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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치마'가 화제입니다. 지난 4월 주요 언론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의 배우자인 김건희씨의 후드티와 슬리퍼 차림을 두고 '검소하다', '완판녀 등극' 등 표현으로 미화한 데 이어 이번엔 김씨가 입은 치마를 두고 '소박하다'며 부각하는 보도를 냈습니다.

김씨가 5월 3일 충북 단양 구인사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처음엔 행보를 단순 전달하는 보도가 나오더니 당일 저녁 중앙일보가 <사찰 방문한 김건희 치마, 5만 4000원짜리 쇼핑몰 옷이었다>(5월 3일 이보람 김기정 기자)라며 제목과 내용에서 치마와 그 가격에 초점을 맞춘 기사를 내놓자 다른 언론도 이를 그대로 옮겨 실었습니다. 

5만 원대 치마 가격 강조한 언론사
 
 ‘김건희 치마’ 가격 강조한 기사 목록(5월 3일~4일)
  ‘김건희 치마’ 가격 강조한 기사 목록(5월 3일~4일)
ⓒ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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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3일 김씨 치마를 다룬 중앙일보 기사가 나간 이후 국민일보, 서울경제, 조선일보, 동아일보, 한국경제 등에서도 비슷한 기사를 내며 치마 가격과 그의 소박한 모습을 강조했습니다. 특히 조선일보‧조선비즈‧여성조선‧주간조선 등이 1건씩 보도해 조선미디어그룹의 관심이 높았습니다.

중앙일보 <사찰 방문한 김건희 치마, 5만4000원짜리 쇼핑몰 옷이었다>는 "(김건희 씨 치마가) 인터넷 쇼핑몰에서 5만 원대에 판매 중인 제품과 동일한 것으로 알려졌다"로 시작해 "두 개의 큰 주름이 A라인 형태로 퍼지는 디자인", "면과 나일론이 섞인 소재"라며 자세히 소개한 뒤 "김 여사는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낼 때마다 소박한 패션으로 화제를 모았다"고 썼습니다.

조선일보 <사찰 찾은 김건희 치마 또 눈길…5만원대 쇼핑몰 옷이었다>(5월 3일 김가연 기자)는 관련 기사 중 처음으로 김건희씨 팬카페 반응을 소개했습니다. "지금 주문 대폭주 중", "모델보다 더 우아하다" 등 팬카페 반응과 함께 "일부는 김정숙 여사의 옷값 논란에 빗대 '5만원대 치마라는데 누구랑은 차원이 다르다' 등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고 전했습니다.

이들 기사는 김씨의 검소한 이미지를 강조하는 내용으로 김씨를 미화하고 찬양하는 수준의 보도입니다. 김씨와 관련된 각종 의혹은 외면하면서 그에게 소박한 이미지를 만들어주는 데 언론이 열중하는 모습니다. 특히 중앙일보는 지난해 12월 민주언론시민연합이 분석한 지난 1년 9개월간 김씨 주요 의혹 보도량에서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또 등장한 '독자제공' 사진 

김씨 치마 관련 첫 보도인 중앙일보 <사찰 방문한 김건희 치마, 5만 4000원짜리 쇼핑몰 옷이었다>(5월 3일 이보람 김기정 기자)에서 쓰인 김씨 사진엔 그 출처가 '독자제공'으로 쓰여 있는데요. 최근 김씨 관련 사진기사의 경우 그 출처가 '독자제공'인 경우가 많습니다.

경찰견 사진의 경우 연합뉴스 <김건희 여사, 윤 당선인 취임 전 공개활동 개시 검토>(4월 4일 한지훈 기자)로 처음 알려졌는데 이후 미디어오늘 <미오 사설/'후드티 김건희' 사진 보도 이상한 이유>(4월 4일)를 통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측이 제공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습니다.

이후 김씨 노란 스카프 사진을 처음 보도한 조선일보 <윤, 부활절 예배 참석…한강 공원서 반려견과 산책도>(4월 18일 김민서 기자) 또한 '독자제공' 사진을 실었는데요. 이 또한 대통령 당선자는 물론 배우자와 직계존비속까지 국가원수급 경호와 의전을 받게 된다는 점에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측과 관련 없는 '독자'가 제공할 수 없었을 거란 의심을 낳았습니다.

중앙일보의 '소박한 치마' 사진기사도 마찬가지인데요. '독자제공'이란 출처뿐만 아니라 육안으로는 구별 불가능한 치마의 판매처까지 명확하게 적고 있다는 점에서 의심을 더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등 윤석열 당선자 또는 김씨 관계자로부터 사진을 받아썼다면 출처를 밝히면 됩니다. 그렇지 않은 채 오히려 취재원과 보도 계기를 숨기는 식의 투명하지 못한 보도라면 언론 신뢰도를 낮출 뿐입니다.

네이버 언론사 편집판 메인에 등장한 가십‧미화 기사
 
‘김건희 치마’ 기사 포털 네이버 언론사 편집 메인에 배치한 언론사(5월 4일 기준)
 ‘김건희 치마’ 기사 포털 네이버 언론사 편집 메인에 배치한 언론사(5월 4일 기준)
ⓒ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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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 치마 기사를 포털 사이트 네이버의 언론사 편집판에 배치한 언론도 있습니다. 네이버의 언론사 편집판은 네이버가 모바일 메인에서 뉴스 기사를 없애고 언론사별 구독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만든 것으로 각 언론사가 직접 기사를 선별하고 있습니다. 언론사가 포털 네이버를 통해 가장 먼저 독자와 만날 수 있는 일종의 '창'인 셈입니다. 

그러나 여러 언론사에서 이런 가십‧미화 기사를 자사 편집판에 올려두고 있었습니다. 언론사 편집판에 참여하는 79개 매체 중 4일 오전 8시 기준 국민일보‧서울경제‧조선일보‧중앙일보‧파이낸셜뉴스‧헤럴드경제가, 오후 3시 기준 국민일보‧서울경제‧아이뉴스24‧주간조선‧파이낸셜뉴스가 메인에 김건희씨 치마 기사를 올려두고 있었습니다.

포털 네이버와 다음의 뉴스 서비스에 대한 개선은 필요하지만, 뉴스를 제공하는 언론사 스스로 바뀌지 않으면 포털의 뉴스 편집권 박탈만으로는 저질 기사 확산을 막을 수 없다는 점도 이번 사례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언론이 김씨 치마 보도 외에도 온라인 커뮤니티나 자극적 외신을 받아쓴 기사, 정치인 발언 따옴표 기사 등을 자사 편집판에 배치하는 등 선정적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는 지적이 줄곧 이어졌습니다. 이를 개선할 분명한 대안을 언론 스스로 만들어 내야 할 때입니다.

* 모니터 대상 :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서 '김건희', '치마'를 검색해 나온 온라인 기사 (5/4 오후 3시 기준)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민주언론시민연합 홈페이지(www.ccdm.or.kr), 미디어오늘, 슬로우뉴스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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