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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고인이 되어버린 군사재판 직권재심 수형인의 이름을 보여주고 있음
▲ 제주지방법원 공판안내 게시판 이미 고인이 되어버린 군사재판 직권재심 수형인의 이름을 보여주고 있음
ⓒ 제주다크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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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4일(화)은 비가 내리는 날임에도 법정에는 수형인의 유족과 기자, 관련 단체 관계자들로 가득 찼습니다. 오전 10시 30분에 열린 군사재단 직권재심 재판에는 내란죄 위반으로 형을 집행받은 양성무님 등 15명과 국방경비법 위반이 적용된 고병일님 등 15명, 총 30명의 제주 4·3희생자에 대한 무죄 선고가 있었습니다. 무죄 선고를 받은 당사자 모두 고인이되었지만, 후손들에게는 꼭 전해야할 중요한 역사의 순간이었습니다.

망김춘배님은 목재장사를 하시던 분인데, 경찰에 끌려간 후 목포에 이어 마포형무소로 끌려갔다 6.25 때 풀려나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5.16 군사정변 이후 재수감되었습니다. 이에 부인이 형정지신청을 했고, 재판부도 과거 판결자료가 없어 형을 정지시켜 풀려났습니다. 그러나 고문의 후유증으로 걷지 못하고, 시력도 상실하고, 상당한 트라우마를 겪으며 한 많은 삶을 살다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유족 이OO님은 어릴 적 아버지가 행방불명이 된 후, 할머니는 아픔 속에 살다가 가셨다면서 할말은 많지만 더 말을 할 수 없다며 말을 끝냈습니다.

유족 강OO님은 아버님이 3년 전에 돌아가셨다며 늦어진 무죄 선고를 아쉬워하셨습니다. 많이 아프다가 돌아가셨는데, 늦게나마 한을 풀게 되어 좋다고 소감을 밝히셨습니다.

유족 조OO님은 할머니와 어머니로부터 당시의 이야기를 들어왔다며, 지금도 아버지의 생일에 제사를 지내고 있고, 아직도 살았는지, 죽었는지 모른다며 아쉬움을 표하셨습니다. 지난해부터는 4·3평화공원 행불인 묘역에서 제사를 지내고 있다는 얘기도 하셨습니다.

유족 문OO님은 '오빠는 순경이 나오라고 해서 나간 것이 마지막이었다'며, '나중에 인천형무소에서 편지가 와서 어디 있는지 알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최근 보상으로 얼마를 준다는 돈을 생각하면 더 가슴이 아프다'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오전 11시 20분 고창옥님에 대한 일반재판 특별재심 재판이 진행되었습니다. 재판의 절차를 거쳐 고창옥님에 대한 무죄가 선고되었습니다.

재판에는 고창옥님의 둘째 딸과 손녀가 참석했습니다. 손녀분은 "외할아버지의 명예가 회복되어 살아오신 삶에 대해 자손들이 올바르게 알 수 있는 계기가 시작되었으면 좋겠다"라는 소회를 남겼습니다. 고창옥님의 따님은 부친이 잡혀갈 당시를 설명하며, 사돈식구와 식사를 하고 있는데, 경찰이 데리고 간 후에 돌아오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아버지가 많이 배우고 동네일을 하던 분이라고만 알고 있었는데 고초를 많이 겪었다며, 오늘 무죄 선고가 되어 기쁘고 감사하다는 말씀을 남겼습니다.

무죄 선고를 받은 고창옥님은 1945년 10월 15일 주민들에 의해 설립된 '하귀중학원'의 원장이었으며, 해방 전후 마을 구장으로 애월면 인민위원회의 간부를 맡기도 했습니다. 하귀리는 조천지역과 더불어 일제 강점기 항일운동가를 많이 배출하고 왕성하게 항일운동을 벌였던 마을이었습니다. 그리고 하귀중학원은 해방기에 설립된 대표적인 제주의 중등교육기관 중 한 곳이었습니다.
 
안내판 설지를 촉구하는 제주4·3유적지 지킴이단이 퍼포먼스를 하고 있음
▲ 하귀중학원 옛터 안내판 설지를 촉구하는 제주4·3유적지 지킴이단이 퍼포먼스를 하고 있음
ⓒ 제주다크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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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8일 미군정으로부터 인가를 받고 원생 50여 명을 모집해 운영되었으며, 8~9명의 교사들이 국어, 공민, 수학, 역사, 위생 등의 수업을 했다고 합니다. 수업은 대학 강의에 버금갈 정도로 수준이 높았다고 합니다. 하귀중학원생들은 1947년 3·1절 기념식에 이어서 3·10 총파업에 참여하는 등 역사에 주체적인 역할을 해왔으나, 고창옥 원장님은 수시로 경찰에 불려가 고문을 당하는 등 고초를 겪었다고 합니다.

더 안타까운 것은 하귀중학교 옛터에 이러한 역사의 흔적이 전혀 남아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주요한 제주4·3 유적지에는 역사적 사실을 알리는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는데, 하귀중학원 옛터에는 아무런 안내가 없습니다. 안내판이 없던 '조천중학원 옛터'에는 최근 안내판이 설치되어 해방 이후 제주의 높은 교육열기와 미군정의 탄압으로 희생된 학생과 교사의 역사를 설명하고 잇습니다. 하귀중학원의 역사 또한 안내판을 세워 제대로 알려져야 합니다. 이번 무죄 선고를 시점으로 관계부처에서도 이를 적극적으로 검토해주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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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고 싶은 길 - 제주다크투어’는 제주에 위치한 비영리 단체입니다. 제주다크투어는 여행 속에서 제주 4.3을 알리고 기억을 공유합니다. 제주를 찾는 국내외 사람들과 함께 제주 곳곳의 4.3 유적지를 방문하고 기록하며 알려나가는 작업을 합니다. 국경을 넘어 아시아 과거사 피해자들과도 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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