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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대선의 극우파 후보 하비에르 밀레이 당선을 보도하는 미 CNN방송
 아르헨티나 대선의 극우파 후보 하비에르 밀레이 당선을 보도하는 미 CNN방송
ⓒ C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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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대통령 선거에서 '괴짜' 극우파 정치인이 좌파 집권당의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극우파 자유전진당의 하비에르 밀레이 후보는 19일(현지시각) 아르헨티나 대선 결선 투표에서 개표가 90% 이상 진행된 가운데 55.86% 득표율로, 44.13%의 표를 얻은 집권당의 세르히오 마사 후보를 10%포인트 넘게 따돌리고 이겼다.

그는 지난달 본선 투표에서는 29.99%의 득표율로 마사 후보(36.78%)한테 밀렸으나 1, 2위 후보가 맞붙은 이날 결선 투표에서 역전에 성공했다.

밀레이 당선인은 승리 직후 지지자들에게 한 연설에서 "오늘부터 아르헨티나의 쇠퇴가 끝나고, 재건이 시작될 것"이라며 "우리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자유세계의 모든 국가와 손을 잡고 일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르헨에 달러화 도입" 주장... 극단적 공약 쏟아내 

하원의원 출신인 밀레이 당선인은 정치적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다가 최근 들어 '아르헨티나의 트럼프'로 불릴 정도로 극단적인 주장을 펴면서 주목받았다. 

기성 정치권이 민심을 잃은 틈을 파고든 그는 지난 8월 대권 판도를 가늠하는 예비선거에서 중도우파 연합 파트리시아 불리치 전 치안장관과 마사 후보를 누르고 1위에 오르며 돌풍을 일으켰다.

밀레이 당선인은 연평균 인플레이션 140%대에 달하는 극심한 경기 침체를 해결하겠다며 아르헨티나 페소화를 달러로 대체하는 달러화 도입, 중앙은행 폐쇄를 공약했다. 

또한 공공 지원 삭감, 무상 의료·교육 중단, 총기규제 완화, 낙태 반대, 장기 매매 허용 등 다소 과격한 주장을 하면서 유권자를 공략했다. 

그는 기후변화를 "사회주의의 거짓말"로 규정했으며, 남미 진보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아르헨티나 출신의 프란치스코 교황을 "사탄의 사절", "더러운 공산주의자" 등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밀레이 당선인의 러닝메이트인 빅토리아 비야루엘 부통령 당선인도 이른바 '더러운 전쟁'(1976∼1983년)으로 불리는 군부 독재정권의 인권 탄압을 비롯한 각종 범죄 행위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그 시기를 재평가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반면에 마사 후보는 현 정부 경제장관으로서 경기 침체에 대한 책임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낙선했다.

중남미 '핑크 타이드'에 제동... 트럼트는 "자랑스럽다" 반색 

미 CNN 방송은 "밀레이의 예상치 못한 승리는 남미에서 극우 포퓰리즘이 부활할 수도 있다는 잠재적 신호로 여겨진다"라고 평가했다. 특히 그의 달러화 도입 공약에 대해서는 "아르헨티나 규모 정도의 국가가 미국에 통화 정책의 고삐를 넘겨준 적은 없었다"라고 주목했다.

이어 "마사 후보는 현 정부의 경제 정책이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오랜 생활고에 지친 유권자들을 설득하는 데 실패했다"라고 전했다.

밀레이 당선인의 승리로 인해 2018년 멕시코를 시작으로 콜롬비아, 페루, 볼리비아, 칠레, 브라질, 과테말라 등 중남미 국가에서 잇따라 좌파 정권이 들어서는 '핑크 타이드'에도 제동이 걸렸다.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엑스(옛 트위터)에 "극우가 아르헨티나에서 이겼고, 그것은 사회의 결정이다"라면서도 "라틴아메리카에 슬픈 일"이라고 썼다.

반면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슬로건에 빗대어 "밀레이가 아르헨티나를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이라며 "전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 당신이 매우 자랑스럽다"라고 당선을 축하했다.

태그:#밀레이, #아르헨티나, #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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