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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주민 대피령을 보도하는 미국 CNN방송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주민 대피령을 보도하는 미국 CNN방송
ⓒ C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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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전쟁하고 있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중심도시 가자시티 주민 약 110만 명 전원에게 '남쪽으로 이동하라'는 대피령을 내리자 국제사회가 비판하고 나섰다. 

이스라엘이 13일(현지시각) 가자시티 주민에게 24시간 안에 남쪽으로 대피하라고 지시하면서 지상군 투입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이스라엘로부터 대피령을 통보받은 유엔은 "인도상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라며 철회를 촉구했다. 

타릭 자사레빅 세계보건기구(WHO) 대변인은 "가자지구 보건당국이 병원 환자를 가자지구 남쪽으로 대피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알렸다"라며 "환자를 대피시키라는 요구는 잔인함을 넘어서는 일"이라고 반대했다. 그러면서 "가자지구에는 인공호흡기 등 생명유지 장치에 의존하는 환자가 많다"라며 "이들에게 대피령은 사형 선고"라고 비판했다.

바이든 "팔레스타인 주민도 고통받고 있어"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미국과 유럽연합(EU)까지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MSNBC와의 인터뷰에서 "매우 짧은 시간에 많은 사람이 이동하는 것은 무리한 일"이라고 말했다. 다만 "우리는 이스라엘이 왜 그렇게 하려는 지 이해한다"라며 "진짜 표적인 하마스로부터 민간인을 분리하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커비 조정관은 곧이어 CNN과의 인터뷰에서도 "우리는 민간인이 다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라며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이런 상황을 바라지 않았으며, 그들도 피해자"라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이스라엘이 스스로를 지키고, 하마스의 공격에 대응하는 데 필요한 것을 확보하도록 돕고 있다"라면서도 "가자지구의 인도적 위기에 신속히 대응하는 것도 나의 우선순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팔레스타인 주민의 압도적 다수는 하마스와 이번 공격과 무관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라며 "그들도 고통받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도 "이스라엘이 곧 시작할 군사작전에 앞서 민간인에 사전 경고를 한 것"이라며 "그러나 24시간 안에 100만 명 넘게 이동한다는 것은 완전히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했다. 

미국·EU도 지적하자 한발 물러선 이스라엘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자 이스라엘은 다소 물러서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브리핑에서 "우리는 민간인이 대피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려는 것"이라며 "24시간 안에 대피가 완료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는 "24시간을 대피 시한으로 고지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것이 정확한 대피 시간이라고 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만 답했다.

또 다른 이스라엘군 대변인 조너선 콘리커스 중령은 "군은 민간인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으려고 광범위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전쟁이 끝나면 대피한 주민들의 귀환을 허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기구(UNWRA)의 필립 라짜리니 사무총장은 "지금 가자지구의 인도적 위기의 규모와 속도는 소름 돋을 정도"라며 "가자지구는 빠르게 지옥으로 변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태그:#이스라엘, #팔레스타인 , #하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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