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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근 강릉시장 친인척 명의의 구정면 학산리 임야 6500여평 (21961m²)에서 진행되던 대규모 불법 성토 공사. 현재는 중단됐다.
 김한근 강릉시장 친인척 명의의 구정면 학산리 임야 6500여평 (21961m²)에서 진행되던 대규모 불법 성토 공사. 현재는 중단됐다.
ⓒ 김남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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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투기 의혹에 휩싸인 김한근 강릉시장 일가와 지인 등이 KTX종착역으로 거론되던 개발예정지에 2만1천여 평의 토지를 사들여 70여 필지로 쪼갠 뒤 김 시장 취임 전후에 걸쳐 대부분 매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개발예정지에 71필지 집중 매입

<오마이뉴스>는 공개된 자료를 바탕으로 김 시장 일가의 부동산 거래 내역을 분석했다.

앞서 정의당 강릉시위원회가 공개한 김 시장과 친인척, 기업대표인 지인 등의 2007년~2021년 부동산 거래내역을 분석한 결과, 이들은 2007년과 2011년 구정면 학산리 지역에서 71필지(2만1천 평) 토지를 집중 매입했다. 당시 거래 가격 기준으로 매입 금액은 약 50억 원으로 추정된다.

이 시기는 김 시장이 강원도청 국회협력관으로 근무하던 때다. 이렇게 매입된 토지는 김 시장과 작은아버지 부부, 기업 대표 등 4명이 소유했다. 김 시장이 약 6800여 평, 작은아버지 부부 1만3천여 평, 기업 대표 2800여 평 등이다.

이들이 집중 매입했던 강릉시 구정면 학산리 일대는 25년 전인 1997년 강릉시와 철도청 협의에 따라 지역의 숙원사업이던 원주~강릉 전철사업(당시에는 단선)의 종착지로 결정됐던 곳이다. 이후 미진하던 사업은 2003년 강원도가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에 나서면서부터 주목받기 시작했다. 교통 인프라에 원주~강릉 복선전철 사업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김 시장은 2007년 6월 27일 임야와 과수원, 대지 등 6천여 평(1만9878㎡)를 매입한 데 이어, 8월 2일 임야 480평(1587㎡), 8월 27일 400여 평(1322㎡)을 추가 매입했다. 이렇게 사 들인 토지는 모두 6800여 평(2만2787㎡)에 달한다. 또 한두 달 간격으로 지인 A씨와 김 시장의 친인척 부부 역시 과수원, 대지, 임야 등 모두 1만3천여 평(4만2987㎡)을 사 들였다.


인근 한 주민은 <오마이뉴스>에 "토지 매입 당시 고위 공무원 신분이던 김 시장이 주말을 이용해 강릉으로 자주왔고, 자신을 소개하며 인근 주민에게 땅을 알아봐 달라고 수시로 요청했다"고 전했다.

이들이 토지를 집중 매입한 다음 해인 2008년에는 KTX종착역 준비를 위한 남강릉IC 개설공사가 시작돼 2009년 완공되는 등 호재가 이어졌고, 부동산 투기 세력은 극성을 부렸다. 특히 2010년 3월 이명박 당시 대통령이 KTX 원주~강릉 복선 전철 긍정검토를 지시해 사업은 더욱 급물살을 탔다.

더 나아가 2011년 7월 5일 강원도는 3번째 동계올림픽 도전 끝에 유치에 성공했다. 김 시장 친인척 부부는 이 시기인 2011년 4월 1800여 평(5851㎡)의 토지를 또 추가로 사들였다. 

김 시장 "급매 도왔다"라고 설명했지만...

이렇게 매입된 토지들 가운데, 김 시장 명의 토지들은 2014년 19필지로 분할돼 9명에게 매각됐다. 당시 거래금액은 평당 50만 원으로 추정 매각대금은 35억 원 정도다. 상당한 시세차액을 거뒀을 것이라는게 지역 주민들의 증언이다.

김 시장은 이에 대해 "15년 전 외국 장기 근무를 앞두고 관리가 어려운 서울 아파트와 강릉 본가를 매각한 비용으로 매입했다"면서 "이후 2014년 장남의 해외 유학비용 마련을 위해 매입가와 비슷한 가격에 급매를 한 바 있다"고 해명했다. 

주목할 건, 이후 친인척·지인 명의 토지 1만2천 평이 49필지로 분할됐고, 이 중 41필지가 2016년~2017년에 걸쳐 대부분 매각됐다. 김 시장이 지난 2018년 강릉시장 출마를 준비하는 시점이다. 이 토지들의 매각은 김 시장이 모두 주도했다. 매매시 향후 형질변경에 대비한 개발부담금도 함께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지역 주민은 "당시 김 시장이 땅을 사라고 권유하고 다니면서 '4차선 도로가 뚫린다. 그런 계획이 있는 땅이니 사놔라. 도움이 된다'고 구입을 권유하고 다녔다"고 증언했다. 잔여 토지에 대한 매각은 김 시장의 시장 재임시기인 2019년, 2020년, 2021년에도 이어졌다.

김 시장은 이에 대해 "작은아버지 암 투병과 사후 대비를 위해 급매를 요청, 지인들에게 부탁해 매매가 이뤄질 수 있도록 도움을 준 것이고, 시세보다 훨씬 낮은 금액으로 이뤄졌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급매"였다는 김 시장의 해명은 상식적이지 않다는 게 지역 반응이다. 지역 기업인이 포함된 4명 모두 매입 시기가 비슷하다는 점, 고령(1943년생)인 친인척의 매입 토지 규모가 크다는 점, 토지가 무려 49필지로 분할 매각됐다는 점 때문이다.

게다가 특이한 건 김 시장 일가와 지인의 소유권이 서로 얽혀있는 구조라는 점이다. 서로 상대방 소유 토지에 '근저당채무자' 설정돼 있다. 근저당채무자라는 건 타인의 토지를 담보로 제공하고 대출을 받아갔다는 의미다. 토지 분할 매각시에도 매매 형식으로 서로 소유권을 주고 받았다. 이 때문에 정의당 등에서는 김 시장의 차명 투기를 의심하고 있다.

김 시장은 타인 소유 토지에 근저당채무자로 등재돼 있는 이유를 설명하지 않고 있다.

토지거래 현황을 본 관련업계 전문가는 <오마이뉴스>에 "서류상으로만 보면 토지를 매입한 친인척과 지인들과의 관계가 입증될 경우 차명 투기 여부가 드러날 수 있다"면서 "대출 진행 방법과 날짜까지 관련성이 깊어 보이고 대출금으로 다른 토지를 매입했을 가능성 또한 높아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재까지 물류단지 등 남강릉 개발에 목을 매고 있는 데는 토지 소유와의 연관성이 충분해 보인다"면서 "만약 이 모두가 아니더라도, 개발예정지에 이 정도 매입한 것은 집중 투기에 가깝가는 게 합리적인 의심이다"라고 말했다.

정의당 29일 추가 기자회견... 김 시장 고발 예정

강릉시가 대규모 개발 사업을 벌이고 있는 이 지역에는 김 시장이 근저당채무자로 올라가 있는 친인척·지인 명의 소유 21961㎡(6천6백여 평)의 토지들만 남아있는 상태다. 강릉시는 이 토지를 지나는 4차선 도로 확보장 공사를 진행 중이다.

확포장공사 추진 과정에서 강릉시는 국토교통부가 제시한 노선과는 달리 시장 친인척이 소유한 땅과 가까운 노선을 정부에 제시해 결국 낮은 효율성으로 지원을 못 받게 됐다. 이후 강릉시는 214억 원 전액 시비로 사업을 진행했다. 지역 인사들을 중심으로 '이 토지에 도로를 개설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는 까닭이다.

오는 6.1 지방선거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김 시장은 토지 매입은 인정했지만 차명 투기를 비롯해 전반적인 부동산 투기 의혹은 부인하고 있다. 정의당은 김 시장이 공직자윤리법을 위반했다고 보고 29일 오전 11시 추가 기자회견을 열어  김 시장을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한근 강릉시장 일가와 기업인인 지인의 개발 예정지 부동산 거래 현황
 김한근 강릉시장 일가와 기업인인 지인의 개발 예정지 부동산 거래 현황
ⓒ 정의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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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지역 취재하는 김남권 객원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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