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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하리수씨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연대 주최로 열린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비상시국선언’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예인 하리수씨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연대 주최로 열린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비상시국선언’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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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각계 인사 100여 명이 '비상시국회의'를 열고 국회에 차별금지법(평등법) 제정을 요구했다. 이 자리에는 방송인 하리수씨도 함께 했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지난 11일부터 국회 앞에 평등텐트촌을 만든 뒤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곳에선 종걸·미류 두 활동가가 18일째 단식 투쟁을 하고 있다. 다행히 지난 2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차별금지/평등법' 공청회 계획이 통과됐지만, 아직 민주당과 국민의힘 두 거대 정당은 법 제정 논의에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

이에 시민사회가 합심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비상시국선언 회의와 더불어 비상시국선언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비상시국선언에는 사회 원로를 비롯한 법조·노동계 인사 811명이 뜻을 모았다.

하리수 "정치하면 사람 달라지나... 차별금지법 추진 왜 안 하나"

특히 이날 기자회견엔 하리수씨가 '차별금지법 제정 지지' 연대 발언에 나서면서 이목이 집중됐다.

하씨는 "1990년대 중반에 저도 다리를 다쳐서 6개월간 휠체어를 타고 목발을 짚은 적이 있다. 버스를 타기도 어렵고 택시를 태워주지도 않았다. 또 첫 번째 택시를 타는 손님이 여자라면 (기사가) 구시렁대면서 안 태워주기도 했다"라며 "이런 일 많이 겪으시지 않았나. 장애인, 여성으로의 차별, 또 제가 성소수자로 겪었던 차별도 너무나도 많았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저는 최초의 트랜스젠더 연예인이었다. 방송(계)에서 당했던 차별들을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앞에서는 당당했고 여러분 보시기에 유쾌한 삶을 살았지만, 뒤에서는 눈물 흘리는 날도 많았다. 내가 행동 했기 때문에, 앞에 나섰기 때문에 제 가족들이 상처를 받았다. 나로 인한 모든 것들이 비수로 돌아왔다"라고 말했다.

하씨는 차별금지법 지지에 나서게 된 계기에 대해 고 노회찬 국회의원을 언급했다. 그는 "제가 처음에 차별금지법을 제안했던 노회찬 의원님을 지지했고, 또 뜻이 맞았다. 그분이 성소수자들을 비롯한 많은 소수자를 위해 많이 노력하지 않으셨나"라며 "제가 이렇게 앞장설 수 있는 것은 여러분들에게 도움이 되고, 사회적으로 모범이 될 수 있는 연예인이 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해서다"라고 강조했다. 고 노회찬 의원은 2008년 1월에 차별금지법을 발의한 바 있다.

정치권이 차별금지법 제정 추진에 미온적인 것에 대해 그는 "저는 정치적인 것은 잘 모른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친한 분들이 국회의원이 되었는데, 예전에 저랑 알고 지내면서 얘기했던 것과, 지금 당에서 하는 것은 너무도 다르다. 왜 그렇게 성향이 달라졌는지, 정치하면 그렇게 사람이 달라지는지 개인적으로 만나서 또 한 번 이야기해보고 싶다"라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하리수씨는 마지막으로 "여러분이 지키고 싶었던 것, 소중한 것을 같이 지켜나가야 되지 않겠나. 저도 함께하겠다"라고 다짐했다. 

박경석 "차별금지법 제정됐다면 '이준석 사태'도 없었을 것"
     
박경석 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열린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비상시국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박경석 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열린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비상시국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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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밖에도 이날 시국회엔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최영애 전 국가인권위원장, 단식 투쟁을 하고 있는 종걸·미류 활동가 등이 참석했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는 "차별금지법이 만약에 제정됐다면 이준석(발언)과 같은 그런 사태도 일어나지 않았을 거라고, 아니면 일어났더라도 응징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차별금지법 제정은 사람의 관계를 바꾸는 문제다. 사회적 관계가 '인간의 존엄성'을 기반으로 하는 것이 될 수 있다"라며 "15년을 외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비겁한 눈치 보기를 거두고 반드시 차별금지법을 제정할 것을 촉구한다"라고 강조했다.

최영애 전 국가인권위원장은 "예전에 성폭력 특별법을 만들때 '이 법이 만들어지면 사회는 굉장히 혼란에 빠질 거다', '시급하다', '무르익어야 한다'라는 말을 정치인들이 입에 달고 살았다"라며 "차별금지법에 대해서도 '사회적 합의 수준이 이르지 않았다', '조급하다'라고 말이 나오는데, 너무나 부끄럽다"라고 지적했다.

최 전 위원장은 "이번에 차별금지법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저는 향후 또 15년이 걸릴지도 모른다는 절망적인 생각도 든다"라며 "간절하고 절박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앉았다. 어떤 일이 있어도 이번에 꼭 제정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차별금지법이 제정되어서 꽃 피우는 나라를 보고 싶고, 그렇게 살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비상시국선언문을 통해서 5월 임시국회에서 차별금지법을 제정할 것을 촉구했다.

참가자들은 "시민들과 인권시민사회의 15년이 넘는 노력과 투쟁, 국제인권기구들의 반복되는 권고에도 불구하고 국회는 차별금지법 제정에 나서지 않음으로써, '평등'이 표류하도록 방치하고 있다"라며 "국민동의청원 10만 명 동의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논의와 합의를 핑계로 인권을 나중으로 미루고 민주주의를 침식시키고 있다. 국회는 즉각적인 차별금지법 제정으로 시대적 사명을 완수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차별과 혐오가 잠식해가는 우리 일상에 평등은 곧 밥이다. 우리는 국회가 하루빨리 차별과 혐오를 끊어내기를 촉구하며 국회앞 동조단식을 전개한다"라며 "대선 패배 이후 5대 개혁 과제의 하나로 '모두를 위한 평등법 제정'을 약속했던 더불어민주당, '국민통합'을 약속한 국민의힘은 이제 이 사회에 인권과 존엄이 뿌리내리도록 차별금지법 제정을 신속하게 추진하라"라고 촉구했다.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주최로 경과보고와 향후 계획안을 논의하는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비상시국회의’가 열리고 있다.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주최로 경과보고와 향후 계획안을 논의하는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비상시국회의’가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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