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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사업
 4대강사업
ⓒ 생명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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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재자연화 사업 폐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내세운 공약이다. 그저 보수층의 표심을 얻기 위한 별 생각 없는 발언이었기를 바라지만, 그와 국민의힘의 환경에 대한 무지를 생각하면 불안감이 엄습한다. 윤 당선인은 왜 '녹조 라떼'로 상징되는 실패한 4대강 사업을 다시 하려할까?

⓵ 인간중심주의, ⓶ 인간은 자연을 소유하고 지배할 수 있다는 생각, ⓷ 무제한의 경제성장을 추구할 수 있고 해야 한다는 생각.

환경변호사이자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 자원환경지속가능성연구소 부교수이며, 2018년부터 유엔 인권·환경 특별보고관으로 활동 중인 데이비드 보이드는 그의 책 <자연의 권리 – 세계의 운명이 걸린 법률 혁명>에서 이 연결된 세 가지 고질적인 관념이 다른 종과 자연에 대한 착취와 수탈을 정당화해왔고 이런 관념이 우리의 법과 문화에 깊이 각인되어 있다고 지적한다.

강을 그저 개발과 이윤 추구의 수단으로만 여기는 MB(이명박)와 윤 당선인의 사고의 바탕에도 위 세 가지 관념이 뿌리박혀 있음에 틀림없다. 그러나 세계 곳곳의 원주민 문화와 자이나교, 힌두교, 불교와 같은 종교적 가르침은, 사람이 자연의 일부이고 그에 의존하며, 분리되거나 지배하지 않는다는 인식에 기초하고 있다. 또, 비인간존재에게도 권리가 있고 인간은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진다는 견해와 함께 생명에 대한 경외와 모든 살아 있는 것에 대한 비폭력을 옹호한다.

"코 아우 테 아우아, 코 테 아우아 코 아우 : 나는 강이고, 강은 나다."

뉴질랜드 환경법원의 판결문에 반영된, 뉴질랜드 마오리 족의 세계관을 상징하는 문구다. 뉴질랜드는 우주의 모든 존재는 서로 연결된 친족관계이고 인간과 똑같이 존중받을 자격이 있으며, 인간은 그것들 모두에 대해 책임을 진다는 마오리 족의 세계관을 수용했다.
 
팡파누이강
 팡파누이강
ⓒ 뉴질랜드관광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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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오리 족의 삶의 터전인 팡파누이강과 테 우레웨라 국립공원을 권리 주체로 인정한 법을 제정한 것이다. 이에 따라 팡파누이강이나 테 우레웨라는 더 이상 인간의 소유가 아닌 그 자신의 소유로 법적인 권리, 당사자능력, 독립적인 목소리를 가진다.

에콰도르와 볼리비아는 모든 종의 상호의존성과 인간의 책임을 강조해 자연의 권리를 헌법과 법률로 명문화했다. 물론 자연의 권리가 헌법에 명시된다고 해서 그것이 늘 철저히 지켜지는 것은 아니다. 자연은 스스로를 지킬 힘이 없고, 개발과 발전의 욕망은 헌법을 그저 종이 조각으로 만들어버리기도 한다. 하지만 인간이 자연의 지배자로 군림해온 결과로 초래된 기후위기와 팬데믹 앞에서 자연 속에서의 공존을 향한 호소는 더욱 절실한 공감을 얻고 있기에 역설적으로 희망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인권은 예전처럼 인간의 번영과 편리만을 위한 권리가 아니라 '다종공동체' 안의 모든 존재를 위한 인간의 책임으로 확장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도 4대강 사업같은 개발에 환경 보호와 환경권의 이름으로만 맞설 것이 아니라, 자연을 법적인 권리 주체로 인정해 스스로 자신을 지키게 하는, 한 차원 높은 시스템으로의 도약을 추구해야 하지 않을까?

비인간동물과 인간, '종류의 차이가 아닌 정도의 차이'
 
이런 혁명적인 변화는 '비인간동물의 권리'라는 차원에서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 연재에서 다룬 <동물의 정치적 권리 선언>에서 본 대로, 비인간동물도 인간처럼 지각능력이 있고, 지속적인 삶을 향유할 권리가 있으며, 인간과 함께 '다종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성원권을 지니므로 권리를 가져야 한다는 인식이다(류변의 급진적 책 읽기 3화 동물은 소송을 할 수 없다는 생각, 정말 당연할까 http://omn.kr/1xhgh ).
   
<자연의 권리-세계의 운명이 걸린 법률 혁명> 책 표지
 <자연의 권리-세계의 운명이 걸린 법률 혁명> 책 표지
ⓒ 교유서가
 

<자연의 권리>의 저자 데이비드 보이드는 동물권을 인정하는 근거를 하나 더 추가한다. 지능, 감정, 언어, 도구 사용, 기억, 문화, 예측, 협동, 자기인식, 이타심. 인간을 비인간동물과 구별 짓게 하고 인간만의 우월성을 증명하는 특성으로 생각되던 것들이다.

그러나 그는 '과학의 관점으로 볼 때, 인간의 우수성과 예외성이라는 신화는 반복적으로, 그리고 설득력있게 허구로 판명'되었다고 주장한다. 때문에 비인간동물과 인간의 차이는 '종류의 차이가 아닌 정도의 차이'에 불과하므로 "우리에게는 우리가 다른 동물과 관계하고 상호작용하는 방식, 그들을 이용하는 방식을 바꿔야 할 강력한 도덕적 의무가 있다"고 본다.

이를 증명하는 사례는 수없이 많다. 두 가지 예만 보자. 강낭콩만한 두뇌를 가진 클라크잣까마귀는 가을에 소나무에서 잣을 모아 20킬로미터나 떨어진 고지대로 날아가 은닉처마다 1~14개의 잣알을 숨겨놓는다. 다 합쳐서 수천 개다. 잣까마귀는 겨울과 봄 동안, 은닉처가 눈에 덮여 있어도, 심지어 언제쯤 상할 것으로 예상되는지에 따라 순서대로 잣을 찾아먹는다.

혹등고래는 노래로 수천 마일의 대양을 가로질러 서로 의사소통을 하고, 코끼리들은 인간에게는 들리지 않는 저주파수의 웅웅대는 소리나 발 구르기로 30킬로미터도 더 떨어진 곳까지 진동 신호를 보내 서로 의사소통을 한다.

"어떤 비용을 치르더라도" 절멸위기종 보호해야

절멸위기종을 구하기 위한 노력도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절멸위기종을 구하고자 하는 노력은 "어떤 비용을 치르더라도" 절멸위기종을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 절멸위기종법의 명백한 입법의도라는 미국 연방대법원 판결, "모든 형태의 생명은 특별하며, 그것이 인간에게 지니는 가치와 무관하게 존중받아 마땅하다."라고 명시한 유엔 세계 자연 헌장(1982년), "실제적이거나 잠재적인 경제적 가치와 무관하게, 모든 생명체는 살 권리가 있다"고 한 코스타리카의 생물다양성법(1998년), "우주에서 인간과 동물은 동등한 위치에 있다"는, 생물다양성 분야의 신기원을 기록한 인도 대법원의 판결(2012년)을 낳았다.

최근 칠레는 2019년 대중교통요금 인상을 계기로 촉발된 항쟁의 결과, 제헌의회를 구성해 인권을 강화하고 기후변화와 환경 파괴에 대한 대응을 담으려 하고 있다. 제헌의회 7개 분과위원회 중에 한 분과가 자연의 권리를 주제로 다룬다.

현행 법체계 안에서 자연의 권리를 인정받기 위한 새로운 해석 투쟁과 함께, 정치권이 주도하는 권력구조 개편을 위한 개헌이 아니라, 모든 시민이 참여하는 아래로부터의 개헌, 인권과 권리의 주체를 확장하는 개헌, 인간과 자연의 새로운 관계 맺기를 위한 개헌이 우리에게도 절실하다.

자연의 권리에 대한 존중이 '우리가 종으로 성장하게 하고, 이 멋지고 경이로운 세계의 나머지 구성원들과 조화를 이루게 해 줄 것'이라고 믿는 저자로부터 그 영감을 듬뿍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영상] 류변의 서재 4회 동물도, 강도, 호수도 소송을 제기할 수 있을까 
https://youtu.be/4FiytwC1bQ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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