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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코르도바에서 맞이하는 7번째 봄이다. 까미노 데 산티아고 순례 중에 만난 코르도바 남자는 인생지기가 되었고 나는 마드리드에서 이사를 왔다. 직업의 특성상 집 밖에서 보낸 날이 더 많았기에 한동안 잘 모르고 살았던 코르도바다.

그런데 이곳이 달라지고 있다. 지난 2년간 관광학 공부를 하면서 트인 안목 때문인지, 정말 코르도바가 작정하고 변화를 시도하는 중이어서인지 모르겠다. 어쨌든 소박한 듯 대박인, 대박인 듯 소박한 코르도바를 소개하고 이곳의 삶을 나누고자 한다.
 
숨겨진 골목에 세워진 파티오 동상
▲ 코르도바 숨겨진 골목에 세워진 파티오 동상
ⓒ 고정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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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년간 코로나 바이러스는 너무나 아름답기만 한 코르도바의 봄과 축제들을 잠잠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올해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인생이 축제인지 축제가 인생인지 종종 헷갈리게 만드는 스페인 사람들, 그중에서도 특히 코르도바 사람들은 이번 봄을 더이상 코로나에 뺏기지 않을 것 같다. 

스페인의 남쪽에 자리하고 약 78만 명의 인구가 살고 있는 코르도바 주 (州)에서 가장 유명한 봄맞이는 단연 파티오(내부정원) 축제와 메스키타 대성당으로 향하는 세마나 산타(성주간) 행렬이다. 그 밖에 몬띠야 모릴레스 와인, 올리브 오일, 하몽, 치즈, 오렌지 등 코르도바 내 원산지에서 열리는 축제들도 빼놓을 수 없다. 그러니 코르도바 사람들은 벌써부터 분주하다. 

각양각생, 코르도바 주의 봄맞이 

첫 봄맞이 구경은 오렌지 수거와 나무 단장이다. 일단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코르도바 메스키타 대성당의 정원에 떨어진 오렌지들을 수거해야 한다. 그리고 길거리의 오렌지 나무들을 예쁘게 단장하거나 주변 인테리어와 조화를 이루어 사람들이 그냥 지나칠 수 없게 만든다. 사진을 찍거나 잠시라도 앉아 바라보고 싶어진다. 요즘은 바람에 실려오는 오렌지꽃 아사아라의 향이 황홀하기도 하다. 
 
다음 봄맞이 구경거리는 세마나 산타(성주간) 행렬 준비다. 스페인은 가톨릭과 관련한 문화, 전통, 축제 등등이 생활 전반에 자리하고 있다. 특히 다음 4월에 있을 세마나 산타는 가톨릭의 전례(교회의 의식)에서 예수의 수난과 죽음을 기억하고 묵상하는 일주일을 보내는 시간이다.

부활대축일 전 한 주간을 스페인어로 세마나 산타(Semana Santa 성주간 聖週間) 라고 한다. 이 때는 예수의 수난과 죽음에 관련된 성상(聖像)을 몸소 나눠지는 가마가 각 성당에서 출발하여 메스키타 대성당을 향한다.   
    
이 행렬을 만나면 그 장엄한 분위기와 참여하는 사람들의 태도에 발을 멈추고 침묵하게 된다. 고통이 생생하게 느껴지는 성상의 예술성과 뒤따르는 악단의 슬픈 곡조, 반주 없이 부르는 애절한 노래에 잠시 먹먹해질 수도 있다.
 
세마나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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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정실

바로 이 때를 위해 코르도바의 다양한 성당에서는 요즘 준비가 한창이다. 성당 제대를 단장하고 악단 예행 연습을 하며 수십 톤에 달하는 가마를 나눠지는 훈련을 하려고 허리를 동여맨다. 공동체가 함께 희생과 극기를 통해 부활을 기다리는 시기인 것이다. 
 
▲ 세마나산타 준비 행렬에 나설 가마를 지는 훈련을 위해 허리 동여 매기
ⓒ 고정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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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봄맞이 구경거리는 파티오 축제 준비. 코르도바의 파티오 축제는 1918년부터 시작되어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며 2012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파티오는 코르도바를 비롯한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지역의 전형적인 내부 정원을 의미한다. 주택 내부로 자연광이 쉽게 들 뿐 아니라 다양한 식물이나 분수를 두어 여름에는 자연 냉방장치도 된다. 
 
ⓒ 고정실
 
코르도바의 파티오 축제는 스페인에서 가장 유명하다. 코르도바 사람들에게 파티오는 애정과 정성, 열정을 심고 기르는 공간이자 자부심의 열매다. 서로 화분을 교환하는 벼룩 시장도 열고 5월에 시작하는 축제에 맞추어 식물과 꽃을 가장 아름답게 피워내기 위해 준비가 한창이다.

코르도바는 많은 이들과 북적거리며 아름답고 맛있고 향기나는 봄을 즐기기 위해 이렇듯 분주하다. 당연히 한국의 방문객들도 기다리고 있다. 안달루시아의 코르도바 관광청 대표까지 나서서 두 팔 벌려 환영한다고 하니 함께 하시지 않겠는가!
 
▲ 한국 방문객을 기다리며
ⓒ 고정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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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코르도바의 유일한 한국인 공인 가이드. 신랑의 고향이자 삶터인 이곳 코르도바의 매력에 퐁당. 코르도바와 한국을 잇는 다리 역할의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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