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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수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 노동안전보건위원회 위원장.
 강한수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 노동안전보건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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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아이파크 붕괴사고 조사 결과에는 맹점이 하나 있습니다."

광주 화정 아파트 붕괴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은 현대산업개발의 부실 시공인 것으로 공식적인 결론이 내려졌다. 지난주 국토교통부 사고조사위원회는 시공사가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하면서 바닥 지지대(동바리)를 제대로 쓰지 않고, 불량 콘크리트를 쓰는 등 총체적인 부실 시공에 따른 사고라고 결론 내렸다. 국토교통부도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예고했다. 

하지만 현장에서 숱한 건설 사고를 마주해온 강한수 건설노조 노동안전보건위원장은 이번 조사 결과에 맹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산업개발이 부실공사를 하게 된 근본 원인에 대한 규명이 빠졌다는 것이다. 시공사와 하청업체가 바닥 지지대를 제대로 쓰지 않고 시공 관리를 부실하게 할 수밖에 없었던 배경은 무엇이었는지 설명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공사기간에 쫓겨서 시공을 하다 보니 무리한 공사를 진행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선행 공정에서 공사가 늦어지면 후속 공정도 그만큼 공사 기간을 늘려줘야 하는데, 그런 조치들이 이뤄지지 않고 공사가 빡빡하게 진행되면서 사고가 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강 위원장은 특히 '공사 기간에 대한 압박'이 대부분 건설 사고의 근본 원인이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공사 기간을 맞추지 못하면 지체보상금을 물어야 하는 시공사는 하청업체를 독촉할 수밖에 없고, 하청업체는 원청사의 요구를 수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안전 문제는 언제나 뒤로 밀렸다는 것이다.

강 위원장은 "공사 시공이 아니라 안전에 중점을 두고, 공사 설계부터 준공까지 각 공정마다 안전 조치를 하도록 규정한다면 이런 사고를 막을 수 있다"면서 현재 국회에 발의된 건설안전특별법의 통과를 촉구했다.

그는 이번 사고를 낸 시공사 현대산업개발에 대해선 "삼풍 백화점 붕괴 사고 이후 가장 큰 사고로 본다, 건설업 등록 말소 처분은 돼야 한다"는 의견도 밝혔다.

아래는 지난 21일 진행된 강 위원장의 인터뷰 일문일답이다.

"부실 시공? 왜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 규명해야"
 
▲ 강한수 “현대산업개발 등록말소는 당연... 더 중요한 문제 따로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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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주 국토교통부 사고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불량 콘크리트를 쓰고, 지지대를 제대로 설치하지 않는 등 총제척인 시공 관리 부실이 있었다는 결론이 나왔다. 사고 조사 결과에 대해 어떻게 보나?

"조사 결과에서 하나 빠진 것이 있다. 건설노조 성명에도 입장을 냈는데 근본적인 원인 분석이 빠진 게 맹점이다. 불량 콘크리트나 지지대 미설치 등은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다. 그러면 왜 그렇게 시공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명확히 해야 한다. 우리는 공사기간(공기)에 쫓겨 시공을 하다 보니 그렇게 무리한 공사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본다. 해당 공사 현장에서 암반이 나온 것으로 아는데 이 암반을 깨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고, 그에 따라서 공기 단축을 위한 여러 조치들이 진행되다 보니까 사고가 난 것으로 판단한다."
 
- 공기 단축을 위한 조치들이라고 하면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아파트 전체 공사는 현대산업개발이라는 원청업체 하나가 하는 공사지만, 그 안에는 수십 개의 전문 건설업체가 투입된다. 암반 작업은 토목업체가 하는데 토목작업이 이뤄져야 골조 작업이 이뤄진다. 그런데 토목 공정에서 암반 발견 등 계획보다 늦어지는 변수가 생기게 되니까 후속 공정이 제 때 착수되지 못하고 그에 따른 부담이 후속 공정 업체로 넘어간다. 그래서 후속 공정에 착수하는 업체들은 기간에 맞추기 위해 당연히 급하게 서두를 수밖에 없고, 안전에 대한 부분도 더 안일하게 관리할 수밖에 없다."
 
11일 오후 4시께 광주 서구 화정동에서 신축중인 고층아파트의 구조물이 무너져내렸다. 사진은 사고 직후 현장의 모습.
▲ 공사 중 고층아파트 구조물 붕괴 11일 오후 4시께 광주 서구 화정동에서 신축중인 고층아파트의 구조물이 무너져내렸다. 사진은 사고 직후 현장의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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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 하청업체들이 쫓기듯 시공을 한 것이 이런 사고로 이어졌다는 것인가?

"그렇게 본다. 공정을 착수하는 시기가 늦어지면 공사 완료 기간도 늘려줘야 한다. 토목 작업이 3개월 지체됐으면, 후속 공정인 골조 공사도 3개월 미뤄야 제대로 된 시공을 할 수 있다. 공사 기술이 발달됐으니 공사를 빨리 할 수 있지 않느냐고 하지만 콘크리트 양생 등의 작업은 기술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다. 그런데 (원청업체가) 공사 기간을 늘려주지 않았을 것이다. 공사 기간과 비용을 충분히 투입하도록 계약에 다시 반영해 줘야 하는데, 무조건 최초 계약했던 대로 그 시점에 끝내라고 했을 것이다."
 
- 그렇게 공사 일정이 빡빡하게 이뤄진 것은 결국 입주 날짜를 억지로 맞추려다 보니까 그런 것 아닌가. 결국 돈 문제로 귀결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사실 원청(현대산업개발)도 사정이 있다. 원청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준공 시기, 입주 시기를 못맞추면 (사업자에게) 지체보상금을 물어야 한다. 입주 날짜는 이미 정해져 있고 거기에 맞추기 위해서는 무조건 (하청업체들을) 독촉하는 수밖에 없는 거다. 결국엔 돈 때문에 독촉하다가 이런 참사까지 난 것이다. 그런 형태로 공사가 진행되는 게 이곳만이 아니다. 대부분 다 그렇게 해왔고 현대산업개발도 그렇게 안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번 사고만이 아니라 지금까지 계속 반복돼 왔던 건설 공사 사고의 근본 원인이 공기 단축 독촉이다. 공기를 단축하려고 하다 보니까 사고가 나고, 또 사고가 난다."

근본적인 사고 예방을 위해 필요한 것들
 
강한수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 노동안전보건위원회 위원장.
 강한수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 노동안전보건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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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이번 사고도 말씀하신 근본 원인에 대한 성찰이 아직 부족한 것 같다.

"왜 빨리 작업을 했고, 왜 이 작업이 규정을 무시하고 이뤄질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규명을 건너 뛰면 결국 현장 관리자나 하청업체만 처벌 받을 수밖에 없다. 대부분 건설 사고 조사가 그렇게 이뤄진다. 근본 원인보다는 직접적인 원인만 주로 밝히다 보니까 그렇다. 작업 지시를 무리하게 시킨 사람, 작업자만이 문제가 아니다. 작업 지시를 무리하게 할 수밖에 없었던 여러 외부 조건들을 근본적으로 해소해야 사고 예방으로 이어질 수 있다."

- 사실 과거에 비하면 안전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기는 하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도 시행됐고 안전불감증에 대한 문제 의식도 커지고 있다. 정치인들도 너나할것없이 현장으로 달려갔다. 그럼에도 여전히 부족한 건 뭔가?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통과되고, 건설사들은 제일 먼저 로펌에 달려갔다. 수십억을 주고 이 법을 우리 대표이사, 회장이 피해가려면 어떻게 해야 되는지를 물어봤다. 안전체계를 어떻게 만들지를 고민하는 게 아니라 법을 피해갈 궁리만 했던 것이다. 이렇게 되면 근본적인 사고 예방을 할 수 없다. 처벌을 우선 순위에 놓는다면 계속 빠져나가고 근본적으로 바뀌는 게 없다. 그래서 우리가 건설안전특별법 제정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 건설안전특별법은 근본 원인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 있나?

"특별법은 공사 시공이 아니라 안전에 중점을 두는 것을 골자로 한다. 설계 시점부터 공사를 마무리할 때까지 각 공정마다 안전 조치를 마련하도록 규정하도록 하는 것이다. 각 공정마다 필요한 안전 조치들이 들어가도록 한다면 충분하다고 본다."

김교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건설안전특별법 제정안에 따르면 발주자는 적정한 공사기간과 비용을 제공하고 설계자는 설계 단계서부터 안전시설물 설치를 고려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 이번 사고에 대해선 현대산업개발에 대한 처벌에 대한 여론도 거세다. 어떻게 생각하나.

"삼풍 백화점 붕괴 사고 이후 가장 큰 사고로 본다. 건설업 등록말소 처분은 돼야 한다. 영업정지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기존 수주 공사는 할 수 있고, 지금도 현대산업개발이 재개발 수주를 하는 상황에서 영업 정지는 큰 의미가 없을 것 같다. 감정적으로 판단할 문제는 아니지만 다른 건설사들에게 경각심을 일으킬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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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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