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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못에는 수백년 됨직한 나무 숲이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오작교가 보인다.
▲ 광한루 연못에는 수백년 됨직한 나무 숲이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오작교가 보인다.
ⓒ 문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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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행어사 출두야!"     

변사또가 광한루에서 기생들을 불러 놓고 잔치를 벌이다가 암행어사가 되어 돌아온 이몽룡에 혼비백산 쥐구멍을 찾는다. 읍 수령들이 쥐 숨듯 달아날 제 임실 현감은 갓을 옆으로 쓰며 이 갓 구멍을 누가 막았는고, 전주 형관은 말을 거꾸로 타며 이 말 목이 근본이 없느냐 아무거나 바삐 가자하고, 원님은 강똥 싸고, 이방은 기절하고, 각 지방의 이방 등은 오줌 싸고...
 
춘향전에서 가장 극적인 장면이다. 광한루는 1419년 조선시대 황희 정승이 유배되었을 때 누각을 지어 즐기던 곳이다. 역사적인 배경이나 시대성, 탐관오리에 대한 응징, 서민계층에 대한 애환이 듬뿍 묻어난다. 지금까지 영화, 판소리 등으로 신분을 뛰어넘어 펼쳐지는 이 도령과 춘향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는 익히 알고 있지만, 정작 소설의 배경이 된 광한루를 제대로 보지 못했다. 그냥 스쳐 지나간 정도랄까.     

지난 5일 '광한루원'을 찾았다. 광주에서 남원까지 40여 분 거리다. 몇 년 전 지리산 뱀사골 피서 가는 길에 추어탕을 먹기 위해 들른 뒤론 처음이다. '춘향제'가 열리고 있다. 그네 타기 예심이 있고, 삼도 농악한마당 공연, 기념식, 기념식 공연, 불꽃놀이, 한복 패션쇼 등의 행사가 준비돼 있었다.
  
아름드리 나무들이 연못에 그늘을 만들어 주고 있다. 아름드리 나무와 연못, 대나무 등이 시원하게 느껴진다.
▲ 광한루원 아름드리 나무들이 연못에 그늘을 만들어 주고 있다. 아름드리 나무와 연못, 대나무 등이 시원하게 느껴진다.
ⓒ 문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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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한루원은 근세조선 전기의 대표적인 정원으로 꼽힌다. 광한루 앞 넓은 호수(연못)와 호수 가운데 3개의 섬(삼신산인 영주산, 봉래산, 방장산 상징)이 있고 4개의 무지개다리로 구성된 오작교가 있다. 광한루와 더불어 영주각, 방장정, 완월정 등 섬 위에 지어진 누각들이 다리로 연결되어 아름다움을 더해 준다.   
  
느릅나무과에 속하는 팽나무 등이 연못 위에 길게 뻗어 있다. 녹색의 색감이 진하게 느껴진다. 물이 맑지 않아 나무 그림자를 볼 수 없는 것이 아쉽다. 팔뚝보다 굵은 금붕어가 먹이를 달라는 듯 입을 쭉 내민다. 해운대의 갈매기처럼 사람들과 친숙해졌나 보다. 과식을 한 탓에 비만(?)인 듯 보이기도 하지만...     
 
춘향제 행사 중 한복을 입은 어린이들
▲ 광한루 춘향제 행사 중 한복을 입은 어린이들
ⓒ 문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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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0시가 지나자 행사장에 관람객들이 몰려들기 시작한다.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사람들로 보인다. 서울, 부산, 광주 등에서 아침에 출발하면 도착할 시간이다.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들이 대부분이다. 녹색의 나뭇잎, 대나무 등과 대조되어 한복을 입은 어린이들 모습이 또렷이 드러난다.     

춘향 마당(완월정)에서 삼도 농약 한마당이 펼쳐지고 전통놀이 체험장에서는 춘향 그네뛰기 예심이 있다. 소리청인 광한루, 춘향 마당, 월매 마당, 몽룡 마당, 방자 마당, 향단 마당 등 공연장 이름이 춘향 테마파크에 걸맞다는 생각이 든다.   
  
오작교를 건너니 600여 년 전 황희 정승의 숨결이 남아 있음 직한 광한루다. 소리청인 광한루는 행사 관계로 접근이 금지되어 있다. 북문에서 동쪽 방향으로 조금 걸으니 춘향사당이 보인다. 사당에서는 매년 춘향제례를 지낸다고 한다. '춘향제' 행사를 위한 것이지만 남원에서의 춘향 사랑은 가히 짐작하고도 남을 만하다.     

다음은 영주각과 방장정을 둘러보기로 했다. 삼주신 섬으로 부르는 광한루 남쪽에 있는 연못 위의 누각이다. 광한루를 정면으로 볼 수 있는 곳이다. 섬이라 부르기에는 턱없이 작지만 은하수, 오작교 등이 상징적인 것이라면 호수, 섬 등 이름이 대수일까.    

춘향 그네 뛰기 행사
 
전통 체험 마당에서 그네타기 예선전이 벌어지고 있다.
▲ 춘향 그네타기 전통 체험 마당에서 그네타기 예선전이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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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향이 치맛자락을 날리며 그네를 뛴다. 오르락내리락하는 모습이 나무에 가려 아른거린다. 이 모습을 숨어서 지켜본 총각 이도령 얼마나 설레었을까.  춘향 그네뛰기 예선전이 전통 체험마당에서 진행 중이다. 참가자들의 모습을 지켜보기로 했다. 뒤로 내려올 때 무릎을 굽이고 하늘로 치솟을 때 무릎을 펴며 힘껏 굴린다.    

춘향관VR 체험장에서 그네뛰기 체험을 했다. 가상의 현실 속에 자신이 실제로 그네를 타는 듯한 착각에 빠졌다. 가상현실이다. 하늘 높이 솟구쳐 올랐다가 뒤로 내려온다. 바이킹 타는 것과 유사하다. 뒤로 빠질 때는 숲이 우거진 광한루원 사이를 넘나드는 느낌이다. 그저 놀라울 뿐이다. 

삼도 농악 한마당 놀이   
 
신명나게 북치고 장구치며 흥을 북돋운다. 덩실덩실 춤을 추면서 놀기 시작한다.
▲ 삼도농악놀이 신명나게 북치고 장구치며 흥을 북돋운다. 덩실덩실 춤을 추면서 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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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시대 모두가 힘들었다. 여기 모이신 관중도 힘들었지만 농악단원들도 힘들었다. 하는 일이 없다보니 몸이 굳었다. 조금 실수를 하더라도 이해해 달라는 당부다.
▲ 농악놀이 코로나시대 모두가 힘들었다. 여기 모이신 관중도 힘들었지만 농악단원들도 힘들었다. 하는 일이 없다보니 몸이 굳었다. 조금 실수를 하더라도 이해해 달라는 당부다.
ⓒ 문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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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악은 명절이나 공동작업을 할 때 춤추고 노래하며 흥을 북돋우는 놀이다. 꽹과리 재비·징 재비·장구재비·북재비·소고 재비 등이 있다. 재비는 악기를 치는 사람이다. 상쇄가 슬슬 분위기를 돋운다. 한복을 입은 아낙이 덩실덩실 춤을 춘다. 보는 사람 역시 어깨춤이 절로 나온다.    
   
소고 재비들이 상모를 돌리며 신나게 놀고 있다.
▲ 농악놀이 소고 재비들이 상모를 돌리며 신나게 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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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고 재비들의 상모돌리기다. 몸을 몇 바퀴 회전하면서 상모를 돌린다. 몸이 날렵하거나 가벼워야 힘이 덜 들겠다는 생각이 든다.
▲ 농악놀이 소고 재비들의 상모돌리기다. 몸을 몇 바퀴 회전하면서 상모를 돌린다. 몸이 날렵하거나 가벼워야 힘이 덜 들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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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악의 장단은 꽹과리가 이끈다. 단원들이 소리에 맞춰 서로 마주 보고 달려들다가 뒤로 빠진다. 원을 그리며 돌기도 한다. 잔잔하게 깔리는 음악이 있는가 하면 시끄러울 정도로 소리가 크고 빨라진다. 놀라운 것은 소고 재비들의 상모 돌리기다. 상모를 돌리기도 쉽지 않은 터인데 원을 그리며 회전하기도 한다. 텀블링 기술이라고 해야 할까.   
  
농악놀이에 흠뻑 젖다 보니 점심때다. 남원은 추어탕으로 유명하다. 정문 쪽 인근이 추어탕 거리다. 추어탕에 튀김 한 접시 곁들여 먹으니 금상첨화다. 인심 좋은 사장님이 막걸리 한 병을 서비스로 내준다.   

서둘러 소리청(광한루)으로 향했다. 판소리 국악 공연을 보기 위해서다. 황희 정승이 즐겨 놀았다는 곳이다. 그런데 관람 인원수가 제한되어 들어갈 수가 없다. 소리를 듣는 것만으로 만족할 수 밖에...

이 밖에도 행사 기간 중 전국 춘향 선발대회, 판소리 대회, 전통혼례, 신관 사또 부임행사 등 다양한 공연이 펼쳐진다. '춘향제'를 통해서 역사와 문화, 설화 그리고 풍류가 있는 전통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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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보며 삶의 의욕을 찾습니다. 산과 환경에 대하여도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래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고 싶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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