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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 해임결의안 통과를 보도하는 AP통신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 해임결의안 통과를 보도하는 AP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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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부통령에 이어 미국 권력 서열 3위인 케빈 매카시(공화) 하원의장이 전격 해임됐다. 미국 의회 234년 역사에서 하원의장이 해임된 것은 처음이다. 

미 하원은 3일(현지시각) 전체 회의를 열고 매카시 의장 해임결의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216표, 반대 210표로 가결 처리했다.

매카시 의장을 축출하기 위해 해임결의안을 발의한 공화당의 강경파 의원 8명이 찬성표를 던졌고, 당론으로 해임 찬성을 정한 민주당 의원 전원이 힘을 보탰다.

9개월 만에 낙마 매카시 "후회하지 않는다"

앞서 공화당 강경파를 이끄는 '친 트럼프' 맷 게이츠 하원의원은 매카시 의장이 민주당과 합의 처리한 임시예산안에 반발하며 해임결의안을 제출했다. 이에 매카시 의장은 "나는 살아남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나 매카시 의장은 지난 1월 선출 당시 무려 15차례 투표 끝에 간신히 당선됐을 정도로 지지 기반이 취약했다. 또한 불과 며칠 전까지 임시예산안을 위해 매카시 의장과 손을 잡았던 민주당이 해임 찬성으로 돌아섰다.

현지 언론에서는 매카시 의장이 최근 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하원의 탄핵 조사를 추진했고, 바이든 대통령과 합의했던 예산안을 일부 뒤집은 것을 언급하며 신뢰할 수 없다고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미 하원은 사상 초유의 의장 해임 사태를 맞았다. 일각에서는 매카시 의장이 재출마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으나 그는 부인했다. 매카시 의장은 "나는 오늘 해임결의안 표결에서 패했지만, 하원의장으로 봉사한 것을 행운으로 여긴다"라며 "앞으로도 계속 싸울 수 있다고 믿지만, 아마도 다른 방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는 싸움 대신 협상한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라며 "정부란 타협점을 찾도록 설계되어 있으며 나는 문제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 자리에 왔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장 축출한 공화당 '내분'... 마땅한 대안도 없어 

매카시 의장이 떠나면서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이 내분에 빠지고, 하원이 사실상 마비 상태가 되면서 당분간 미 정국이 혼란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은 당장 새 의장을 뽑아야 하지만 마땅한 후보가 없다. 

하원은 지난달 30일 셧다운(연방정부 일시 폐쇄)을 코앞에 두고 임시예산안을 처리했으나 45일짜리에 불과하고, 공화당 강경파는 2024 회계연도 정부 지출을 2022년 수준인 1조 4700억 달러로 줄이지 않으면 어떤 예산안도 지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집하고 있다. 

AP통신은 "미 하원이 불확실한 미래에 놓였다"라고 전했고, CNN 방송은 "공화당은 뚜렷한 계획도, 다시 뭉칠 후보도 없이 허둥지둥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매카시 의장의 측근인 공화당 톰 콜 의원은 "해임 결의안에 찬성한 사람들을 포함해 누구도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라며 "마땅한 대안도 없이 단순히 혼란을 위한 투표일 뿐이었다"라고 비판했다. 

반면에 해임결의안을 주도한 게이츠 의원은 "혼란의 원인은 매카시 의장"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카린 장 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국가에 닥친 시급한 문제들을 미룰 수 없기에 하원이 신속하게 새 의장을 선출하기를 바란다"라며 "백악관은 새 의장과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다"라고 밝혔다. 

태그:#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 #공화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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