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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 국내 기술로 설계 및 제작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21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발사대에서 화염을 내뿜으며 우주로 날아오르고 있다. 실제 기능이 없는 모사체(더미) 위성만 실렸던 1차 발사와 달리 이번 2차 발사 누리호에는 성능검증위성과 4기의 큐브위성이 탑재됐다.
 순수 국내 기술로 설계 및 제작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21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발사대에서 화염을 내뿜으며 우주로 날아오르고 있다. 실제 기능이 없는 모사체(더미) 위성만 실렸던 1차 발사와 달리 이번 2차 발사 누리호에는 성능검증위성과 4기의 큐브위성이 탑재됐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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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 성공 발사로 우리나라가 '7대 우주강국' 반열에 오른 가운데, 누리호 개발 기관인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연구원들의 열악한 노동조건과 처우가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은 성명을 내고 "과학기술계 25개 정부출연연구기관(이하 출연연)의 노동조건 및 처우를 상향평준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항우연 노조는 지난 27일 성명을 통해 "누리호 발사는 깔끔하게 성공했지만, 연구자들은 낮은 임금 수준, 시간 외 수당을 법대로 받지 못하는 처량한 처지를 자조하고 있다"고 열악한 노동환경에 대해 폭로했다.

이들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항공우주연구원 신입직원 초임 보수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 25개 출연연 중 21번째라는 것. 또한 1000명 이상의 직원과 연 6000억 원 규모의 사업을 수행하는 주요 출연연 중에선 최하위라고 이들은 주장했다.

그러면서 노조는 낮은 임금으로 인해 젊은 연구원들이 항공우주연구원을 선택하지 않거나 다른 출연연으로 이직하는 경우가 빈번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논란과 관련,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은 29일 성명을 통해 출연연의 처우 및 제도개선을 촉구하고 나선 것.

이들은 성명에서 "누리호 2차 발사가 성공한 후 참여한 연구원의 연구환경과 노동조건에 대한 폭로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며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과학기술계 출연연 노동자의 노동조건이 유사 분야의 대학교수, 민간 연구기관에 비해 열악한 현실은 꽤 오래된 일"이라고 강조하고 "정부와 관료의 지나친 간섭과 통제 때문에 연구자율성이 훼손당하고, 출연연의 특성을 무시한 획일적인 지배구조와 관리 방식이 연구 환경을 망가뜨려 왔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항공우주연구원 뿐만 아니라, 25개 과학기술계 출연연 모두가 고통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부연했다.

이들은 또 "누리호 발사 성공을 축하하는 것과 동시에, 이에 참여한 종사자들의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근본적으로는 과학기술계 25개 출연연의 노동조건 및 처우를 상향평준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대중적으로 인지도가 낮고,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기 위해 실패를 거듭하고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기초·원천 연구분야에 장기간 집중하고 있는 연구원을 포함해 모든 출연연과 과학기술분야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연구현장이 현재보다 더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새롭게 출범한 윤석열 정부가 연일 공공기관에 대한 구조조정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이들은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출연연을 획일적 공공기관 잣대에 빗대어 비정상적인 집단으로 낙인찍고 임금피크제 강제 도입, 초임 삭감, 각종 복지제도를 축소했던 트라우마가 연구 현장을 덮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수천여명의 젊은 무기계약직 연구원은 정부의 인건비 통제 때문에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지만 임금과 모든 노동조건의 차별을 견뎌야 하고, 숙련되고 유능한 고령 연구원은 98년 경제위기 당시 축소된 정년과 강제로 도입된 임금피크제로 인해 연구 의욕을 상실했다"며 "상황이 이러한데도 정부는 여전히 50%대의 출연금을 지원하고 다른 재원은 직접 벌어야 하는 PBS제도를 고집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출연연이 우리나라 과학기술 발전의 심장으로 제대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낡은 제도와 방식으로 혁신의 힘을 억눌러서는 안 된다"며 "하루속히 출연연을 공운법(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른 공공기관에서 해제하고, 자율과 책임 운영이 가능하도록 법과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끝으로 "출연연 사이 임금과 노동조건의 차이와 장벽을 해소하고, 출연연 내 직종 차별을 없애야 한다"며 "우수한 인력이 대학이나 민간으로 유출되지 않도록 무기계약직의 정규직화를 포함한 처우개선과 정년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태그:#누리호,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공공연구노조, #정부출연연구기관, #출연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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