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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예술의전당 전경.
 경주예술의전당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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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주예술의전당에 입점해 수년째 영업을 하고 있는 업주들이 경주시의 재계약 불가 통보에 불만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19로 경영에 큰 어려움이 있었지만 빚을 내며 버텼는데 경주시가 나가라했다는 주장이다. 

경주시는 지난 9월 26일 경주예술의전당 관리 업체에 입주 업체 계약 만료 공문을 발송했다.

'경주예술의전당 부속시설 사용 협조요청'이라는 제목의 공문에는 원활한 운영을 위해 기존 계약 종료 후 경주시 사용이라고 명시해 입주 업체들의 내년도 계약 불가 통보를 내린 것이다.

규정상 재계약이 불가능할 경우 3개월 이전에 통보하기로 돼 있어 문제는 없지만 업주들은 정리할 시간이 너무 촉박하며, 정당한 사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다방면으로 재계약 불가 사유를 확인하고 재고를 요청했지만 경주시는 기존 결정을 유지해 오는 31일까지만 가게를 운영할 수 있다.

특히 10여년 가까운 세월을 예술의전당에서 영업을 해 왔고 코로나19로 힘든 경영 상황에서 대출을 받기까지 했는데 막상 3개월을 앞두고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은 업주들은 망연자실하고 있다.

10여년간 경주예술의전당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재계약 불가에 정당한 사유가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시 관계자로부터 공연팀이 옷 갈아입을 공간이 부족해 식당 공간을 탈의실 등의 용도로 사용해야 한다는 황당한 답변을 들었다"면서 "코로나19에 힘들었지만 수억의 대출을 받으며 어떻게든 버텨냈고 이제야 제한이 해제돼 조금씩 빚을 갚으며 일어서려고 하는데 갑자기 나가라고 하니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고 전했다.

8년차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B씨의 입장도 비슷했다.

B씨는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고 경주시 담당자와 대화를 나눴는데 대기업 카페 유치를 계획하고 있다고 들었다"며 "경주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예술의전당에서 대기업 프랜차이즈 업체를 입주시키기 위해 시민을 쫓아내는 것이 맞느냐"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에 적자를 감내했는데 오히려 시설 원상복구까지 요구하고 있으니 정말 억울해서 잠도 못자고 있다"며 "1인 시위라도 해야 할지 고민 중"이라고 전해왔다.

특히 두 업주들은 입점 후 한 번도 경주시에서 매장 업그레이드 등 협의를 요청한 적이 없다가 막상 나가라는 것은 너무한 처사라고 강조했다.

한편, 경주시 관계자는 예술의전당 관리 업체와 경주문화재단 등과 함께 논의해 결정된 사안으로 재검토는 없을 것 같다고 전했다.

시 관계자는 "지하 식당의 경우 여러 민원이 발생하기도 했고 문화재단에서 공간 부족으로 다목적 공간 활용 등 계획을 구상하고 있다"며 "5층 카페도 예술의전당에 맞게 계획을 잡고 있다. 업주들이 문제 제기한 공간 활용 계획은 구상하고 있는 다양한 계획 중 일부"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코로나19로 많은 어려움을 겪어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도 "시설에 대한 민원이나 활용 계획에 대해서는 예술의전당 관리 업체를 통해 수시로 전한 것으로 안다. 업주들이 요구하는 계약 기간 일시적 연장은 계속 연장으로 이어질 수 있기에 시에서는 기존 결정대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경주신문 (엄태권)에도 실렸습니다.


태그:#빚내서 자리 지켰더니 나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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