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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된 유일한 러시아 상장지수펀드(ETF)의 거래가 정지됐다. 한국거래소는 4일 주식시장 마감 후 "한국투자신탁운용의 'KINDEX 러시아MSCI(합성) ETF'의 거래를 오는 7일부터 정지한다"고 공시했다. 거래소는 "투자 유의 종목으로 투자자 보호 및 시장 안정을 위해 매매 거래를 정지한다"며 "매매 거래 정지 해제는 별도의 시장 안내가 있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은 7일 운용사인 한국투자신탁운용 홈페이지에 공지된 러시아 ETF 거래정지 안내문.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된 유일한 러시아 상장지수펀드(ETF)의 거래가 정지됐다. 한국거래소는 4일 주식시장 마감 후 "한국투자신탁운용의 "KINDEX 러시아MSCI(합성) ETF"의 거래를 오는 7일부터 정지한다"고 공시했다. 거래소는 "투자 유의 종목으로 투자자 보호 및 시장 안정을 위해 매매 거래를 정지한다"며 "매매 거래 정지 해제는 별도의 시장 안내가 있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은 7일 운용사인 한국투자신탁운용 홈페이지에 공지된 러시아 ETF 거래정지 안내문.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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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거래 언제쯤 재개될까요. 잠도 못 자고 있네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관련 투자상품을 사들인 개인 투자자들이 된서리를 맞았다. 국내외 러시아 관련 주식이나 펀드·상장지수펀드(ETF)의 거래가 중지되거나 환매가 중단되면서다.

러시아 펀드 투자자들이 모인 온라인 주식 커뮤니티에는 "차 한 대 값이 국밥 한 그릇 값으로 변했다"라거나 "이젠 희망을 버려야 하는 거냐"는 등 자조 섞인 목소리로 가득찼다. 

투자 격언 따라 '포성'에 펀드 사들인 개미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은 첫 총성이 울렸던 지난 2월 24일부터 3월 4일까지 국내 증시에 상장된 유일한 러시아 ETF인 'KINDEX러시아MSCI(합성)'을 약 247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거래량도 폭발적으로 늘었다. 2월 18일까지 네자릿수에 불과했던 해당 ETF의 거래량은 전쟁의 위기감이 고조되던 22일부터 급증하더니 25일에는 178만에 이르렀다. 이날 개인 투자자들의 순매수 금액 또한 183억원으로 국내 ETF 중 가장 많았다. 

개인 투자자들은 '포성에 사라'는 투자 격언에 따라 러시아 펀드 대량 매수에 나섰다. 전쟁이 시작된 후 러시아 대표 주가지수인 RTSI는 40% 가까이 폭락하는 등 위기를 맞았고 러시아 증시는 28일부로 문을 닫았다. 연이은 악재로 지난 2월 중순까지 3만원대였던 ETF 가격은 불과 며칠 만에 1만원대까지 주저앉았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위기를 기회로 보고 주요국에 상장된 주식이나 ETF로 러시아 간접 투자에 나섰다. 앞서 거래량이 폭증한 지난 25일은 처음으로 2만원대의 '바닥'을 뚫고 1만8000원대 저점을 기록한 날이기도 했다. 

투자자들은 해외 증시에 상장된 러시아 관련주와 펀드까지 쓸어담았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러시아 관련 ETF 3종은 순매수 결제액 기준으로 지난 2월 24일부터 3월 7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상위 50개 종목 안에 들었다. 

16위를 기록한 '반에크 러시아 ETF(RSX)'의 순매수 결제액은 1821만 달러를, 24위를 기록한 '아이셰어즈 MSCI 러시아 ETF(ERUS)'은 1441만 달러를 기록했다. 47위였던 '디렉시온 데일리 러시아 불 2X ETF(RUSL)' 역시 480만 달러 수준이다.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돼 '러시아의 구글'이라 불렸던 얀덱스도 순매수 결제액 1442만 달러로 투자 상위 23위에 올랐다. 위기의 순간 투자자들이 한화로 900억원에 가까운 돈을 러시아 관련 종목에만 쏟아부었다는 이야기다. 

러시아 주식·펀드 휴지 조각 될까
 
국내 증시에 상장된 유일한 러시아 ETF인 'KINDEX러시아MSCI(합성)'는 지난 7일부로 거래정지 상태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유일한 러시아 ETF인 "KINDEX러시아MSCI(합성)"는 지난 7일부로 거래정지 상태다.
ⓒ 한국거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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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급하게 투자된 돈은 현재 휴지조각이 될 위기에 처했다. 미국의 러시아 경제 제재가 시작되면서 국내외 거래소들이 앞다퉈 러시아 관련 종목의 거래를 정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미국 주요 거래소는 지난달 28일 얀덱스와 더불어 오존홀딩스, 키위, 메첼 등 러시아 주요 종목에 대한 매매를 중단했다. 러시아 ETF 역시 거래중지 신세를 면치 못했다. 앞서 ERUS, RUSL, RSX을 비롯해 '반에크 러시아 스몰캡 ETF(RSXJ)', '프랭클린 FTSE 러시아 ETF(FLRU)'가 거래중지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이 중 RUSL은 오는 18일 상장폐지까지 앞두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일부 국내 증권사들은 미국 재무부의 해외자산통제실의 제재 여파로 러시아 소재 기업 주식 또는 관련 ETF 매매가 사전 예고 없이 거부될 수 있다고 공지해둔 상태다.
     
해외 거래소뿐 아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7일부터 국내 증시에 상장된 러시아 ETF 'KINDEX러시아MSCI(합성)'의 거래를 정지했다. 이 ETF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러시아지수(MSCI Russia 25% Capped Index)를 기초지수로 따르는데 기초산출기업인 MSCI가 이 지수에 포함된 모든 러시아 주식 가격에 9일 종가를 기점으로 0.00001원의 가치를 매기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10일부턴 가격이 사실상 0원으로 전락하는 셈이다. 

보유 종목을 팔기 위한 퇴로가 막히면서 개인 투자자들은 투자한 종목이 상장폐지로 휴지 조각이 될까 전전긍긍한 상태다. 

KINDEX러시아MSCI(합성) 상품의 상장폐지 가능성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지난 3일 "이 상품은 기초지수 성과를 교환하는 장외파생상품에 주로 투자하는데 이 같은 기초지수 산출업체의 방침이 운용상 중대한 영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지수 산출의 중단, 상관계수 요건 미충족, 장외파생상품 거래상대방 위험 등이 발생하면 상장폐지가 진행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 또한 "MSCI가 지수를 산출하는 방법을 바꾼 만큼 상장폐지 요건에 해당할 수 있다"며 "현재 내부에서 ETF 상장폐지 여부를 논의 중이다. 논의가 끝날 때까지 거래정지는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쟁 끝나도 회복 쉽지 않다

일부 투자자들은 전쟁이 끝난다면 거래가 재개될 수 있다며 기대감을 보이고 있지만, 전쟁만 끝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라는 분석 또한 나온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전쟁이 끝나 러시아 증시 거래가 재개된다 하더라도 해당 ETF는 MSCI가 러시아 주식 가치를 재평가해야 가치가 생긴다"며 "만약 주식 재평가가 이뤄지더라도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번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에 대한 세계 각국의 금융 제재는 이제 막 시작됐다. MSCI를 비롯해 지수산출기업인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는 지난 9일부터 러시아를 MSCI 신흥국지수에서 제외했다. 미국 투자은행인 JP모간 역시 러시아의 채무불이행 가능성을 이유로 최근 모든 채권지수에서 러시아 채권을 제외했다. 이처럼 국제사회의 전방위 경제 제재가 이어지면서 러시아의 화폐 가치인 루블화도 올해 들어 40% 가까이 폭락했다.

윤재홍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에 대한 러시아 증권 매각 금지 조치, 변동성 확대로 인한 상장폐지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러시아 지수를 추종하는 ETF는 투자 대상으로는 부적합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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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마이뉴스 류승연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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