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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와 독서, 투표는 건강을 증진시킬 수 있을까. 미국 공중보건학회(American Public Health Association, APHA) 크리스 차냐설킷(Chris Chanyasulkit) 학회장은 '그렇다'고 말한다.

지난 12일부터 4일간 미국 애틀란타에서는 미국 공중보건학회 151차 연례회의가 열렸다. 이날 기자는 포스터 세션 발표자로서 학회에 참여했는데, 보건학회지 도서 코너에서 크리스 차냐설킷 회장을 우연히 만나게 돼 인터뷰했다. 놀이, 독서, 투표와 건강의 상관관계에 대한 이야기는 이 인터뷰에서 나왔다. 

차냐설킷 학회장은 "학회장으로서 봉사할 기회를 가진 것에 대한 감사"를 표명했고 "놀이와 독서, 투표를 통해 건강을 증진할 수 있다"면서 투표와 공동행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보스턴대에서 모성 및 아동 건강 관리 보건학 석사, 노스이스턴대 정치학 박사로서 건강격차 연구를 수행했던 차냐설킷 학회장은 매사추세츠주 아시안 아메리칸 위원회와 여성위원회, 다양성위원회 등에서 여성의 건강권을 옹호하는 활동을 해왔다.

 
여성건강권과 건강격차 연구자인 타이중국계 학회장은 투표의 중요성을 말했다
▲ 미 공중보건학회 크리스 차나설킷 회장 여성건강권과 건강격차 연구자인 타이중국계 학회장은 투표의 중요성을 말했다
ⓒ APHA 웹사이트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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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연례회의에서 학회장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에 대해 3분 엘리베이터 스피치를 요청했다. 차냐설킷 학회장은 "개인과 지역사회의 건강에 기여하는 활동에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실제로 놀이가 좋은 건강을 유지하는 데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강조하면서 "개인이 야외 활동을 즐기고 세계의 아름다움을 즐기며, 자신에게 시간을 할애할 것"을 촉구했다.

이어 그녀는 최근 팬데믹 기간 동안 공중보건 전문가들이 직면한 어려움과 노력에 대해 이야기했다. 차냐설킷 학회장은 "사회적 고립의 영향에 대항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건강을 위한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오보 및 거짓 정보, 도서 금지 및 검열 시도에 맞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사례로 플로리다 등 남부침례교의 영향력이 센 지역에서는 도서관 추천 책이었던 여성 건강, 성적 소수자 관련 책들이 금지 서적이 돼 도서관에서 사라지고 있다. 또한 트럼프 정부를 겪으면서 미국에서는 검열과 금서 지정 시도가 있어 시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차냐설킷 학회장은 "건강 증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촉진제로 미국 공중보건학회 회의가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놀이를 위한 휴게실, 퀴즈 그리고 조지아 수족관에서의 행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그녀는 "학회 연례회의가 참가자들이 서로 소통하고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독서와 관련해 "연례회의에서 제공되는 다양한 서비스인, 학술지, 도서, 작가 사인회 및 출판사를 위한 전용 영역"을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조지아월드콩그레스센터 전체에 읽기 코너와 과학세션이 마련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건강에 대한 투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수백 개의 과학 세션에서 건강에 대한 투표와 건강에 대해 성찰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잘못된 정보에 맞서 싸우기
 
크리스 차냐설킷 회장은 인종차별은 보건 위기이고, 기후 위기는 실재하며 우리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건강보험과 보건서비스 접근은 기본 인권이라고 밝혔다.
▲ 미국 공중보건학회 (APHA) 2023 크리스 차냐설킷 회장은 인종차별은 보건 위기이고, 기후 위기는 실재하며 우리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건강보험과 보건서비스 접근은 기본 인권이라고 밝혔다.
ⓒ 전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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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학회장이 읽고 있는 책에 대해서 물어보자, 차냐설킷 학회장은 "바보라도 할 수 있는: 잘못된 정보가 우리 마음을 감염시키는 이유와 면역력을 키우는 방법(FoolProof : Why Misinformation Infects Our Minds and How to Build Immunity)"이란 책을 소개했다.

이 책은 케임즈리지대 샌더 반 더 린덴 교수의 책으로 전 세계 건강을 위협하는 잘못된 정보에 맞서 싸우는 경험, 불확실성과 혼란에 대처하는 방법에 대해 알려준다. 

그녀는 '오보에 대한 정신적 면역을 어떻게 기를 수 있는지'에 대한 책을 소개하면서 미국 공중보건학회의 공식 신문인 <더 네이션스 헬스(The Nation's Health)>를 참조할 것을 권했다. 해당 신문엔 아동용 도서 및 대통령 선정 도서를 포함한 상세한 도서 목록이 있다고 덧붙였다.

투표가 중요하다

미 공중보건학회장이 되길 원했던 이유에 대한 질문에 차냐설킷 학회장은 "훌륭한  미국 공중보건학회의 일원이 돼 학회라는 조직을 이끌고 싶었다"며 "3년의 임기 동안 놀이, 독서 및 건강에 대한 투표의 중요성을 강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학자이면서 평화운동을 하는 이들도 학회에 참석해 보건복지에 쓰여야 할 세금이 군사비에 지출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의 영아사망률은 세계 43위이고 기대수명은 35위다.
▲ 학회 한 세션에서의 의회 예산 발표 자료 학자이면서 평화운동을 하는 이들도 학회에 참석해 보건복지에 쓰여야 할 세금이 군사비에 지출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의 영아사망률은 세계 43위이고 기대수명은 35위다.
ⓒ 전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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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국방부 예산은 전체 의회 재량적 예산의 5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2019년 트럼프 대통령 때에는 61%였다. 군사비 지출 증가는 국립보건연구원(NIH, National Institutes of Health), 국립과학재단(NSF:National Science Foundation), 질병통제예방센터(CDC: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의 예산을 제한하고 필수적인 복지 서비스를 심각하게 제한했다. 약 1000억 달러 규모의 트럼프 세제 인하는 전반적인 연방 수입을 더욱 감소시켰으며, 생명 의학 연구 및 공중보건 프로그램 자금의 약화는 미국이 대유행에 대처하는 데 실패한 주요 이유 중 하나로 지목된다. 투표는 그래서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크며 중요하다.

한편, 2023년 미국 공중 보건학회에는 1만3000명이 참석했고, 백신 연구로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은 카탈린 카리코 교수와 질병통제예방센터의 앤슈캣 박사가 학회상을 받았다. 코로나19, 건강형평성, 여성의 건강권(낙태권·재생산권), 평화 관련 세션이 관심을 받았다.

태그:#미국공중보건학회, #차나설킷회장, #잘못된정보, #보건복지, #여성건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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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조지아주 애틀란타에서 이코노미스트, 통계학자로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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