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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실 사선문
 임실 사선문
ⓒ 이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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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상류의 임실군 관촌면 사선대 관광지는 수려한 풍경에 역사와 설화가 함께 어우러진 생태공원이다. 전주에서 17번 국도로 넘는 호남정맥의 고개 슬치는 만경강과 섬진강 유역의 분수령이다.

섬진강 상류의 이 지역은 오원강(烏院江)이라는 향토적인 이름이 친숙하다. 강을 막 건넌 17번 국도 위에는 2층 누각인 사선문(四仙門)이 강변을 지키고 있다. 왕복 4차선 도로로 항상 열려 있는 사선문의 2층은 정면 7간 측면 1간의 팔작지붕 누각이다.

사선문 주차장에서 17번 국도 아래로 설치된 암거 통로를 지나면, 줄사철나무 작은 군락이 푸르게 맞이한다. 줄사철나무가 작고 잎으로 바위와 나무를 푸르게 덮으며 기어오르고 있다.
 
사선대 줄사철나무
 사선대 줄사철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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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선대 40m 높이의 절벽 능선을 따라 이어지는 생태 탐방로는 도보로 20분이면 운서정(雲棲亭) 정자를 지나 천연기념물 가침박달과 산개나리 군락을 만나볼 수 있다. 사월이 시작되는 첫날, 사선대 생태 탐방로를 찾아 산개나리 개화를 찾아갔다. 생태 탐방로 좌측으로는 오원강을 바라보며 원시림처럼 수목이 우거진 절벽과 가파른 비탈이다.

절벽의 가파른 경사지는 소나무, 느티나무, 참나무류의 거목들이 원시림처럼 울창하다. 이른 봄에 양귀비과 피나물 군락과 미나리아재비과 복수초 군락이 노랗게 봄소식을 피워낸다. 생태 탐방로 오른쪽은 완만한 경사면에 밭과 과수원이 시기마을에서 농원마을까지 이어진다.

사선대 생태 탐방로는 사선대 잔디 광장, 사선대 호수가 벼랑 아래 나무 데크, 사선대 능선으로 여러 갈래로 펼쳐진다. 이 생태 탐방로는 운서정 정자와 가침박달 산개나리 군락지까지 이어진다. 운서정에서 보면 사선대 호수와 관광지가 한눈에 잡히고, 고려와 조선 시대에 오원 역참(驛站)이 있었던 관촌 시가지가 보인다.
 
사선대 운서정
 사선대 운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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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서정은 1928년에 지어진 정자다. 우국지사들의 모임 장소이기도 했다. 건물 양식이 정자보다는 누각처럼 화려하고 격조가 있다. 사선대 절벽을 이루는 바위는 퇴적암인 검은색 셰일로 보인다. 오원강 쪽은 하천의 침식 작용으로 수직 절벽을 이루고, 능선 건너편은 완만한 경사면의 구릉으로 마을과 농경지를 이루고 있다.

섬진강 상류 관촌은 조선의 3대 임금 태종이 행행(行幸)한 곳이다. 태종은 1413년 가을에 전주와 이 부근 지역을 다녀갔다. 9월 25일, 26일에 진안 마이산을 거쳐 9월 27일에 임실 오원역(烏院驛) 일원에 도착하였다.

섬진강 상류인 이곳에 온 목적을 태종실록에는 사냥을 왔다고 기술했다. 그러나 역사의 행간을 살펴보면 사냥 목적만은 아닌 듯하다. 태종은 제2차 왕자의 난 이후에 오랫동안 전주에 유배된 정치적 경쟁 관계였던 회안대군을 경계한 행차로 보인다. 사냥은 군사훈련이었다. 그때 누군가는 이 오원강 절벽 능선 마루에서 강 건너 모래톱에서 펼쳐지는 군사훈련을 조망하지 않았을까?

호남정맥 산줄기를 이루는 진안의 마이산 역암과 진안 백운면 운교리 삼각주 퇴적암은 지질 명소다. 이들 진안 지역의 지질 명소들은 중생대 백악기인 1억 년 전에 지금의 진안과 임실 지역에 걸쳐 있었던 길이 30km 폭 20km의 마름모꼴 호수에서 형성된 퇴적암의 지질시대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이곳 임실 사선대의 절벽도 그 시대에 형성된 셰일 퇴적암층으로 보인다.

이 지역에는 사선대 설화가 전승된다. 진안 마이산의 두 신선과 임실 용요산의 두 신선이 이곳 강가에서 절경을 즐기고 있었다. 이때 하늘에서 까마귀가 날고 네 명의 선녀가 내려와서 신선들과 함께 하늘로 올라갔다고 한다. 그래서 이 강을 '까마귀 오' 자를 써서 오원강(烏院江)이라 했단다. 이 사선대 설화는 조선 중기부터 전해 온 것으로 여겨진다.
 
사선대 퇴적암 절벽
 사선대 퇴적암 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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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시대부터 조선 시대까지 역참인 오원역이 있었고, '오원(烏原)'이란 명칭이 있었다. 이 지명의 유래를 사선대 절벽을 이루는 퇴적암 셰일의 색이 검어서 '까마귀 언덕'이란 의미로 오원이라 한 것은 아닐까? 거대한 검은색 셰일 퇴적층의 산 능선 지형이 한쪽은 강물에 침식되어 절벽을 이루었고, 한쪽은 비스듬한 비탈에 마을과 농경지가 형성된 것이다.

운서정에서 동쪽 능선길로 천연기념물 387호로 지정된 가침박달 군락지가 펼쳐진다. 5월에 개화하는 이곳의 가침박달은 한창 새싹을 피워내고 있다. 이 가침박달 군락지를 200m 지나면 천연기념물 388호로 지정된 산개나리 군락지가 나타난다.
 
사선대 산개나리 개화
 사선대 산개나리 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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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산개나리가 막 개화하고 있다. 노란 산개나리 꽃잎이 오원강의 검은색 이미지와 대조되어 더욱 선명하다. 산개나리는 개나리보다 꽃이 작고 색이 옅어서 더 수수한 느낌이다. 줄기에 가는 털이 있다. 이곳이 산개나리의 남방한계선이며 야생상태로 국내 최대의 군락지라고 한다.

섬진강 상류 오원강의 사선문 주차장에서 운서정, 가침박달과 산개나리 군락지까지 이어지는 생태 탐방로 20분 거리는 산맥, 강물, 산성들이 함께 어울려 아름다운 절경이다. 4월 산개나리의 노란 꽃, 5월의 가침박달의 하얀 꽃을 감상하려고 꽃이 피기 전부터 여러 차례 이곳을 방문한다. 꽃 피기를 기다리며 찾아가는 마음은 언제나 싱그러운 기대와 기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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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 임실군 문화관광해설사] 향토의 역사 문화 자연에서 사실을 확인하여 새롭게 인식하고 의미와 가치를 찾아서 우리 지역의 가까운 고갯길을 걸으며 기사를 엮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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