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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2만7천549명을 기록, 이틀째 30만명대를 나타낸 10일 오전 서울 송파구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 이틀째 확진자 30만명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2만7천549명을 기록, 이틀째 30만명대를 나타낸 10일 오전 서울 송파구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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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동생에게 전화가 왔다. "언니, 나 목이 아파 보건소에 가서 PCR 검사받았는데 양성이래, 지금 목이 따끔 걸리고 몸이 안 좋아. 언니도 조심해"란 내용이었다. 오미크론 확산이 무섭게 번지고 있고, 내 주변 가족들에게도 그 여파가 찾아왔다.  뉴스를 볼 때마다 먼 곳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내 곁이라고 피해 가지는 않았다. 

그동안 조심조심하고 살아왔는데 오미크론은 이를 가리지 않고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확진자가 38만 명이 넘었다고 방역당국에서 말하고 있다. 정말 엄청난 숫자다. 맨 처음 코로나19 전염병이 찾아왔을 때는 몇백 명만 확진자가 나와도 화들짝 놀라 어찌할 바를 몰랐는데, 지금은 몇십만 명이 나오는 상황이다. 

금방 사라질 줄 알았건만

백신이 나오고 3차까지 접종을 하면 코로나는 사라질 줄 알았다. 그러나 새로운 오미크론이라는 변이가 유행해, 다시 이처럼 많은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상상도 못 한 일이다. 곧 있으면 정점을 찍고 일상으로 돌아갈 것이란 말들을 하지만 그게 정확히 언제일까. 동생의 전화를 받고 마음이 심란하다. 

더욱이 동생은 곁에서 돌봐줄 사람도 없어 내가 돌보아야 한다. 다행히 방앗간에 검정깨를 볶아 달라고 부탁을 해 놓았다. 아침부터 쌀을 담가 깨죽 가루를 만들어 아침 식사로 즉을 끓여 먹으려 준비를 하려는 참이었다. 불려 놓은 쌀을 가지고 방앗간에 가서 검정깨와 함께 빻아왔다. 동생은, 저녁에는 딸이 보내온 음식을 먹는다고 했다.

아침부터 시금자 깨 죽을 넉넉히 끓여서 동생네 아파트 문 앞에 놓고 벨을 눌렀다. "죽 끓여왔으니 먹고 기운차려"라고만 말한 뒤 돌아왔다. 동생 얼굴조차 보지 못하고 음식만 놓고 돌아서 오려니, 다신 못 볼 사람처럼 문을 열지 않고 말을 하려니 마음이 좋지 않다. 음료수와 딸기를 사서, 한번 더 동생 문 앞에 놓고 집으로 왔다. 

아무도 없는 집에서 혼자서 격리를 해야 하는 동생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 꼼짝없이 일주일은 집에서 외출도 못하고 견뎌야 한다. 사람은 살면서 뜻하지 않은 어려운 일이 올 수 있지만, 걱정한다고 문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어차피 살아내야 할 세상이다. 

동생은 내가 사는 곳 아파트 길 건너 살고 있다. 3년 전 남편을 먼저 하늘로 보내고 혼자된 동생은, 우리와 가족처럼 밥도 함께 먹고 거의 매일 얼굴을 보며 살고 있다. 동생은 직장이 있어 낮에는 거의 밖에서 생활을 하고 있어 아마도 그 과정에서 감염이 된 것 같다. 

번지는 오미크론... 기저 질환 있는 이들은 무섭다

이제는 독감처럼 많은 사람이 코로나에 걸린다고는 하지만, 기저 질환이 있고 나이 많은 우리 부부는 더 긴장이 된다. 오미크론 확진자가 되어 격리를 끝내고 완치한 분들이 말한다. 독감보다 더 고약하고 훨씬 힘든다고 조심하라고 말들을 한다. 몸이 아프면 힘이 드는데, 나이 들고는 더 그렇다.

사람 사는 일이 뜻대로 다 하고 살 수 있는 건 아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어느 힘에 의해 살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인생이 파도칠 때는 그냥 가만히 듣는 거라는 말을 한다. 기다리면서 견디는 것이다. 견디면 그냥 살아지는 게 인생이다. 제한된 인생의 시간 속에 나를 살리는 일에 마음을 두고 살고 싶다.

코로나 이전, 아무 일 없이 살아왔던 예전 일상이 얼마나 그리운지 모르겠다. 길게만 느껴졌던 겨울이 지나고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 오고 있다. 희망을 뜻하는 봄처럼, 오미크론도 이제는 물러가기를 소망해 본다. 

덧붙이는 글 | 이글은 기자의 브런치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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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는 설원 이숙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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