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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병원 연료 부족으로 인한 미숙아 치료 위기를 보도하는 AP통신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병원 연료 부족으로 인한 미숙아 치료 위기를 보도하는 AP통신
ⓒ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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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면 봉쇄로 연료 공급이 차단되면서 현지 병원들이 벼랑 끝에 몰렸다. 

지난 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전면 봉쇄하면서 전기, 물, 의약품이 부족해지자 가자지구 내 약 30개의 병원 중 최소 7개가 강제 폐쇄됐다.

가까스로 환자들을 돌보고 있는 병원들도 갈수록 한계에 다가서고 있다. 가자지구 도심 알아크사 병원의 이야드 아부 자하르 원장은 연료 공급이 차단되면서 병원 내 발전기의 전기 생산이 곧 중단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기 없으면 아기들 죽게될 것" 

가장 걱정되는 것은 신생아 병동에 있는 미숙아들이다. 인큐베이터에서 치료받고 있는 아기들은 인공호흡기와 카테터를 통해 산소와 약물을 지속해서 공급해야 하는데 전기가 없으면 불가능하다.

자하르 원장은 "발전기가 멈추면 스스로 숨을 쉴 수 없는 아기들이 죽게 될까봐 두렵다"라고 말했다.

자발리아 북부의 민간 시설인 알아와다 병원에서는 하루 최대 50명의 신생아가 태어나고 있지만, 이스라엘의 대규모 공습 속에 병원 운영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이 병원의 아메드 무한나 원장은 "모든 것이 비극적인 상황"이라며 "우리는 여러 국제기구와 세계보건기구(WHO)에 연료 공급을 호소했지만, 지금까지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라고 절망했다. 

현재 모든 수술을 중단하고 응급 환자 치료와 출산에 병원의 자원을 투입하고 있지만 지금 남아있는 연료로는 최대 4일을 버티기도 힘들다.

WHO에 따르면 가자지구의 6개 신생아 병동에서 최소 130명의 미숙아가 "심각한 위험"에 처한 것으로 파악된다. 또한 약 5만 명의 임부가 필수 의료 서비스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 5500명은 출산이 임박한 상태다. 

WHO 대변인 타릭 자사레빅은 "가자지구 주요 병원에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최소 15만 리터의 연료가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팔레스타인 지역 국경 없는 의사회 소속 활동가 길레메트 토머스는 "지난 2주간의 폭격으로 고통받는 가자지구 주민을 돌보는 것만큼 이 아기들을 돌보는 것도 정말 긴급한 일"이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특별한 치료와 의약품이 필요한 아기 중 일부는 몇 시간 안에, 다른 일부는 며칠 안에 사망할 수도 있다"라고 경고했다. 

가자지구 부모들, 몸에 자녀 이름 적는 이유

알아크사 병원의 자하르 원장은 미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식수 공급도 끊기고, 전기가 없어 오염된 물을 담수화할 수도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엄마들이 오염된 물로 분유를 타서 아기에게 먹이고 있다"라며 "이는 중환자가 증가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또한 "오염된 물을 그냥 마시면서 설사 환자도 늘어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기본적인 의약품까지 떨어지면서 환자들이 간단한 치료와 수술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경 없는 의사회 관계자는 "의약품 부족으로 가자지구 병원 의사들은 진통제 없이 수술할 수밖에 없다"라며 "이런 필수 의약품의 공급도 막는 것은 전혀 정당성이 없다"라고 목소리를 냈다.

아울러 "가자지구 부모들이 자신이나 자녀가 죽을 경우를 대비해 자신의 몸에 자녀의 이름을 적고 있다"라며 "그들은 가족이 함께 살거나 죽기를 원하기 때문에 공습이 계속됨에도 같은 방에서 지내거나 자고 있다"라고 참혹한 상황을 전했다.

이런 가운데 가자지구 보건부는 지난 7일부터 시작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현재까지 숨진 팔레스타인인이 총 5087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특히 사망자 중 어린이가 절반에 가까운 2055명이다. 여성은 1119명, 노인은 217명이며 부상자는 1만5273명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이스라엘 사망자 1405명을 더하면 양측 사망자는 총 6500명에 달한다.

태그:#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이스라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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