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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숙 여사 옷값' 논란에 대한 언론보도
 "김정숙 여사 옷값" 논란에 대한 언론보도
ⓒ 네이버뉴스 캡처
 
'김정숙 여사 옷값' 논란에 대한 언론보도
 "김정숙 여사 옷값" 논란에 대한 언론보도
ⓒ 네이버뉴스 캡처
 
- 억대 까르띠에? 모조품?… 영부인 브로치, 명품 커뮤니티도 의견 반반 (조선일보)
- 논란의 김정숙 여사 브로치, 까르띠에 공식 답변은? (국민일보)
- [야고부] 한국의 이멜다 (매일신문)
- 신평 "김정숙 여사, 특활비로 남편 임기 내 사치…내로남불" (동아일보)

김정숙 여사의 옷값 논란이 점입가경이다. 언론 때문이다. 근거 없이 김 여사가 국민 세금으로 사치했다는 의혹성 보도들이 줄줄이 나오는가 하면, 김 여사가 달고 나온 브로치의 진품 여부까지 쟁점으로 삼는 기사까지 등장했다.  

<억대 까르띠에?...>(조선일보)와 <논란의 김정숙..>(국민일보) 기사는 김 여사의 '표범 브로치'가 까르띠에의 제품이 맞는지 아닌지를 추적하는 기사다. 사진만으로는 어디 제품인지조차 알기 어렵다. 게다가 이 브로치를 어떤 비용으로 샀는지 정확하게 확인된 내용도 없다. 그런데도 언론사들은 '영부인이 국고로 2억(브로치 추정 금액)짜리 브로치를 샀을지도 모른다'는 의혹을 확산시키는 보도를 반복하고 있다. 

<한국의 이멜다>라는 매일신문의 칼럼이나 신평 변호사의 말을 인용한 동아일보의 기사는 한 걸음 더 나아간다. 김 여사를 공격하는 누리꾼들의 근거 없는 주장을 확대 재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매일신문 칼럼은 억측으로 채워져 있다. 

칼럼을 쓴 기자는 "그렇다면 가격은 일반 서민들이 상상조차 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말도 온라인에서 회자되고 있다. 최근에는 까르띠에 표범 브로치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혹자는 작은 것이 2억 원을 넘고, 김 여사가 착용한 손바닥만 한 크기의 진품은 20억 원을 호가할 것이라는 분석도 했다"라며 "어쩌면 한국의 이멜다 김정숙 여사는 진정으로 필리핀의 이멜다를 꿈꾸고 있는지도 모르겠다"라고 썼다. 이멜다는 필리핀의 독재자 페르디난디 마르코스의 아내였고, 엄청난 명품수집광으로 유명하다. 이는 김 여사 의전 비용에 대한 알 권리를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모욕주기'에 가까운 수준이다.

왜 지금?
 
청와대에서 카드뉴스로 작성한 <김정숙 여사의 '패션' 이 궁금하시다고요?>의 일부분
 청와대에서 카드뉴스로 작성한 <김정숙 여사의 "패션" 이 궁금하시다고요?>의 일부분
ⓒ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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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김정숙 여사의 옷값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2017년 10월 대한애국당 사무총장을 지낸 고 정미홍씨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취임 넉달도 안 돼 (김 여사가) 옷 값만 수억을 쓰는 사치로 국민의 원성을 사는 전형적인 갑질에 졸부 복부인 행태를 하고 있다"라고 비난을 퍼부었고, 커뮤니티에서도 '옷값 5억' 등의 루머가 돌았다. 

그러자 청와대는 "김정숙 여사의 패션이 궁금하시다고요?"라는 카드뉴스를 만들어 반박했다. 카드뉴스에 따르면 김 여사는 10여년간 즐겨입던 옷을 자주 입고, 쇼핑은 홈쇼핑, 기성복, 맞춤복을 다양하게 구입하고 필요하면 직접 수선도 해입는다. 흰색 원피스나 스트라이프 정장 등 하나의 의상을 여러가지로 활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일상 행사의 의상은 김 여사 부담이지만 공무로 참석하는 순방행사는 청와대의 예산지원을 받는다.

다시 옷값 논란이 불거진 것은 지난 2월 10일 한국납세자연맹이 대통령비서실장을 상대로 '정보공개거부 처분을 취소하라'며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이 나면서다. 재판 결과에 따르면 개인정보를 제외한 특수활동비(기밀유지가 요구되는 정보 및 사건수사, 기타 이에 준하는 국정수행활동에 소요되는 경비) 내역과 의전 비용 등에 대해 청와대가 공개해야 하지만, 청와대는 항소로 맞섰다. 한국납세자연맹이 2018년에 정보공개를 청구한 내용은 특수활동비 집행 내역, 김정숙 여사의 옷값을 비롯한 대통령 부부의 의전 비용, '황제 도시락' 의혹을 불러온 2018년 1월 장차관급 워크숍의 도시락 가격 등이다. 하지만 이 판결을 보도했던 대부분의 언론은 헤드라인을 '김정숙 여사의 옷값'으로 뽑았다.

이후 잠잠하던 '옷값 논란'은 지난 주말을 거치면서 다시 점화됐다.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캠프 공익제보지원위원장을 지냈으나, 이번 대선 '윤석열 지지'를 선언한 신평 변호사가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진실의 촛불'이라는 글을 올리며 "김정숙씨가 청와대 특수활동비를 사용하여 남편의 임기 내내 과도한 사치를 하였다고 한다"라고 쓴 것이다. 단순히 개인의 주장이었지만, 언론을 통해 그의 글이 퍼져나가면서 사태가 일파만파 확산됐다.

이에 청와대는 29일 "대통령 배우자로서 의류 구입 목적으로 특활비 등 국가예산을 편성해 사용한 적 없으며 사비로 부담했다"면서 "순방이나 의전, 국제 행사 등에서 받은 의상은 기증하거나 반납했고, 정상회담이나 해외방문, 외빈 초청 등 공식 활동 수행 시 국가원수 및 영부인 의전 비용은 엄격한 내부 절차를 따라 최소한의 수준에서 예산의 일부가 지원된다"라고 반박했다.

사건의 본질은?
 
2020년 10월 22일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이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하기 전 윤호중 법사위원장과 면담을 마친 뒤 나오고 있다.
 2020년 10월 22일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이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하기 전 윤호중 법사위원장과 면담을 마친 뒤 나오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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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본질은 일부 국가기관이 지금껏 기밀을 유지한다는 명분으로 영수증을 제출하지 않고, 사용처를 공개하지 않고 쓴 특활비 내역 공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이 문제에선 검찰총장을 지냈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역시 자유롭지 못하다. 김승원 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윤 당선인의 검찰총장 재임기간 동안 대검찰청에 배정된 특활비는 약 147억 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이중 검찰총장이 직권으로 사용할 수 있는 '수시 집행'규모는 연간 50억 원대에 이른다.

지난 1월 서울행정법원이 검찰총장과 서울중앙지검장의 특활비 업무추진비를 공개하라고 판결내렸지만, 이 역시 검찰이 항소하면서 공개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관련 기사: "윤석열 147억 특활비 검증 끝났다" 국힘 주장 '대체로 거짓'http://omn.kr/1x9dq)

하승수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옷값, 의전비용, 특수활동비 등 청와대 예산 정보공개 요구하는 '국민의힘' 주장 좋다. 저도 그 점에 대해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비판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윤석열 당선인이 검찰총장 시절에 쓴 100억이 넘는 특수활동비에 대해서도 같은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담당자와 검찰총장만 안다는 그 예산을 어디에 썼는지도 공개되어야 한다. 그리고 윤석열 당선인이 취임 후에 사용할 예산, 지금 인수위에서 쓰고 있는 예산에 대해서도 같은 기준이 적용되어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본질 호도와 망신 주기... 저열한 언론
 
김정숙 여사가 17일 충남 아산 경찰대학교에서 열린 2022년 신임경찰 경위·경감 임용식에서 임용자 대표들에게 꽃다발을 전달하고 있다.
 김정숙 여사가 17일 충남 아산 경찰대학교에서 열린 2022년 신임경찰 경위·경감 임용식에서 임용자 대표들에게 꽃다발을 전달하고 있다.
ⓒ 청와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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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전문가들은 언론이 '김정숙 여사 옷값' 논란을 부추기면서, 본질을 호도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언경 미디어인권연구소 '뭉클' 소장은 "특활비가 적정하게 사용되는지는 평소에도 감시해야 될 사안"이라면서 "그런데 지금에서 기사화가 된다는 것은 시기적으로도 건전한 권력비평이라기보다는 끝나는 정부에 대한 공격이자 망신주기에 가깝다"라고 강조했다.

신미희 민주언론연합 사무처장은 "특활비와 의전 비용은 다른 문제인데 그걸 구분하지도 않았고, 선정적인 단어와 표현을 사용한 기사들이 검증은커녕 불필요한 논란은 증폭시키고 있다"라며 "모든 언론이 그런 건 아니지만, 특정인의 말을 단순히 받아쓰기만 하는 '온라인용 저질 기사'가 포털을 통해 전달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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