본말을 전도시키고 있어요. 무리하게 대통령과 배우자의 눈치를 보고 있는 거죠. 결국 그런 무리수가 정부의 긍정과 부정 평가에 대한 기울어진 지표로 나타나는 것이겠죠. 바로 잡아야 해요. 법 앞에 평등하다는 원칙에 따라 정확하게 수사하고 그것이 어떤 대가에 의해서 전달됐는지 밝혀서 벌 받을 건 받아야 하는 것밖에 없다고 말씀드립니다."

- 그럼, 특검법은요?

"특검법은 통과되어야 합니다. 대통령이든, 그의 배우자이든 잘못이 있다면 사과하고 법을 위반했다면 수사와 처벌을 받아야죠.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에 대한 여러 가담 정황이 속속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무조건 대통령의 배우자라고 쉴드만 치는 건 국민의힘 전체가 나락으로 갈 확률이 큽니다. 그렇기에 특검법을 받던지, 아니면 국민의힘이 생각하는 독소조항을 삭제하고 수정안으로 협상하던지, 또 법무부 장관이 발동할 수 있는 상설특검으로 대응하던지 대안을 내놔야 해요.

그리고 특검법이 통과되어야 한다는 주장과 별개로 특검법을 처리하는 기한이 국민의힘의 공천 이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특검법 첫 표결이 기명에 의한 표결이었는데 이제 표결은 무기명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낙천자 혹은 국정 운영에 대해서 반대하는 국민의힘 여당 의원 혹은 지금 김건희 여사 리스크에 대해서 공감하는 국민의힘 의원이라면 무기명 투표로 이루어진 그 표결 속에서 아마 찬성표를 누를 확률이 큽니다. 정확하게 특검법 처리해서 깨끗하게 소명하고 벌 받아야 할 지점이 있으면 처벌 해서 다시 이 정부가 공정과 상식이라는 그 기치를 내세우고 출범한 만큼 그 가치를 회복했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립니다."

태그:#이기인, #개혁신당, #이준석, #무임승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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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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