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이태원 참사 발생 49일째인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10·29(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위령제(49재)’에서 위패와 옷가지 등을 태원 영혼을 보내는 '소전의식'이 진행되고 있다.
 이태원 참사 발생 49일째인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10·29(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위령제(49재)’에서 위패와 옷가지 등을 태원 영혼을 보내는 '소전의식'이 진행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관련사진보기

 
못다 핀 158명의 생명이 속절없이 떠난 지 49일째다. 왜 죽었는지, 무엇이 잘못돼 안타깝게 가족과 생이별을 해야 했는지 모른 채로 49일이 지났다.

​​​​책임 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오히려 당당하다. 참사를 겪은 10대가 트라우마를 견디지 못하다 극단적 선택을 한 가운데, 한덕수 국무총리는 "좀 더 굳건하고 '치료를 받겠다'는 생각이 더 강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는 발언까지 했다. 158명의 죽음 앞에 "'재난의 정쟁화'라는 국민적 의구심이 있는 것"이란 표현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쓰는 정치인도 있었다.

유족들은 보상금도 장례 지원금도 필요 없다고 하지 않는가. "진실만을 규명해달라"는 그들의 피맺힌 절규에 답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나라, 이것이 대한민국의 오늘 현실이다.

지난 10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열린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창립선언 기자회견. 희생자 어머니 한 분의 절규에 눈물바다를 이뤘다.

"어제 조카가 '이모, 언니 꿈을 꿨다'라고 얘길 했습니다. '어떤 모습으로 나왔니?' 했더니, 하얀 원피스에 머리를 묶고 나왔는데, 등에 땀이 송골송골 맺혀있었다고 합니다. 거기다가 지저분한 신발을 신고 나왔다고 합니다.

(유가족들 모두 흐느낌) 그러면서 '언니, 어디 있었어? 너무 보고 싶었어'라고 물어보니까, 아무에게도 눈길을 주지 않고 그저 땅만 바라보면서 옅은 미소를 짓고 있으면서, '엄마 아빠', '엄마 아빠' 그렇게 외치더랍니다. 저희 남편이 저희 딸을 소중하게 들어 올리며 한없이 오열했고 저 또한 의자를 쓰다듬으며 그렇게 울어댔다고 합니다."

  
안타까움을 넘어 강한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12.16 추모제에 사정상 참석치 못하는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주민인 신병륜(57)씨는 16일 오전 인근 사찰을 찾았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 158명과 1명의 또 다른 희생자를 생각하며 애통한 마음과 미안함을 담아 159배를 했다. 그의 비통한 마음의 글을 동의를 얻고 지면에 옮긴다.

"오늘은 10월 29일.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지 49일째다. 서울과 부산 등 여러 도시에서 49재 추모행사가 열린지만 그 시간에 다른 사정이 있어 참석을 못한다. 그래서 장산 석태암에 올라 159명의 참사 희생자들에 대한 159배를 했다. 

밖은 차가운 겨울 날씨이지만 100배를 넘어서니 다리도 후덜 거리고 얼굴에 땀이 흘렀다. 지난주 이태원에 갔을 때 그 좁은 거리에서 158명이 죽었고 친구를 잃은 고등학생도 어제 친구 따라 돌아오지 않는 길을 갔다고 한다. 

희생자의 대부분이 20대인데 우리 딸들도 20대 그리고 부모들도 나랑 같은 50대들이기에 더욱 가슴이 아프다. 희생자들의 명복과 부모들의 평안을 조금이나마 빌어주고 싶은 마음에 석태암에 가서 참배를 한 것이다.

방석에 내 얼굴의 땀방울이 몇 군데 떨어져 점 같아 보인다. 다시 한번 희생자들에 대해 명복을 빈다. 어른이자 기성세대로서 너무 미안하다." 

태그:#10.29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이태원희생자 49재, #추모의 159배한 주민
댓글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을 기록하고 찰나를 찍습니다. 사단법인 한국지역연구원 연구위원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