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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데이터엔 미래가 담겨 있다. 지난 선거결과엔 오늘 선거 승패가 예고되어 있다. 역대 지방선거는 대선과 시차(거리)에 따라 결론 났다. 임기초반엔 여당이 이겼다. 국정안정론이 확산했기 때문이다. 임기후반이면 야당이 승리했다. 정권심판론이 득세한 탓이다. 임기중반 땐 혼전 양상을 보였다. 당시 정치지형이나 대형 쟁점에 영향을 받았지만 대체로 무승부로 나타나곤 했다.
 

문재인정부 출범 1년 만에 치러진 2018년 6월에선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이 17개 시·도 중 대구, 경북, 제주 3곳을 제외하고 싹쓸이했다. 대구·경북에서도 민주당 소속 기초단체장이 배출되기도 했다. 김대중정부 출범 6개월 만에 실시된 1998년 6월도 마찬가지였다. 범여권인 새정치국민회의와 자유민주연합이 16개 시·도 중 10곳에서 승리했다.

6·1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이 역대급 승리를 거뒀다. 국민의힘은 12곳(영남5+충청4+서울+인천+강원)에서, 민주당은 5곳(호남3+경기+제주)에서 각각 승리했다. 교육감, 기초단체장, 지방의원 선거에서도 국민의힘 약진세가 두드러졌다. 대선 50일 만에 치러진 이번 선거는 과거 공식이 그대로 적용됐다. 2018년 지방선거의 역 데자뷔인 셈이다. 

6·1 지방선거, 윤석열 재신임-민주당 재심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 윤호중·박지현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 마련된 민주당 개표상황실에서 전국지방선거와 보궐선거 출구조사 결과발표 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 윤호중·박지현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 마련된 민주당 개표상황실에서 전국지방선거와 보궐선거 출구조사 결과발표 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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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또는 여론)·구도·선거전략. 선거 승패를 가르는 핵심 3요소로 거론되곤 한다. 어느 선거나 당대 선거를 관통하는 유권자들의 핵심 정서가 있기 마련인데 이를 민심이라고 한다. 대다수 선거는 민심에 의해서 승패가 갈린다. 다음으로 구도이다. 이는 세대, 지역, 인물, 정책들 간에 형성되는 우열관계를 뜻한다. 끝으로 인물경쟁력, 홍보, 선거기술적인 측면을 총망라한, 이른바 전략이 꼽힌다.

6·1 지방선거 민심은 윤석열 정부 연착륙이라고 볼 수 있다. 윤 정부 출범은 고작 3주째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 내각과 청와대 참모진 인선에 부정적 여론도 상당했지만 윤 정부 안착은 곧 국민생활과 직결되어 있다. 게다가 국회는 야당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여건인데 6·1 지방선거에서 여당을 심판 또는 견제한다면 윤 정부는 무장해제 되는 셈이다. 당연히 민심은 국정안정론에 힘을 싣게 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민주당은 3·9 대선에서 0.73%p 차이로 아깝게 졌다. 역대 최소격차 패배다. 그렇다고 패자와 승자가 바뀌는 것은 아니다. 현행 헌법과 선거제도에서 한 표 차이든, 두 배 차이든 졌다는 점에서 같다. 그러나 민주당은 승리한 것처럼 행동했다. 원내대표를 그만둔 윤호중 비대위 체제가 들어섰고, 이재명 의원 7인방으로 불린 박홍근 원내대표가 당선했다.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기소·수사권 분리 입법)을 강행처리하고 윤 정부 출범에 흔쾌히 협조하지 않았다. 마치 대선 민의에 불복한 것처럼 비쳐진 것이다. 민심은 민주당을 재차 심판했다.

민주당, 견제론→일꾼론→균형론 갈팡질팡

민주당 핵심 지지층은 전체 선거인의 18.4%인 40대로 축소되어 있다. 그동안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을 지지했고, 지난 3·9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에게 투표했던 50대는 미묘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50대에서 윤 대통령 국정지지율이 상승하고 더불어 국민의힘도 올라가는 추세를 보여주고 있다. 일테면 안정희구 성향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50대는 문 정부 내내 위기가 찾아올 때마다, 그리고 선거 때마다 민주당을 선택했지만 지금은 달라 보인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팽팽한 수준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

민주당은 선거초반 윤 정부 심판론 또는 견제론을 들고 나왔다. 이러한 민주당 선거전략은 40대 외에는 통하기 어려웠다. 이재명 후보 계양을 출마와 함께 일꾼론이 등장했다. 일 잘하는 민주당 후보를 뽑자는 것이다. 이마저 여의치 않았다. 검찰 수사-기소권 분리 입법, 청문정국 지연 등으로 일꾼론이 먹혀들 여건이 형성돼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뒤이어 균형론이 제기됐다. 이미 판세가 기운 뒤였다. 균형론은 앞으로 잘할 테니 기회를 한 번 더 달라는 읍소작전이었다. 그러나 균형론은 자리 잡기도 전에 민영화 음모론, 김포공항 이전 등으로 휘둘렸다. 민주당이 승리하기 위해선 국정안정론에 편승하거나,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선거전략이 필요했다. 40대 이외에 20∼30대, 50대를 아우르는 민주당의 대안을 내놓아야 했던 것이다. 

노무현과 이재명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이 확실시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1일 오후 인천시 계양구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소감을 밝힌 뒤 자리를 떠나고 있다.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이 확실시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1일 오후 인천시 계양구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소감을 밝힌 뒤 자리를 떠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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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2016년 총선부터 2020년 총선까지 전성기를 구가했다. 전국규모 선거에서 네 번이나 연거푸 승리한 것이다. 민주당 전성시대 바닥엔 '노무현 정신'이 깔려있다. 노무현 정신의 요체는 정면돌파 또는 정공법이다. 당장 손해를 보더라도 원칙과 정도를 추구했던 노 전 대통령은 부산 선거에서 질 때마다 '도전에 실패했을 뿐'이라며 다시 일어서곤 했다.

이 의원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 출마를 정면돌파로 보는 국민은 많지 않다. 다수 국민은 이 의원 조기 복귀에 반대했다. 성찰과 자숙을 요구하고, 국민이 부를 때까지 기다릴 것을 요구한 셈이다. 또 굳이 출마해야 한다면 연고가 있는 경기 분당갑 출마가 정면돌파에 가깝다. 이제 이 의원에겐 승산이 크지 않다는 이유로 분당갑 출마를 피했다는 꼬리표가 달렸다.

정치인에게 정치행보는 자산을 쌓기도 하고, 쌓은 자산을 잃기도 한다. 노 전 대통령은 부산에서 연거푸 낙선했지만 그때마다 정치적 자산을 쌓았다. 이 의원 계양을 출마는 마이너스 정치행보다. 정면돌파·불굴의 의지·강력한 추진력... '이재명스러운' 것들이다. 이 의원은 계양을 출마로 그의 핵심가치들을 희석시켰다.  

이재명 당선·김동연 당선·김관영 등장... 민주당 불씨들
 
왼쪽부터 김관영 전북도지사 당선인과 김동연 경기도지사 당선인.
 왼쪽부터 김관영 전북도지사 당선인과 김동연 경기도지사 당선인.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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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 6.1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을 심판했지만 그래도 불씨들은 남겼다. 민주당 사망선고만은 피한 것이다. 우선 이 의원은 국민의힘 윤형선 후보 추격을 뿌리치고 당선했다. 이 의원은 선거 막판 국민의힘 지도부가 총력전을 펼치면서 흔들리기도 했지만 가까스로 생환했다. 선거패배 책임론이 비등하겠지만 국민은 이 의원에게 '민주당의 길'을 찾으라는 기회를 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 후보 당선도 돋보였다. 선거 초반만 해도 김 후보가 상당히 앞서갔다. 경기도 정치지형은 민주당에게 다른 지역에 비해 유리했다. 지못미(이재명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정서도 남아 있었다. 그러나 중앙당 선거전략 실패, 이 의원 계양을 출마가 겹치면서 김 후보 우세는 사라졌다. 선거 막판 김 후보는 기사회생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 재산 누락이 쟁점화되고 인물론이 먹혔기 때문이다. 김 당선인은 이제 민주당에서 차기경쟁에 나설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김관영 전북도지사 당선인도 주목된다. 김 당선인은 민주당과 국민의당을 동시에 경험한 인물로 행운이 겹치면서 전북지사 후보직을 움켜쥐었다. 이른바 '민주당 적자'가 독식하던 호남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이변이 일어난 것이다. 김 당선인은 군산 출신이지만 중도 이미지가 강하다. 민주당이 늘 약점을 보였던 지점이다. 김 당선인은 하기에 따라서 언제든 차기주자 반열에 오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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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정신연구소 소장 또바기뉴스 발행인 자유기고가 시사평론가 국회, 청와대, 여론조사기관 등에서 활동 북한대학원대학교 박사과정 수료 연대 행정대학원 북한·동아시아학과 졸업 성균관대학교 중문학과 졸업 전북 전주고등학교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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