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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에 의해 지난 10일 밤 구속된 코인투자 사기 피의자 C(44)씨 측이  2021년 '각종 수사 사건 편의 제공'을 청탁하며, 사건 브로커 성아무개(62)씨에 제공한 차량과 동일한 차종.  광주지검은 벤츠 차량을 포함해 성씨와 공범 1명이 C씨 측에 받은 수사 로비 명목 자금은 18억 5400만원이라고 특정해 브로커 둘을 기소한 바 있다. 2023.10.12
 광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에 의해 지난 10일 밤 구속된 코인투자 사기 피의자 C(44)씨 측이 2021년 '각종 수사 사건 편의 제공'을 청탁하며, 사건 브로커 성아무개(62)씨에 제공한 차량과 동일한 차종. 광주지검은 벤츠 차량을 포함해 성씨와 공범 1명이 C씨 측에 받은 수사 로비 명목 자금은 18억 5400만원이라고 특정해 브로커 둘을 기소한 바 있다. 2023.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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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 기소된 '사건 브로커'가 수사 로비 대가로 최고급 벤츠 S클래스 차량(2억원 상당)을 코인 투자사기 피의자 측으로부터 제공받은 시점이 2021년 5월 검찰의 불구속 기소 처분 직후였던 것으로 30일 확인됐다.

또한 2021년 검찰 수사 단계에서 수사팀이 코인 투자사기 피의자에 대해 구속수사 방침을 세웠던 시기를 전후로 검사장 출신 변호사가 급히 선임된 사실도 드러났다.

30일 <오마이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코인 투자사기 피의자 탁아무개(44·별건 구속기소)씨는 2020~2021년 사이 전국 다수 수사기관에서 쫓기는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검경 브로커 성아무개(62·변호사법 위반 구속기소)씨와 공범 1명에게 모두 18억54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수사 로비 명목으로 건넸다.

지난해부터 해당 사건을 수사 중인 광주지검 반부패강력수사부(부장 김진호)는 우선 경찰 수사 비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 중에서도 광주광산경찰서와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가 2020~2022년 사이 처리했던 탁씨 사건에 현재 수사 역량이 집중돼 있다.

당시 수사 책임자인 광산경찰서 수사과장 A 경정은 수사 축소 및 편의 제공을 대가로 브로커 성씨에게 2020년 11월 600만원의 현금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이날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 실질 심사)을 받았다.
  
‘사건 브로커’ 성아무개(62·구속기소)씨의 청탁을 받아 코인 투자사기 피의자에게 수사 편의를 제공한 혐의로 검찰에 의해 구속영장이 청구된 광주북부경찰서 A 경정과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 B 경감이 30일 광주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사건 브로커’ 성아무개(62·구속기소)씨의 청탁을 받아 코인 투자사기 피의자에게 수사 편의를 제공한 혐의로 검찰에 의해 구속영장이 청구된 광주북부경찰서 A 경정과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 B 경감이 30일 광주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 안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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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탁 대상이 된 사건은 이아무개(35)씨 등 2명이 "비트코인 매매 사업에 투자하면 돈을 벌 수있다고 2억8000만원을 넘겼는데 사기 당한 것 같다"고 탁씨를 사기 및 유사수신 혐의로 고소한 사건이다.

당시 사건 처리와 관련해 검찰은 경찰이 탁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지 않은 점도 문제 삼고 있다. 사기 등 범죄 전력이 10건이 넘고 다수 수사기관으로부터 사기 혐의로 수사를 받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2019~2021년 사이 광산경찰서에 접수된 탁씨 사건이 최소 5건이나 됐는데도, 단 1건만 기소의견 송치한 점도 추궁하고 있다. 유사수신 혐의가 제외되고 단순 사기 혐의로만 송치한 대목도 수상하다고 여긴다.

서울청 금수대 수사팀장을 맡았던 B 경감 역시 브로커 측 청탁을 받고서 탁씨 사건 수사 기밀 유출 및 수사 편의 제공 혐의로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이날 받았다. 검찰 수사 역량이 브로커 성씨의 경찰 로비 의혹 규명에 결집된 모양새다.

이런 가운데, 탁씨 측이 브로커 성씨에게 고가의 외제차를 건넨 시기가 2021년 6월 초순으로 취재 결과 확인됐다. 이 시기는 과거 탁씨 사건을 맡았던 검찰이 탁씨에 대해 불구속 기소 처분을 내린 직후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오래전 일이라 기억이 정확하지는 않지만 특정 고객이 상당 금액을 선지불하고, 리스 형식으로 선물받은 사람 법인 이름으로 차량이 계약됐다. 계약 직후인 2021년 6월 초 상무지구 모 사무실 앞으로 차량을 인도했다"고 전했다.

차를 넘겨받을 당시 성씨는 "검찰 출신 변호사들을 통해 일을 잘 처리했다"고 주변에 자랑했던 것으로 전해졌으나, 그의 발언이 사실인지, 단순히 고가 외제차를 받아내기 위해 꾸며낸 이야기 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탁씨 측이 검찰 수사팀의 강경 수사 기조에 놀라 성씨 외에도 다양한 인사들과 접촉하며 검찰 수사에 분주히 대비했던 정황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에 구속된 ‘사건 브로커’ A(62·사진)씨는 자신의 SNS에 고위 경찰관과의 친분을 과시하는 사진을 게시해왔으나 최근 돌연 사진을 삭제했다. 그와 친분이 깊은 검경 관계자들은 대체로 골프 모임을 통해 만남을 지속해왔다. 2023.8.17
 검찰에 구속된 ‘사건 브로커’ A(62·사진)씨는 자신의 SNS에 고위 경찰관과의 친분을 과시하는 사진을 게시해왔으나 최근 돌연 사진을 삭제했다. 그와 친분이 깊은 검경 관계자들은 대체로 골프 모임을 통해 만남을 지속해왔다. 2023.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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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검찰 수사팀은 2020년 11월 광산경찰서로부터 탁씨 사기 사건을 넘겨받은 직후 탁씨에 대해 구속영장 청구 방침을 세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누범인 점, 사기 혐의로 여러 수사기관에서 수사를 받고 있는 점, 추가 사기 피해 발생 가능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경찰로부터 넘겨받은 사건 외에도 일부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는데도 불송치 처분된 정황을 잡고 수사를 확대하려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당시 검찰 수사는 경찰이 넘긴 비트코인 투자사기 사건 단 1건에 대해서만 2021년 5월 말 불구속 기소하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이로 인해 탁씨는 지난 10월 광주경찰청에 구속되기 전까지 추가 범행을 저지를 수 있었다.

현재 검찰 수사팀이 광산경찰서 A 경정을 상대로 탁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지 않은 점을 추궁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2021년 검찰이 탁씨에 대해 영장을 청구하지 않은 점도 자연스럽지만은 않다는 지적이 있다.

이와 관련 탁씨 사건이 광산경찰서에서 검찰로 넘겨진 직후 탁씨가 선임했던 검사장 출신 변호사의 조력 범위와 선임 배경을 두고도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이 사안에 밝은 한 법조인은 "당시 수사팀이 구속 수사 방침을 세우자, 검찰 지휘부와 소통이 가능한 검사장 출신 변호사를 부랴부랴 선임한 게 아니냐는 말도 나돌았다"고 전했다.

경찰이 불구속 송치한 피의자를 검찰에서 구속하는 이른바 '검찰직구속' 사안의 경우 검사장 결심을 받아야 하는 검찰 내부 사정을 고려해 전관 변호사를 서둘러 선임했던 게 아니냐는 의미다.

관련 질의에 광주지검 관계자는 "확인해 드릴 내용이나 별도 언급할 내용이 없다. 수사팀 수사를 차분히 지켜보자"라고만 했다.

당시 탁씨 사건을 수임했던 검사장 출신 변호사 역시 "당시 사건은 합법적으로, 정상적으로 변호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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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지방검찰청·광주고등검찰청
 광주지방검찰청·광주고등검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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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브로커, #검사장, #전관변호사, #구속영장, #코인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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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라본부 상근기자. 제보 및 기사에 대한 의견은 ssal198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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