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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하늘을 올려보았을 때 위로 받을 때가 있습니다. '어머나! 이쁘기도 하지' 26일 아침도 너무 이쁜 하늘이 기분을 날아오르게 합니다. 하늘이 바다와 짝을 이룬 날! 산속마을이 연지곤지 찍은 색시가 되었습니다.   

아침 출근길이 즐겁습니다. 이날은 '일회용품 사용줄이기' 캠페인이 있는 날입니다. 어린이집에서는 영유아가 일상생활을 통해 놀이와 경험 속에서 안전사고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안전사고 예방및 대처방법을 기를 수 있도록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학기초 재난안전 교육 준비중에 선생님들과 환경보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세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이 머리를 스치며 어린이집 아이들과 환경보호를 위한 작은 실천을 생활화 하였습니다. '플라스틱 컵 사용줄이기, 수도꼭지 잘 잠그기, 식물 키우기, 음식남기지 않기, 분리수거 잘하기' 

생소한 구령을 외치며 아이들의 환경보호 실천이 조금씩 습관이 되어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던중 최근 장마로 도로 침수, 산사태 발생으로 많은 인명피해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이상기후의 타격! 안타까움은 환경보호의 절실함을 다시금 느끼게 하였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이렇게 위험한 환경을 물려줄 수 없습니다. 날씨가 선선해지는 가을쯤 계획한 환경보호캠페인을 앞당기기로 하였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를 목표로 단양구경시장으로 향했습니다.   
 
빨간 물고기 가방을 드렸어요
"할머니, 시장 오실때 가지고 오세요"
 빨간 물고기 가방을 드렸어요 "할머니, 시장 오실때 가지고 오세요"
ⓒ 박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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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시장 장날이라 가는 곳마다 북적인 시장에서 아이들의 등장은 순식간에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 잡았습니다. '세살버릇이 아름다운 강산 만든다' 단체조끼에 적힌 글을 천천히 읽어가는 할아버지께서 허리를 숙이고 아이와 눈을 맞추십니다.

"이거 주려고?" 허허 웃으시며 시장가방에 든 천가방을 가리키십니다. "네, 할아버지. 일회용품 사용을 줄여 주세요." "그래야지, 우리 땐 그런 것도 없이 잘 살았는데... 잘 쓸게요. 고마워요."

낯선 사람들의 시선이 아이들을 움찔하게 합니다. 그순간 우리 부모님들께서 홍길동처럼 여기저기서 번쩍번쩍 나타나십니다. 엄마와 이인일조가 되어 시장을 누빕니다. 어느새 쭈뼛쭈뼛하던 아이들의 표정이 밝아지고, 목소리도 씩씩해지며 지나는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가 천가방을 내밉니다.

"비닐봉지 말고 여기에 담으세요." 아이들이 건네는 천가방이 장보는 사람에게도 물건파는 상인에게도 꿀아이템이 되어 인기가 많습니다. 더불어 친구들의 인기 역시 구경시장 천장을 뚫고 하늘에 오릅니다.   
    
"자연보호 해야지. 금은보화가 잘 자랄 수 있도록" 혼잣말 하시며 지나시는 어머니의 말씀이 벅찬 감동을 줍니다. 단양구경시장이 금은보화로 가득찼습니다. 관광하러 오셨다는 어머님은 본인도 예전에 어린이집원장이었다며 아이들이 정말 이쁘다는 말과 함께 귤을 사서 주십니다.

주머니에서 쌈짓돈을 꺼내 용돈을 주시는 할머니(선생님은 할머니의 마음을 사양할 수 없어 그자리에서 바로 꽈배기를 주문하셨어요), 아이들 목마르겠다며 음료수를 한 봉지 건네시는 시장상인, 어느새 선생님들 손에 과일, 쌀과자, 도넛, 음료수, 아이스크림 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간식거리로 가득합니다.   

생면부지의 아이들을 이뻐해주시고 걱정해주시는 할머니 할아버지 의 따뜻한 마음과 부모님들의 자발적 참여가 환경보호에 대한 의지를 대신하는 듯하여 뿌듯하고 보람찬 하루가 되었습니다.        "원장님, 우리 또 시장 가요."  

여러분, 금은보화 쌓이는 소리 들리시나요?

태그:#생활 속 환경보호 실천,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누구나 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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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적인 ISFP 입니다. 게으른 내가 스스로 행동할 수 있는 이유가 있어야겠다는 생각에 글을 꾸준히 써 보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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