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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 집무실을 청와대에서 국방부 청사로 이전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사진은 22일 집무실이 들어서는 용산구 국방부 청사(붉은색 화살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 집무실을 청와대에서 국방부 청사로 이전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사진은 22일 집무실이 들어서는 용산구 국방부 청사(붉은색 화살표).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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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당선 후 가장 먼저 추진하는 집무실 용산 이전에 대해 서울 용산 거주 주민과 상인들은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표하며 '환영한다', '반대한다', '모르겠다', '알 수 없다', '더 지켜보자'는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다. 

실제 국방부 우측에 자리한 동네인 용산동3가에서 식당과 점포 등을 운영하는 상인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상인 A씨는 "보다시피 골목마다 쓰레기가 날리고 지저분하다"면서 "청와대가 오면 공원도 만들어진다고 하니 지금보다는 나아지지 않겠냐"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그러나 같은 용산동3가에서도 다른 의견이 존재했다. 세탁소를 운영하는 B씨는 "국방부 하나 보고 이 자리에 들어왔는데 갑자기 이렇게 (국방부를) 비우라고 하면 장사하는 입장에서 걱정이 클 수밖에 없다"면서 "솔직히 청와대가 이전한다고 해서 크게 도움되는 게 무엇인지 아무도 알 수 없는 거 아니냐. 지금처럼 졸속으로 밀어붙이는 건 아닌 것 같다"라고 말했다.  

용산에서 태어나 40년 넘게 살고 있는 정아무개씨는 "집무실이 온다고 해서 애들부터 어른까지 동네가 엄청 시끌시끌해졌다"면서 "주민들 입장에서는 국방부나 청와대나 솔직히 크게 상관없다. 개발에 대한 방해나 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주민들 관심사는 용산 재개발... "공원화 기대"
 
22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앞 골목에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22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앞 골목에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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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가장 주목받는 건물은 국방부 청사에서 직선으로 약 450m 떨어진 삼각맨션. 국방부 정문에서 따지면 200m 안쪽 거리에 위치한 삼각맨션은 1970년 7월에 준공돼 올해로 52년차의 노후건물이다. 하지만 재개발에 대한 기대로 전용면적 48㎡ 매물이 12억원, 79㎡ 매물이 14억 5000만원에 나온 상태다. 

22일 <오마이뉴스>가 현장에서 만난 60대 주민 박아무개씨도 "동네 재개발과 재건축이 추진 중인 상황"이라면서 "이곳(삼각맨션)만 해도 30층 이상 주상복합으로 올라갈 거다. 그런데 이곳으로 청와대가 오게 되면 개발이 제대로 이뤄질지 우려가 크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윤석열 당선인이 지난 주말(20일)에 직접 이곳에 대한 추가 규제를 하지 않을 것이라 발표한 뒤 주민들 반대가 좀 누그러졌다"면서 "당선인이 직접 재개발과 재건축에 대해 보다 확실한 답을 줬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삼각맨션을 비롯해 삼각지역 일대에도 '대통령 집무실 용산 국방부청사 이전 환영' 현수막과 함께 '청와대 용산 이전 결사 반대. 삼각지 개발에 어떤 제한도 없음을 발표하라'라고 적힌 내용의 현수막이 골목 곳곳에 혼재돼 붙어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국방부에서 2km 이상 떨어진 이촌역과 신용산역, 서빙고 일대는 확실히 분위기가 달랐다. 이촌역 인근 주상복합아파트에 부모님과 함께 사는 20대 정아무개씨는 "당선인 말대로 국방부가 공원화되고 주변이 정비되면 지금보다 훨씬 주거환경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전반적으로 용산 일대에 대한 개발과 공원화가 이뤄졌으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드러냈다.

"결국 대통령 안전 고려해야... 주민 불편 초래될 것"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 집무실을 청와대에서 국방부 청사로 이전하는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22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앞에 차량들이 지나가고 있다. 국방부 앞 삼각지역 교차로는 출퇴근시 잦은 교통 체증을 빚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 집무실을 청와대에서 국방부 청사로 이전하는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22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앞에 차량들이 지나가고 있다. 국방부 앞 삼각지역 교차로는 출퇴근시 잦은 교통 체증을 빚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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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 집무실을 청와대에서 국방부 청사로 이전하는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22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앞에 청와대 국방부 이전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 집무실을 청와대에서 국방부 청사로 이전하는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22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앞에 청와대 국방부 이전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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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대통령이 용산 국방부 청사에 집무실을 마련하면 고도제한에 따른 주민들의 불편은 불가피하다. 

군사전문가인 문아무개씨는 22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이미 국방부 청사 인근 1km에 수십층에 달하는 고층빌딩과 아파트가 올라선 상태"라면서 "그곳에서 50구경 대물저격총을 놓고 목표물을 조준하는 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시야가 개방된 상황에서 1km 안에 있는 목표물을 저격수가 노리고 쏘면 어렵지 않게 타깃을 제거할 수 있다는 사실이 여러차례 증명됐다. 다른 상황을 떠나 순수하게 대통령 보안만 따졌을 때 과연 현재의 국방부가 안전한지 따지면 그렇지 않다. 특히 국방부 청사 앞쪽 개활지에 펼쳐진 헬기장을 보면 위험성은 더욱 증가한다."

문씨는 이어 "대통령의 안전과 보안을 고려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국방부 건물을 바라보는 새로운 건물을 짓는 건 고사하고 주변 고층건물에 대한 여러 통제가 들어갈 수밖에 없다"면서 "이에 따른 주민 불편은 당연하게 이뤄질 수밖에 없다"라고 예측했다. 

현재  서울 종로구 청와대 인근 효자동과 청운동 일대는 보안·경호 등 필요 때문에 최대 20m 높이 건물만 지을 수 있는 상황이다. 

태그:#청와대, #용산, #국방부, #윤석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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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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