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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시민신문이 만난 여섯 번째 화성시 청년 농민은 조철기(28, 구포리) 농부다. 조철기 자연이든 농장 대표는 비봉면에서 할아버지와 함께 화성시 대표 쌀, 수향미 골드퀸 3호를 경작하고 있다. 화성시민신문은 1차 산업에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사업에 도전하려는 꿈을 가진 5년차 젊은 농사꾼을 17일 만났다. - 기자 말
 
조철기 자연이든 농장 대표
 조철기 자연이든 농장 대표
ⓒ 화성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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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철기 농부는 어린 시절, 주말마다 농장에서 살았다. 

서울에 살던 조 대표에게 아버지는 "'별천지(조 대표 가족이 비봉면을 부르던 별칭. 당시 비봉면은 워낙 외진 시골 마을이어서 별이 늘 반짝였다 - 기자 말)'에 가서 할아버지 농사일을 도와드리자"고 하셨다고. 아버지를 따라 별천지에서 귀농 30~40년 차 베테랑 할아버지와 함께 지내다 보니 농사에 점점 빠져들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한국농수산대학교에 진학하게 됐다. 

조 대표는 대학시절에 '벼 알 하나마다 자연이 들어있다'는 뜻을 담아 농장 이름을 '자연이든' 이라고 지었다. 2017년 손자가 농사를 짓겠다는 뜻을 밝히자 할아버지는 내심 흐뭇해하셨다.

마침 옆에 논이 농사짓지 못할 사정이 생겼다는 소식을 들으신 할아버지는 손자를 위해 논을 인수하셨다. 조그맣게 운영하던 농장을 키우기로 작정하신 것. 그 뒤로 농지를 계속 늘려 자연이든 농장은 여섯 곳의 농지가 생겼다. 지금은 할아버지와 손자가 함께 수향미 골드퀸 3호(이후 수향미)와 서리태, 청태를 기르고 있다. 논 약 1만 평, 밭 약 5천 평 규모다. 

"할아버지가 오랫동안 키우시던 품종은 추청, 고시히카리였어요. 지금은 수향미를 경작해요. 수향미는 도복(볏대가 쓰러지는 현상)에 강하고 벼알이 굵어서 밥맛이 좋아요. 화성시 대표 쌀이 된 이유죠. 보통 쌀밥에 콩을 넣어 먹잖아요. 저는 서리태보다 청태를 넣어 먹는 걸 좋아해요. 청태는 밥과 잘 어울리고 입안에서 부드러운 식감과 단백하고 구수한 맛을 선사해요."

청태는 단백하고 구수하다

조 대표는 수향미와 서리태, 청태를 이용해 더 다양한 먹거리를 개발하려고 한다. 그는 대학 시절, 특별한 경험을 했다. 친구와 함께 농식품 파란창업 경진대회에 참가해 콩으로 치즈를 만든 것. 

"익산 마이스터 과정에서 경진대회가 열렸어요. 친구와 참가해서 콩으로 만든 치즈를 연구했는데 생각대로 되지 않더라고요. 그때 익산 식품산업 클러스터 멘토링 지원 사업으로 임실치즈 연구원의 도움을 받았어요. 결과는 성공적이었고 친구와 최우수 농협회장상까지 수상했어요. 부상으로 500만 원도 받았죠. 그 경험을 바탕으로 제가 기르는 작물을 이용해 더 다양한 사업으로 확장하길 꿈꾸고 있어요."
 
청태를 밥에 넣어 지으면 단백하고 구수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청태를 밥에 넣어 지으면 단백하고 구수한 맛을 느낄 수 있다.
ⓒ 화성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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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철기 대표는 자연이든 농장을 운영하면서 콩 치즈를 만든 경험을 바탕으로 비건(채식주의)을 위한 식품개발, 카페, 문화사업 등 무한한 계획을 고민하고 있다. 

그가 대학을 졸업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한 건, 할아버지가 고수하시던 옛날 방식의 농법을 현대적으로 바꾸는 작업이었다.

"할아버지는 경운기 한 대 가지고 농사를 지으셨더라고요. 지금도 일일이 손수 돌보시는 것을 고수하시는 분이에요. 게다가 제가 새로운 의견을 말씀드리면 할아버지는 '다 해봤던 일이다. 그렇게 하면 안 된다. 안 하는 이유가 있다'고 딱 잘라 말씀하세요. 그럴 땐 그냥 할아버지 몰래 했어요. 수향미도 그렇게 시작하게 됐죠(웃음)."

자연이든 농장은 여기저기 논이 분리돼 있는 형태라서 베테랑 할아버지 몰래 짓는 농사가 가능했는지도 모른다. 조 대표는 할아버지의 옛날 방식과 학교에서 배운 현대적 방식의 농법 사이의 갈등뿐 아니라 대학에서 배운 이론과 현장 사이에서 큰 어려움을 느꼈다고 한다.

"농기계를 구입하는 것도, 사용법도 익숙하지 않아서 시행착오를 겪었어요. 환경에 따라 접목시키는 방법이 달라야 하더라고요. 기계를 다루는 것도 유튜브로 배웠어요. 게다가 저희 논이 여섯 군데로 나누어져 있다 보니 주변 농부들과 관계가 아주 중요하더라고요. 논길에 흙을 흘린다던가 논의 경계선을 살짝 넘는 등 사소한 것에도 신경전을 치러야 했죠. 처음에는 너무 큰 스트레스였어요. 지금은 서로 배려하며 지내고 있어요."
 
자연이든 농장에서 심은 벼가 푸르게 자라고 있다.
 자연이든 농장에서 심은 벼가 푸르게 자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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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5년이 지나갔다고 회상하는 조 대표에게 이제 더 이상 비봉면은 옛날의 별천지가 아니다. 화성시가 개발되면서 농지가 줄어들며 점점 농사짓기 어려운 환경이 되고 있다.

"농사짓는 입장에서 개발은 좋지 않아요. 사실 자기 땅에서 농사짓는 농사꾼은 별로 없는 형편이에요. 땅 주인이 따로 있고, 논보다 밭으로 변경되는 걸 선호하니까 너도나도 논을 흙으로 메꿔요. 그러다 보면 선택의 여지없이 밭농사를 지을 수밖에요. 갈수록 농업의 입지가 흔들리며 위태로워지고 있는 것 같아 아쉬워요."

축성보다 수성이 어렵다

그는 가을철 수확기마다 할아버지와 함께했던 여름철의 고된 시간을 뒤돌아본다고 한다. 동시에 화성시의 지원책이 좀 더 다양하길 바란다고.

"농사가 잘 된 해에는 기분이 정말 좋아요. 할아버지가 늘 말씀하시는 '축성보다 수성이 어렵다(성을 쌓는 것보다 성을 지키는 게 어렵다는 말)'를 떠올리며 내실을 추구하길 다짐하고, 지금 하는 일에 땀 흘리며 성실히 임하길 바라요. 이제는 화성시 원주민으로서 보다 다양한 농업기반시설, 생활관리, 지원정책, 농업교육이 강화되면 좋겠어요."

조 대표는 화성시 4-H연합회에서 부회장으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 상황 때문에 대규모 활동을 개최할 수 없어서 회원 간 취미생활과 자기 계발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하는 그. 그도 처음에는 4-H연합회가 낯설었다고 말한다. 

"평소 남 앞에서는 말 한 마디도 못하는 성격이라 가만히 있는데, 선배들이 친근하게 다가와 줬어요. 4-H연합회에서 농사를 짓는 좋은 선후배를 만나고 인맥을 넓혀가는 것이 좋았어요. 지금은 저의 큰 버팀목입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화성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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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빠진 독 주변에 피는 꽃, 화성시민신문 http://www.hspublic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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