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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최대도시 양곤 도심에 있는 술레 파고다 근방 육교에서 숫자 8888을 새긴 검은 우산을 든 청년들.
 미얀마 최대도시 양곤 도심에 있는 술레 파고다 근방 육교에서 숫자 8888을 새긴 검은 우산을 든 청년들.
ⓒ Yangon people"s strike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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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8월 8일 아침. 미얀마 양곤은 오전부터 부슬비가 추적추적 쏟아졌다. 떨어지는 빗방울 사이로 검은 우산을 쓴 청년 네 명이 나란히 걸어간다. 청년들이 쓴 우산에는 귓바퀴를 엎어놓은 것 같은 하얀 모양이 하나씩 새겨져 있다. 숫자 '8'을 미얀마 전통 숫자로 써놓은 것이다. 기자는 미얀마 현지 활동가들로부터 현장 상황과 사진을 전달받았다. 
 
인야 호수가에 있는 미얀마 플라자 앞 횡단보도를 건너가는 시위대 청년들. 미얀마 플라자는 양곤 내 최대규모 쇼핑몰로 군부가 높은 수준의 보안을 유지하는 지역 중 하나다.
 인야 호수가에 있는 미얀마 플라자 앞 횡단보도를 건너가는 시위대 청년들. 미얀마 플라자는 양곤 내 최대규모 쇼핑몰로 군부가 높은 수준의 보안을 유지하는 지역 중 하나다.
ⓒ Yangon people"s strike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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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88, 시대의 어둠을 상징하는 검은색 우산에 88년 8월 8일 민중항쟁의 정신을 새긴 젊은이들은 군부가 삼엄한 경계를 펼치고 있는 양곤 도심으로 나아갔다.

청년들은 시민단체 '양곤 시민파업(Yangon People's Strike)' 소속 활동가들이다. 그들은 8888민중항쟁 제34주년을 맞아 2022년 8월 8일 오전 미얀마 최대도시 양곤 도심에서 검은 우산을 쓰고 시내를 행진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8888민중항쟁은 1988년 8월 8일부터 9월 16일까지 당시 버마 사회주의 연방 공화국(현 미얀마)에서 군부독재자 네윈의 철권통치에 반대하여 일어난 민주화 운동이다. 명칭의 기원은 1988년의 88과 8월 8일의 '88'을 합친 것이다. 독재자 네윈은 군대를 동원해서 반군부 시위대를 잔혹하게 진압했으며, 진압과정에서 무고한 시민 약 3000여 명이 군부에 의해 살해당했다.

군부는 8888항쟁 34주년으로 발생할 수 있는 시위나 무력충돌을 사전에 차단하기위해 8일 오전 양곤 시내 곳곳에 무장 군경을 배치했다. 청년들이 빈몸으로 우산 하나에 의지해 양곤 시내에서 반군부 퍼포먼스를 벌이는 일은 그야말로 목숨을 내놓은 필사의 외침인 것이다.
 
2022년 8월8일 양곤 도처에 배치된 군부 무장 군경의 모습이다.
 2022년 8월8일 양곤 도처에 배치된 군부 무장 군경의 모습이다.
ⓒ Myanmar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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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은 "70여 년에 걸쳐 계속된 군부독재의 망령을 우리 세대에서 종결하자.", "혁명의 후예들이여 한데 일어나 항거하자."라는 구호를 외치며 각개각층에 민주화 혁명 참여를 독려했다.   

목숨을 건 양곤 청년의 외침에 해외거주 미얀마 시민들도 응답했다. 미국, 호주, 체코, 대만, 일본에 거주하는 미얀마 시민들은 "미얀마여, 우리도 그대와 함께한다"라는 구호로 연대 시위를 진행했다.
 
2022년 8월8일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재미 미얀마인들이 검은 우산을 쓰고 연대집회를 하는 모습이다.
 2022년 8월8일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재미 미얀마인들이 검은 우산을 쓰고 연대집회를 하는 모습이다.
ⓒ 글로벌 미얀마 스프링 레볼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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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8월8일 호주 거주 미얀마인들이 시드니 하버브릿지 앞에서 검은 우산을 쓰고 연대집회를 하는 모습이다.
 2022년 8월8일 호주 거주 미얀마인들이 시드니 하버브릿지 앞에서 검은 우산을 쓰고 연대집회를 하는 모습이다.
ⓒ 글로벌 미얀마 스프링 레볼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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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와 평화를 원하는 시민의 바람에도 미얀마 군부는 매일 탄압수위를 높이고 있다. 시민단체 정치범 지원협회 발표에 따르면 2022년 8월8일 기준으로 군부에 살해당한 무고한 시민은 최소 2167명에 이르며, 불법체포된 이들도 1만5000명을 넘었다. 
 
미얀마 시민단체 정치범지원협회가 발표한 민간인 사망자, 체포자 집계다. (2022년 8월8일 기준)
 미얀마 시민단체 정치범지원협회가 발표한 민간인 사망자, 체포자 집계다. (2022년 8월8일 기준)
ⓒ AAPP(정치범지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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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의 탄압에 못이긴 민주진영이 '시민방위군(People's Defense Force)'를 조직해 저항하면서 미얀마 전역에서 벌어지는 교전으로인한 사상자와 피란민 또한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국제사회도 군부를 비판하는 규탄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으나 군부는 도리어 내부 통제와 민주진영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면서 미얀마의 사회혼란과 대중의 불안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8888항쟁 34주년 연대집회에 나선 필자의 모습
 8888항쟁 34주년 연대집회에 나선 필자의 모습
ⓒ 최진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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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기사를 쓴 최진배씨는 <미얀마 투데이> 대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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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민주화 운동 소식을 국내에 전하는 한국 시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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