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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8일 오후 경북 경주 황리단길 유세장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
| ⓒ 이희훈 | 관련사진보기 |
"서울이든 대전이든 국립현충원에 모셔진 독립유공자들은 일본군 군홧발 아래 잠들어있다. 모시고 나와 독립유공자 묘지를 따로 조성해야 하지 않겠나. 나는 이재명 후보가 (당선되면) 이거 하나만큼은 제대로 해줄 것이라 믿는다."
임시정부 비서장을 지낸 독립운동가 차리석 선생의 아들 차영조씨가 3.1절을 하루 앞둔 28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1일 30여 명의 독립유공자 후손들과 함께 이재명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 선언하는 이유"라면서 한 말이다.
그는 "이 후보가 헌법 전문에 명시된 대로 독립을 위해 희생하신 애국선열의 독립운동 정신을 이어받아 완전한 친일 청산과 민족정기 확립의 역사적 소명을 완수해 줄 것을 믿는다"라고 밝혔다.
이어 "대한민국 임시정부 법통을 계승한 민주정부의 대통령이니 만큼 새로이 만들어지는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 앞에서 대통령 취임식을 거행했으면 한다"라는 바람을 드러냈다. 우리나라 헌법 전문에는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한다"라고 명시됐다.
차씨를 포함해 독립유공자 후손들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이재명 후보를 따로 만나 지지선언을 할 예정이다.
독립유공자 차리석 후손 차영조, 현충원 참배 안 하는 이유
차씨의 아버지 차리석 지사는 효창공원(효창원) 임정요인 묘역에 모셔졌다. 효창원에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주석 백범 김구를 비롯해 이동녕, 조성환, 이봉창, 윤봉길, 백정기 의사 등이 잠들었다. 안중근 의사의 묘도 있는데 '언젠가 유골을 모셔올 것'을 고려해 가묘로 만들어졌다.
차씨는 아버지 기일인 9월 9일뿐 아니라 매년 새해면 효창원을 찾아 지사들께 인사를 올린다. 벌써 수십 년째 반복된 일이다. 하지만 그는 다수의 독립유공자가 모셔진 현충원에는, 심지어 자신의 어머니 홍매영 지사가 대전현충원에 안장됐음에도,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그곳을 찾지 않는다. 차씨는 "지사들이 친일파 아래 잠들어 있는데 어떻게 고개를 숙이냐"라고 안타까운 심경을 토로했다.
그가 독립유공자를 위한 국립묘지를 새로이 조성하고 현충원의 선열들을 그곳으로 이장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차씨 말대로 서울과 대전, 두 곳의 현충원에는 대한민국 정부에서 공인한 친일파 12인(김백일·신응균·신태영·이응준·이종찬·김홍준·백낙준·신현준·김석범·송석하·백홍석·백선엽)이 안장돼 있다. 이들은 문인 출신 백낙준을 제외하고 모두 일제강점기 일본군과 만주군, 간도특설대 등에서 복무하며 항일무장세력을 탄압하다가 해방 후 이승만 정권 등에서 국군으로 신분을 바꿔 활동한 인사들이다.
이중 특히 문제가 되는 인물들이 서울현충원 장군2묘역에 잠든 신태영과 이응준이다. 이들은 독립유공자 머리맡에 잠들어 있는 셈이다. 정말로 어느 무덤 앞에 서서 고개를 숙여도 독립유공자 묘역이 친일파 무덤 아래쪽에 위치한 탓에 친일파에게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신태영은 일본군으로 30여 년 이상을 복무하며 일제 강점기 당시 "내 첫 출진의 목표는 야스쿠니 신사(안장이)다"라는 말을 한 인물이다. 해방 후 4대 국방부장관을 역임했다. 이응준 역시 일본 육사를 나와 30여 년을 일본군으로 복무한 인물로 대한민국 초대 육군참모총장을 지냈다. 우리 군에 친일 인사가 대거 유입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한편 27일 백범 김구의 장손인 김진씨 등 독립유공자 후손들은 "집권자들이 끊임없이 국민을 편 가르기로 분열시키고, 온갖 거짓말과 원칙 없는 법 집행으로 어디서부터 바로 잡아야 할지 가늠이 안 될 정도로 나라 전체를 혼돈의 장으로 만들어 놓았다"며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적인 내용을 담아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1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국립서울현충원을 함께 참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