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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0일 프랑스 대선 1차 투표 집계 결과가 스크린에 표시되고 있다.
 4월 10일 프랑스 대선 1차 투표 집계 결과가 스크린에 표시되고 있다.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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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대통령 선거에서 연임에 도전하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극우 성향의 마린 르펜 국민연합(RN) 후보가 5년 만에 다시 맞붙는다.

프랑스 내무부가 11일 오전 11시(한국시각) 발표한 대선 1차 투표 개표 현황(97% 개표 완료)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이 27.3%, 르펜 후보가 23.9%를 득표하며 나란히 1, 2위에 올랐다. 

1차 투표에서 과반을 획득한 후보가 나오지 않을 경우 1, 2위 후보가 결선투표를 실시한다. 이로써 마크롱 대통령과 르펜 후보는 오는 24일 결선투표에서 다시 맞붙어 최종 승자를 가리게 된다.

극좌 성향의 장뤼크 멜랑숑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 후보는 21.7%를 득표해 지난 2017년 대선에 이어 또다시 3위에 그쳐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멜랑숑 후보는 극우 정당의 집권은 막아야 한다면서 마크롱 대통령을 간접적으로 지지하기도 했다.

5년 전 르펜 압도했던 마크롱... 이번엔 쉽지 않다
 
재선 도전에 나선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4월 10일 파리 포르 드 베르사유 6관에서 열린 프랑스 대선 1차 투표 결과 발표 후 연설에 앞서 지지자들에게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재선 도전에 나선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4월 10일 파리 포르 드 베르사유 6관에서 열린 프랑스 대선 1차 투표 결과 발표 후 연설에 앞서 지지자들에게 포즈를 취하고 있다.
ⓒ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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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대통령과 르펜 후보는 두 번 연속 결선투표에서 맞붙게 됐다. 2017년 대선 당시 마크롱 대통령은 66%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르펜 후보(33%)를 2배 차이로 여유있게 따돌렸다. 그러나 이번에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프랑스여론연구소(Ifop)가 지난 8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결선투표에서 맞붙을 경우 마크롱 대통령 52%, 르펜 후보 48%로 나타났다. 

2017년 대선에서 정치 개혁을 내세운 중도 성향의 마크롱 대통령에게 정권을 내준 프랑스 양대 정당은 이번에도 참패했다. 우파 공화당(LR) 발레리 페크레스 후보는 4.8%, 좌파 사회당(PS) 안 이달고 후보는 1.7%를 득표하는 데 그쳤다.

만약 마크롱 대통령이 이긴다면 프랑스에서 20년 만에 현직 대통령이 연임에 성공한 사례가 된다. 반면 르펜 후보가 승리하면 프랑스 역사상 처음으로 극우 세력이  집권하게 된다.

마크롱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중재하겠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직접 만나고 수차례 전화 통화하며 국제무대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정작 국내에서는 실업률, 물가 상승 등 경제 문제에 잘 대처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으며 인기가 떨어졌다.  

여기에 프랑스 정부가 코로나19 대응, 연금개혁, 디지털 전환 등 각종 정책 자문 비용으로 미국 컨설팅업체 맥킨지를 비롯한 민간 기업에 지난해에만 8억9330만 유로(약 1조2000억 원)를 썼다는 이른바 '맥킨지 스캔들'도 마크롱 대통령의 발목을 잡고 있다.

'대선 삼수' 르펜의 약진... 실용적 극우?
 
프랑스 극우 성향 후보 마린 르펜가 4월 10일 연설을 하고 있다.
 프랑스 극우 성향 후보 마린 르펜가 4월 10일 연설을 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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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펜 후보는 이 틈을 파고들었다. 대선에 세 번째 도전하는 르펜 후보는 프랑스 우선주의, 반세계화 등을 내걸어왔으나 이번 대선엔 경제 문제를 내세워 마크롱 정권을 공략하고 있다. 

러시아로부터 선거 자금을 대출받으며 푸틴 대통령을 노골적으로 지지해왔던 르펜 후보는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관련 발언을 자제하고 있다. 강력한 반이민 정책을 내세우지만, 우크라이나 난민은 받아들여야 한다는 주장도 폈다.

AP통신은 "프랑스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되려는 르펜 후보는 지난 수년간 자신을 훨씬 실용적이고, 덜 극단적인 사람으로 보이기 위해 들여온 노력을 보상받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영국 BBC도 "프랑스의 경제 압박이 가중되면서 르펜 후보의 전략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라며 "프랑스 유권자들은 극우 진영에 표를 주는 것을 더 이상 낙인으로 여기지 않는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대선은 프랑스의 정체성을 재편하는 것을 넘어 유럽의 포퓰리즘이 승승장구하는지, 아니면 쇠퇴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국제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라고 주목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1차 투표가 끝나고 "누구를 선택했든 당신과 함께하고 싶다"며 "결선 투표에서 "프랑스와 유럽의 새로운 시대를, 희망을, 모두를 위한 선택을 해달라"고 호소했다. 

또한 르펜 후보를 겨냥해 "프랑스를 포퓰리스트와 외국인 혐오자들에게 넘겨줄 것이고, 그것은 프랑스가 아니다"라며 "극우 세력의 집권을 막아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반면에 르펜 후보는 "1차 투표에서 프랑스 국민은 두 가지 상반된 미래 사이에서 근본적인 선택을 하기를 원했다"라며 "하나는 마크롱 대통령이 소수의 이익을 위해 만든 분열, 불공평함, 무질서였고 또 하나는 사회 정의를 중심으로 프랑스의 국민적 통합"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는 결선투표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누구를 지지하느냐가 아닌, 생존을 위한 투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태그:#프랑스 대선, #에마뉘엘 마크롱, #마린 르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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