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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20일 오전 10시 46분]
 
지난 4월 27일 박병석 국회의장이 국회 본회의 개의에 앞서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겨있다.
 지난 4월 27일 박병석 국회의장이 국회 본회의 개의에 앞서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겨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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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눈박이 대통령"(곽상도), "정책 수단이 절름발이"(이광재), "집단적 조현병이 아닌지"(허은아), "정신분열적 외교"(조태용, 윤희숙), "꿀 먹은 벙어리"(김은혜)

국회의원들이 상대를 비판할 때 사용한 장애인 비하·혐오 표현들이다. 이에 장애인 단체들은 장애인차별철폐의 날인 2021년 4월 20일 이들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구하는 한편, 박병석 국회의장에 대하여 이들에 대한 징계와 재발 방지를 위해 국회의원윤리실천규범에 '장애인을 모욕하는 발언을 금지하는 규정' 신설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 결과는 원고의 패소. 손해배상 청구는 기각되었고, 박병석 국회의장을 상대로 한 적극적 구제조치 청구는 각하되었다. 각하는 원고의 주장을 판단할 필요도 없이 소송을 제기할 요건 자체가 결여되었다는 의미다.

법원은 원고와 피고 박병석 사이에 구체적 권리 또는 법률관계에 관한 분쟁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즉, 비하 발언의 당사자가 아닌 국회의장에게 그러한 요구를 할 수 있는 권리 자체가 없다고 본 것이다.

지난 2월 대법원이 "장애인자별금지법상 적극적 조치 청구소송에서 '비장애인'이 아니라 '장애인'의 입장에서 사안을 바라보는 감수성을 잃지 않아야 한다"며, "구체적 권리 또는 법률관계에 관한 분쟁의 존재를 지나치게 엄격하게 요구함으로써 장애인이 이러한 권리보호의 자격을 인정받기 위해 무익한 노력을 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도 있다"고 판시한 점을 고려할 때 매우 아쉬운 결론이다.

계속되는 정치인들의 장애인 비하·혐오 표현

물론, 장애인 비하 발언의 당사자가 아닌 박병석 의장은 자신을 상대로 한 소송에 대해 성가시게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국회의장은 국회를 대표하고 의사를 정리하며, 질서를 유지하고 사무를 감독하는 지위에 있다(국회법 제10조).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병석 의장은 소송 과정에서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했다. 

소장을 송달 받은 후 한 달 내에 답변서를 제출해야 하지만, 제출 기한을 지키지 않고 늑장 대응을 보였으며, 일부 의원들은 답변서를 통해 '언론과 시중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용어', '서로 다른 생각이나 행동, 주장이 동시에 배출되는 상황에서 사용되는 일반화된 용어' 등이라며 아무런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한 모습이었다.

이에 원고 측은 작년 6월 말 경 국회의원 대표 격인 박병석 국회의장을 상대로 공식 면담을 요청하기도 했지만, 이마저도 이뤄지지 않았다. 또한 국외 출장 등의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징계권 행사나 윤리규정 신설 등은 국회사무처의 예산이 필요한 것도 아니며, 국회의장이 단독으로 행사할 수 있는 권한도 아니다. 그저 재발 방지를 위한 국회의 노력을 보여달라는 것이다. 그런데 박 의장은 비용 하나 들지 않는 적극적 조치 청구에 대해 대형로펌을 소송대리인으로 선임하기까지 했다. 변호사 선임 비용에는 국회 예산이 소요됨에도 말이다.

전임 문희상 국회의장은 전체 의원들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장애인 비하 발언에 대한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다. 이후 국가인권위원회는 국회의장에게 재발방지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표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위와 같은 장애인 비하 발언들은 모두 21대 국회가 개원한 후에 반복된 것이다.

비록 패소했지만 1심 재판부는 "피고들은 국회의원 지위에 있던 자들로 인권 존중의 가치를 세우고 실천하는 데 앞장서 모범을 보여야 할 사회적 지위에 있는 사람"이라며 "피고들의 사회적 지위로 인해 그 발언은 일반적인 국민들의 발언과 비교해 더욱 빠르고 넓게 전파될 가능성이 크고, 개인과 사회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피고들의 표현은 적절치 못하고 이로 인해 장애인들은 상당한 상처와 고통, 수치심 등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하였다.

최근에도 장애인을 부정적 존재로 빗댄 정치인들의 혐오 표현은 계속되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문재인 정부의 대북 태도를 두고 '꿀 먹은 벙어리'라고 표현했다. 정치인들은 장애인 혐오 표현을 사용하지 않고서는 상대를 비판할 수 없는 것인지 개탄스럽다. 부디 박병석 의장은 퇴임 전에 최소한의 성의라도 보여주길 바란다.

이에 대해 박병석 국회의장은 "장애인의 날 하루 전인 4월 19일 전체 의원들에게 서한을 보내 장애인 비하 발언에 대해 주의를 당부한 바 있다"고 밝혀왔다. 박 의장은 당시 서한에서 "의정활동 중 무심코 사용하게 되는 장애에 관한 표현이 많은 장애인들에게 상처를 주는 일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며 "비록 (장애인 비하) 의도는 없더라도 무심결에 사용하는 장애에 관한 표현은 각별히 사용할 필요가 있다. 장애인에 대한 왜곡된 인식개선에 의원님들이 솔선수범해주시길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경기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의 상근변호사로 해당 소송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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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내기 인권변호사. 경기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에서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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