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이대연 화가가 손주뻘 되는 가곡초 후배들의 인물화를 그려줬다.
▲ 인물초상화 전달식 이대연 화가가 손주뻘 되는 가곡초 후배들의 인물화를 그려줬다.
ⓒ 이보환

관련사진보기

 
"나 아니야. 이상해!"
"아주 똑같아요. 선생님 고맙습니다."


지난 15일 오전 10시 충북 단양군 가곡초등학교 과학실이 왁자지껄하다. 전교생이 20명도 되지 않는 소백산 자락 학교의 어린이들은 자신의 얼굴 그림이 들어있는 액자를 선물 받았다. 어린이들에겐 할아버지뻘 되는 졸업생 이대연(61)씨가 자신의 작품을 후배들에게 전달하는 날이다.

이 화가는 3개월 전 학교를 찾아 모교 후배들에게 뭔가 특별한 선물을 하고 싶다며 '인물 초상화'를 제안했다.

"교사, 어린이들과 회의를 했어요. 자신의 얼굴을, 그것도 대선배 화가님 작품을 받는다는 것에 대해 만장일치로 찬성했습니다." (조은성 교장)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이 화가는 조 교장과 선생님들의 도움을 받아 아이들의 얼굴을 직접 한 명 한 명 촬영한 뒤 밑그림부터 그리기 시작했다.

7월초 섭씨 38도까지 치솟는 무더위에도 불구하고 인물의 특징을 스케치하고 색채까지 맞춰 그림을 완성했다. 그는 목재 등 액자 재료를 직접 구입하고 사진에 맞는 틀을 완성하는 등 피서를 수작업으로 대신했다. 이 화가는 수년 전 교통사고로 몸이 불편한 상태지만 초상화를 보고 즐거워할 후배들을 생각하며 구슬땀을 흘렸다.

그는 "건강을 되찾은 뒤 세상이 참 아름답다는 것을 느낀다"면서 "학생수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모교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라고 말했다.

조은성 교장은 "면지역 소규모 학교인 본교의 적정 규모 유지를 위해 동창회와 학부모, 지역민 모두가 고심하고 있다"며 "재능기부를 통해 아이들에게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 준 이 화백님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제천단양뉴스(http://www.jdnews.kr/)에도 게재됩니다. 제천단양뉴스는 사람 냄새나는 이야기를 항상 듣고 있습니다.(010-5231-9913)


태그:#제천단양뉴스, #이보환기자, #이대연, #단양가곡초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충청권 신문에서 25년 정도 근무했습니다. 2020년 12월부터 인터넷신문 '제천단양뉴스'를 운영합니다. 지역의 사랑방 역할을 다짐합니다. 언론-시민사회-의회가 함께 지역자치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