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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공개된 북한 유튜버 유미의 철갑상어 먹방
 지난 3월 공개된 북한 유튜버 유미의 철갑상어 먹방
ⓒ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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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일종의 도그마다.

종교의 교리는 의문을 갖지 말고 믿어야 하듯 북에 대한 프레임이 있다.

"북은 좋은 일을 할 리 없다."

북의 인민대중 제일주의 정책은 우리 언론에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김정은 시대 접어 들어 엄청나게 늘어난 북의 다양한 레저시설이나 맛집에 대해 우리 언론의 태도는 크게 두 가지로 나타난다.

하나는 인민들이 워낙 살기 어렵기 때문에 그 분노와 불만을 달래기 위해 당근으로 제공된 것이라는 것이다. 또 하나는 평양에만 있는 선전용 일부 특권층의 시설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조금만 생각해 보아도 두 가지는 사실 양립할 수 없다.

인민들의 분노와 불만을 달래려면 많은 사람들이 와서 즐길 수 있는 대중적 시설로 만들어야 한다. 만약 일부 특권층의 시설로 만들어 놓고 선전만 한다면 상대적 박탈감은 더욱 커질 것이고 도리어 분노와 불만은 더욱 커지지 않겠는가. 아무도 이를 지적하지 않는다. 그냥 아무튼 어떤 시설이든 정말 인민을 위한 정책의 일환으로 만들리가 없다. 

2009년 철갑상어 양식에 성공한 북은 수십만마리씩 한꺼번에 길러냈고, 철갑상어는 많은 인민들에게 사랑받는 별미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평양의 대동강 수산물 식당에 가면 철갑상어를 먹을 수 있다고 올 봄 북 유튜버 '유미'가 소개한 바 있다. 일부 언론은 유미가 북한 특권층일 것이라고 추측성 기사를 내보냈다. 반드시 소수 특권층이라는 말을 해야 직성이 풀리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 언론의 특징이다.

반드시 마지막에 비웃어야 한다. 북은 이렇게 밝고 좋은 먹방 프로그램을 만들 리 없기 때문이다. 

얼마 전 모 종편 프로그램에 "유미의 먹방"이 소개되며 이 철갑상어 이야기 꽃을 피웠다.

"철갑상어 드셔 보셨나요?"
진행자가 탈북자에게 묻는다.

"먹어보았는데요. 무슨 맛인지 모르고 먹었어요."
그러자 진행자는 다시 묻는다.

"북 인민들이 많이 먹나요?"
"그럴 리가요. 몇 개월치 월급을 내야할 만큼 비싸거든요. 특권층만 먹을 수 있어요."

그리고 주제는 다른 곳으로 넘어갔다.

그 탈북자가 몇 개월치 월급과 맞먹는 그 엄청난 가격의 철갑상어를 왜, 어떻게 먹을 수 있었는지 설명이 없다.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았다. 나 같으면 아무리 맛있는 음식도 월급 수개월치를 내고 먹을 마음이 없다. 설령 누가 그런 대접을 한다고 해도 마음이 편할 리 없다.

월급 수개월치의 비싼 가격과 탈북자가 무슨 맛인지도 모른채 먹어 보았다는 그 간격이 너무 비상식적이지 않은가. 

최근 북에서는 철갑상어 양식을 적극 권장한다는 기사를 내보내지 말던지 내보냈으면 왜 철갑상어를 양식하게 되었는지 그 의미와 전국적 실태 그리고 북 당국의 고심이 무엇인지 해설을 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우리 언론이 이렇게 북을 설명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일단 다함께 깔깔대며 비웃어야 한다. 북의 모든 행위는 정말 인민을 위할 리 없기 때문이다. 인권유린국가가 인민을 위한 정책을 펼칠 수 없기 때문이다. 북은 좋은 일을 할 리 없다. 프레임에 일단 갇히면 그 어떤 어젠다도 모두 프레임을 강화하는데 복무한다.

태그:#굶주림, #인권유린, #프레임, #적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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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평화경제회의 공동의장 사단법인 한반도평화와번영을위한협력 이사장 통일TV 방송위원 UNIST 겸임교수(역) 인제대 통일학부 외래교수(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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