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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4일 강원도 홍천에 있는 서석초등학교 현관에 꼬마평화도서관이 문을 열었다. 관장은 장애 아동들을 아우르는 특수학급 교사 조승연 선생이다. 2019년 11월 강원도 인제 부평초등학교 온배움터 앞에 있던 서른다섯 번째 꼬마평화도서관이 강원도 홍천 매산초등학교 특수학급로 옮겨 갔다가 이곳으로 온 것이다.
 
이번 주 추천도서 <점>
▲ 서석초로 이사온 서른다섯 번째 꼬마평화도서관 이번 주 추천도서 <점>
ⓒ 변택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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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평화도서관 첫 추천 도서는 피터 레이놀즈가 지은 그림책 <점>이다. 그림 그리기를 싫어해서 미술 시간마다 진땀을 빼는 베티. 다른 아이들이 바깥 풍경을 그리러 모두 나가고 난 텅 빈 교실에 아무것도 드리지 않은 하얀 도화지를 앞에 놓고 혼자 오도카니 앉아 있다. 하얀도화지를 본 선생님이 "와! 눈보라 속에 있는 북극곰을 그렸네" 하고 웃는다.

선생님이 저를 놀린다고 여겨 심통이 난 베티는 쥐고 있는 연필을 그대로 도화지에 내리꽂는다. 하얀 도화지 위에 찍힌 작은 점 하나. 다음 미술 시간. 미술 교실에 들어선 베티는 깜짝 놀란다. 금테 두른 액자에 걸린 그림은 다름 아닌 제가 찍은 점 하나. 그렇게 두려움에서 벗어나 마음 놓고 제 그림 세계를 펼쳐나가는 베티는 전시회도 연다. 아이 하나가 쭈뼛쭈뼛 다가와 저도 그림을 잘 그렸으면 좋겠다고 털어놓는다. 베티는 너도 할 수 있다며 하얀 종이를 내민다.
  
스물아홉 번째 꼬마평화도서관장 늘보가 묻는다
▲ 평화가 무엇일까요? 스물아홉 번째 꼬마평화도서관장 늘보가 묻는다
ⓒ 변택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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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아홉 번째 꼬마평화도서관장인 늘보가 아이들에게 평화가 무엇이냐고 묻는 것으로 잔치의 문을 열었다. 놀이꾼 이영주 선생이 아우르는 한몸살이 놀이 한마당에서는 저학년과 고학년으로 나뉘어 놀았다.

평화가 무엇이냐는 물음에 아이들은 "배려요!" "사랑이요." "나무요! 거듭 자라니까요." "도서관이요! 책 안에 길이 있으니까요." 하며 손을 들었다. 그렇다. 우리가 할 일은 책 안에서 길을 찾아 책 밖에서 평화로 가는 길을 내는 것이고, 이 평화가 거듭 자라도록 물을 주는 것도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이다.
 
장애가 있든 없든 놀이는 즐겁다
▲ 저학년 놀이마당 장애가 있든 없든 놀이는 즐겁다
ⓒ 변택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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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몸살이 놀이마당은 비겨야 어울려 놀 수 있는 가위바위보를 비롯하여 서로 힘을 모아야 마무리할 수 있는 놀이로 이어지며 장애를 가진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들이 하나가 되어 어울릴 수 있도록 구성됐다. 조승연 선생이 놀이를 마친 아이들 손에 쥐여준 과자는 '그대로 괜찮아 쿠키'였다.

팔이 한쪽 없거나 다리 한 짝이 없는 과자. 장애가 있는 아이들을 아우르는 특수 교사 조승연 선생은 아마 어떤 장애를 가졌든 이대로 괜찮다며 어깨동무하는 마음이 누리곳곳으로 퍼져나가기를 바라는 '그대로 괜찮은 과자'를 나눴을 테다.
 
과자
▲ 그대로 괜찮아 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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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를 마치고 아이들은 집으로 돌아가고 선생님들 몇몇이 특수학급으로 모였다. 평화살림놀이마당 마지막 악장은 꼬마평화도서관에서 바라는 뜻이 무엇인지를 나누고 평화그림책연주로 마무리했다.
  
연주자 서른다섯 번째 꼬마평화도서관장 조승연
▲ 평화는 가끔 이렇게 뽀송뽀송 연주자 서른다섯 번째 꼬마평화도서관장 조승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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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연 선생이 <평화는 가끔 이렇게 뽀송뽀송>을 서른아홉 번째 꼬마평화도서관 관장 개똥이가 <사서가 된 고양이>를 연주했다.

책 <평화는 가끔 이렇게 뽀송뽀송>은 2019년 책마을 해리에서 열린 동학평화그림책 학교에 왔던 아이들이 풀어놓은 평화 관련 책으로 무겁고 어려운 것이 아니다. 한여름 샤워를 하고 나서 뽀송뽀송한 이불에서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맞는 가운데, 부모님과 함께 먹는 따뜻한 밥 한 끼 속에 멍때리는 시간이 소복소복 내려앉는다. 우리 아이들은 이와 같은 평화가 오래 이어지지를 바란다는 내용의 책이다. 
  
연주자 서른아홉 번째 꼬마평화도서관장 개똥이
▲ 사서가 된 고양이 연주자 서른아홉 번째 꼬마평화도서관장 개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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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묘를 기르는 생태동화작가 권오준이 글을 쓰고 경혜원 그림으로 빚은 <사서가 된 고양이>에는 도서관에 사는 고양이 루루가 나온다. 루루는 고양이를 잘못 소개한 책을 보고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잘못된 것을 고쳐주면서 가까워진다. 그러던 어느 날 고양이 털이 날려 싫다는 여론에 밀려 아이들은 다시는 루루를 만날 수 없어진다. 

얘기꾼 고양이를 만날 수 없어 심심함을 견딜 수 없어 하던 아이들이 나서서 '이야기방'을 말끔히 청소하면서 문제를 풀어간다. 마침내 사서가 된 루루. 높은 곳에 있는 책도 잘 뽑아주는 루루. 그러나 날카로운 발톱 때문에 책이 망가진다. 걸림돌이 생길 때마다 궁리를 짜내어 넘어서는 재미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어려움이 풀린다. 평화는 이렇게 머리를 맞대고 걸림돌을 넘어서는 사이에 깃드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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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평화도서관사람들 바라지이 “2030년 우리 아이 어떤 세상에서 살게 하고 싶은가”를 물으며 나라곳곳에 책이 서른 권 남짓 들어가는 꼬마평화도서관을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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