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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교육부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윤석열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가 내주 정부 조직개편안 마련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면서 교육부의 변화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17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교육부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윤석열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가 내주 정부 조직개편안 마련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면서 교육부의 변화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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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폐지'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윤석열 당선인 대통령직인수위원회(아래 인수위)에 교육전문가는 한 명도 없고, 이명박 정부 시절 인사인 이주호 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의 보고서가 인수위에 제안되었다는 등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이 대선후보 시절 내세운 교육부 폐지 공약도 거론됩니다.

과도합니다. 논란의 한편에는 이주호 전 장관이 있습니다. 그는 지난 11일 '대학혁신을 위한 정부혁신 방안' 보고서를 통해 교육부 고등교육정책실 폐지를 주장했습니다. 대학 업무를 떼어 총리실로 이관하자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규제 완화 논리를 내세웁니다. "교육행정이 획일적인 규제 일변도로 가면서 현장의 자율이 지나치게 제한되어서 변화의 동력이 꺼지고 있는 바 대학을 교육부로부터 분리"하자고 합니다. 이걸 '자율'로 포장합니다.

하지만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자율'과 '규제 완화' 표현이 긍정적인 어감을 가지고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전 장관. 사진은 2011년 5월 16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제과학비지니스벨트 거점지구 입지로 대전 대덕지구가 선정됐다고 발표하는 모습.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전 장관. 사진은 2011년 5월 16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제과학비지니스벨트 거점지구 입지로 대전 대덕지구가 선정됐다고 발표하는 모습.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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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호식 교육부 폐지는 교육부 권한을 없애고 사립대가 마음대로 움직이도록 하는 그림입니다. 어떤 일이 생길까요? 대학 경영자의 높은 학식과 풍부한 경륜으로 학교가 발전할 수도 있지만, 일부 사립대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가령 최근 몇 년의 대규모 사립대 감사에서는 여러 사안이 적발되었습니다. 교직원 자녀 등 신입생 선발 과정에서 비리가 있었고, 직원 뽑을 때 학벌에 따라 차등점수 주는 차별 행위도 있었습니다. 법인카드로 유흥업소 가고 쪼재기 결제하는 분들, 교비로 황금열쇠를 선물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기막힌 일들입니다.

이들 '일부 사립대'는 개교 이래 단 한 번도 종합감사를 받지 않았습니다. 관리감독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의 어떤 일이 생길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입니다.

그래서 규제 완화는 무조건 선이 아닙니다. 어떤 경우에는 '방치 행정'이나 '무책임 행정'의 다른 말이기도 합니다. 자율도 항상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이주호의 자율이 자사고를 만들고, 등록금 자율화가 등록금 폭등을 낳았던 것처럼 말입니다.

사회정의와 헌법정신에 부합하는 관리감독 기능, 국민의 혈세가 제대로 쓰였는지 살펴보는 행정·재정적 조치, 사회적 약자를 위한 보호 장치 등은 필요합니다. 이 모두를 규제로 보는 것은 위험합니다. 시대의 변화에 맞게 고칠 것은 고치되, 보호 장치 등은 좀더 가다듬어야 할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이주호식 교육부 폐지는 초가삼간까지 태우는 일이 될지 모릅니다. 기획재정부와 예산 협의 과정에서 대학지원 예산이 늘었다고 좋아하는 교육부, 한국 바로 알리기 예산이 줄었다며 아쉬워하는 교육부까지 없어질지 모릅니다. 재정당국의 유초중등 교부금 축소 움직임에 그러면 안 된다고 대처하는 부처는 대한민국에서 오직 하나 뿐입니다.

7월 출범하는 국가교육위원회 구성 등이 더 중요

더구나 교육부 개편은 이미 예정되어 있습니다. 7월에 국가교육위원회가 출범하는 만큼, 국가교육위원회-교육부-시도교육청의 관계가 정리되고 권한이 조정되어야 합니다. 서로 긴밀히 협력하되 한편으로는 건강한 견제 관계여야 합니다.

자칫 하면 안 좋은 상황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민주당이 지난해 국가교육위원회법을 만들면서 친정부 위원회가 될 소지를 남겼기 때문입니다. 국가교육위원 21명 중에서 정부여당 몫이 최소 11명에서 최대 17명입니다.
 
법 제3조에 따른 국가교육위원회 구성으로 정부여당 몫이 과반이다, 올해 7월 출범할 예정이다.
▲ 국가교육위 법 제3조에 따른 국가교육위원회 구성으로 정부여당 몫이 과반이다, 올해 7월 출범할 예정이다.
ⓒ 송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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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여당 측 인사가 무조건 과반을 차지하는 만큼 교육의 정권편향이 염려됩니다. 방지하려면 법 개정이 필요합니다. 위원장 청문회 절차도 두어야 합니다. 그러면서 국가교육위, 교육부, 교육청이 좀 더 국민과 소통하고 교육논리에 충실하도록 국민의 관리감독을 받아야 할 것입니다.

한 가지 유념할 점이 있습니다. 얼마전 대선 기간에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 토론회가 있었습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동지'라는 표현을 써가며 한유총 옹호 발언을 하여 많은 이들의 공분을 샀습니다(관련 기사 :
[단독] 김기현, 한유총 공개 옹호 "저는 동지... 사립유치원 매도 화났다" http://omn.kr/1x23v).

몇 달 있으면 윤석열 정부가 출범합니다. 새 정부는 국가교육위원회를 어떤 인물로 꾸릴까요? 여기에 대한 보호장치가 무엇일지 고민해야 하는 시점입니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송경원은 정의당 정책위원회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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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교육기관에서 잠깐잠깐 일했고 지금은 정의당 정책위원회에 있다. 꼰대 되지 않으려 애쓴다는데, 글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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