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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대중교통을 애용하는 화성시 청소년이다. 평일에 통학할 때는 걸어서 다니는데, 주말에는 파주부터 서울, 수원, 천안까지 대중교통으로 이곳저곳을 많이 오가다 보니 작년 한 해에만 몇 십만 원을 교통비로 썼다. 이런 나에게 청소년 교통비 지원은 정말 절실하다. 다행히도 내 지갑을 위한 몇 가지 지원 정책으로 초긴축 재정을 실시해야 할 때는 오지 않았다. 아직 내 지갑은 긴축 재정 상태, 위험하다.

나에게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첫째, 화성시 무상교통. 화성시에서 화성시를 갈 때만 전액을 현금으로 돌려주는 정책이다. 버스를 타고 시내 학교를 통학하는 친구들에게는 꽤 반가운 정책이고 돌려주는 액수도 크기야 하지만, 화성 안에서만 움직이는 일이 거의 없는 나로서는 유용한 정책은 아니다.

둘째, 경기도 청소년 교통비 지원 사업이다. 6개월에 6만 원씩 출발지나 도착지가 경기도라면 버스비 전액을 지역화폐로 돌려준다. 한도가 크지는 않지만 나에게 교통비를 지원해주는 유일한 사업이기에 일 년 십이만 원 한도를 꽉꽉 채워 받아쓰고 있다.

두 사업은 관련 법규상 중복으로 신청할 수 없다. 그래서 두 정책 중 하나를 골라야 하고, 자신에 생활 패턴에 맞는 청소년들이 있는 만큼 효과가 있는 정책임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복잡한 정책들, 그 사이 문제점이 눈에 띄기에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 화성시 무상교통의 취지를 이해하고 존중하지만, 아쉬운 점도 분명하기 때문이다.

현실과 동떨어진 화성시 무상교통

먼저 화성시에서 화성시를 갈 때만 교통비가 지원되는 점은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 화성시는 도시가 매우 커서 인접한 도시와 같이 생활권을 이루는 경우가 많다. 이를테면 양감면, 장안면은 평택을 접하고 있고, 새솔동은 안산시와, 봉담읍은 수원시와, 동탄과 병점은 오산과 수원 양쪽에 접해 있어 생활권이 시 경계를 넘나드는 경우가 잦다.

화성시 무상교통 홈페이지는 관내 교통비만 지원하는 이유를 "관내 이동권 보장과 지역 내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목적으로 한다"고 설명한다. 아쉽기 그지없는 설명이다. 관외로 이동하는 청소년 시민의 이동권은 화성시 소관이 아니라는 것일까?

이러한 정책의 부작용은 단명하다. 봉담에서 수원의 고등학교로 진학한 학생과 동탄에서 동탄의 고등학교로 진학한 학생이 있다고 하자. 두 학생이 버스를 타고 통학한다고 할 때, 동탄의 학생에게만 화성시 차원에서 교통비를 지원하는 것이 합리적인 정책일까? 인접한 생활권을 고려하지 않은 채 시 경계를 기준으로 교통비를 지원하는 것은 정의로운 정책도, 합리적인 정책도 아니다.

그리고 화성시의 교통 인프라가 무상교통을 실시하기에 충분한 정도인지도 묻고 싶다. 내가 살고 있는 동탄, 동부권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에 큰 무리는 없다. 그래서 잘 몰랐던 불편함을 얼마 전에 알게 되었다.

이번 달에 세 번 정도 화성시 서쪽을 갈 일이 있었다. 봉담읍에 가는 것은 수원을 통해 두 번 갈아타는 것이 가장 빠른 경로였다. 향남읍에 가는 것은 한 시간 반 가까이 걸렸으며 팔탄면에 갈 때는 2시간 30분 가까이 걸렸다. 집에서 서울시청을 50분이면 가는데 같은 화성을 가기가 이렇게 어렵다.

무상교통과 무상고통은 획 하나 차이

청소년 무상교통 정책을 펼치기 위해 꼭 필요한 것 두 가지를 꼽자면 예산과 교통 인프라를 꼽고 싶다. 예산은 화성시의 재정 자립도가 높은 편이니 차치하더라도 교통 인프라는 심각하게 부족하다. 특히 동-서간 교통 인프라의 단절은 너무 심각하다.

일례로, 봉담읍에 갔던 날 집에 올 때는 아는 분이 감사하게도 차를 태워주셨다. 대중교통으로 1시간 30분 걸릴 거리를 차로 30분 만에 온 것을 보고 내리자마자 헛웃음을 짓기도 했다. 버스를 기다릴 때 무상인 대신 배차간격이 1시간인 버스와, 요금을 내는 대신 배차간격이 10분인 버스가 있다면 당신은 어떤 버스를 타겠는가? '무상교통'과 '무상고통'은 획 하나 차이다.

 사실 나는 더 큰 꿈을 가지고 있다. 충청남도는 오는 4월부터 청소년이 하루 세 번까지 무상교통을 한다는데, 화성이 넓어서 생활권이 시 경계를 넘나드니 어쩌느니 하는 얘기는 아주 지엽적인 이야기일 수도 있겠다.

화성시, 경기도 차원에서 지원하고, 보장하는 청소년의 이동권도 좋지만, 국가 차원에서 보장한다면 더 좋지 않을까? 이동권은 기본권이고, 기본권이 주소지에 따라서, 또 행정상의 경계선에 따라서 달라지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다. 우리는 청소년 이동권의 선을 넘어야 한다.

자가용을 살 수도 없고, 어른들의 차를 얻어 타는 것도 쉽지 않은 청소년에게 대중교통은 정말 소중하다. 그리고 또 소중한 것은 내 지갑. 편의점에서 교통카드 충전할 때마다 얇아지는 내 지갑에, '충전이 완료되었다'는 안내음은 고통으로 다가온다. 언제쯤 이런 교통의 고통이 행복으로 바뀌게 될까? 오늘의 청소년에게 이동권은 기본권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화성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글쓴이는 동탄중앙고 재학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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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빠진 독 주변에 피는 꽃, 화성시민신문 http://www.hspublic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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