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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군인들이 26일 오전(현지시각)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서 러시아 공격대와 교전 후 불발탄을 찾고 수거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26일 오전(현지시각)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서 러시아 공격대와 교전 후 불발탄을 찾고 수거하고 있다.
ⓒ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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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4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면 공격을 감행해 유럽 안보와 국제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의도와 그 파장은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고 다면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좁게는 러시아의 전략적 의도와 미국을 주축으로 하는 나토의 대응 향방에서부터 넓게는 국제정세 전반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연쇄 반응을 일으킬 것이다.

무엇보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의도와 전략적 목표이다. 이번 침공을 통해 드러나고 있는 러시아의 전략적 의도와 목표는 크게 두 가지로 정리된다. 하나는 단기적 목표로 먼저 우크라이나를 러시아의 영향권에 단단히 묶어두는 것이다. 우크라이나에 친러시아 정권을 수립하거나 협상을 통해 우크라이나로부터 나토 가입을 포기한다는 공식 협정을 받아내는 것이다.

두 번째 중장기적인 전략적 목표로 러시아는 나토의 롤백(Roll Back)을 압박할 것이다. 러시아는 나토의 동진정책을 중단시키고 중·동유럽에 배비된 나토의 군사력을 1997년 이전의 상황으로 되돌리고자 한다. 이를 통해 러시아는 나토와 러시아의 지정학적 경계선을 재설정하여 기울어진 안보 지형을 바꾸고자 할 것이다. 그동안 우크라이나 사태의 해법으로 러시아가 미국과 나토에 각각 제시한 요구사항을 검토해 보았을 경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의 최종 목표도 여기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미국을 주축으로 하는 나토의 대응 향방이다. 2월 25일 나토는 특별화상정상회담(extraordinary virtual summit)을 개최하여 무의미한 전쟁의 즉각적 중단과 군대 철수, 그리고 대화 모색을 촉구했다. 현재 나토는 러시아의 침공에 대해 직접 대응하지 않고 우크라이나를 물질적으로 측면지원하는 데 머물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나토의 군사적 대응 태세와 미국의 유럽안보정책의 변곡점으로 작용할 것이다.

나토는 6월 29~30일에 열리는 마드리드 정상회담에서 새로운 전략개념을 채택할 예정이다. 2010년 이후 12년 만에 새롭게 채택될 나토의 전략개념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가 고스란히 담길 것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나토는 추가적 동진정책보다는 회원국 결속력 도모를 우선하면서 동맹의 군사전략을 새롭게 정립할 것이다.

한편, 미국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나토의 위상 강화를 도모하면서 유럽 안보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을 복원하고 이를 확대해 나갈 것이다. 이번 사건으로 프랑스와 독일이 주도하고 있는 유럽연합의 전략적 자율성 모색보다는 나토 중심의 안보정책이 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따라서 향후 나토는 중·동유럽 국가들의 안보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군사 대비태세를 강화해나갈 것이다. 이와는 별도로 나토는 새로운 전략개념을 통해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하는 권위주의 세력에 대한 전략적 대응방안도 고려할 것이다.

21세기 신냉전구도와 한반도

우크라이나 침공의 파장은 국제질서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이번 침공을 계기로 국제질서는 미국과 유럽연합 중심의 자유민주주의 세력 대 중국과 러시아 주도의 권위주의 세력이라는 양 진영의 대립구도가 강화되는 방향으로 흐를 것이다. 본격적으로 새로운 냉전구도가 시작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러나 신냉전구도는 20세기의 냉전구도와는 작동원리에서 확연히 차이를 보일 것이다.

지난 시대의 냉전구도는 미국과 소련이라는 초강대국의 국가이념에 기반을 두고 국제체제와 지역, 그리고 국가 단위에 이르기까지 일원적이며 획일적 집단대응 양상을 강요했다.

하지만 21세기의 신냉전구도는 국익에 바탕을 두고 자유주의 세력과 권위주의 세력 간의 갈등과 대립 그리고 협력이 복합적으로 공존하는 전략적 합종연횡이 될 것이다. 과거처럼 공공재를 제공하는 확실한 국제적 지도국가가 부재하고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국경 밖의 문제보다는 국경 내부의 문제를 중시하는 내부지향성이 강화되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신냉전구도는 지역적 안보질서와 주요 행위자의 자율성에 구조적 영향보다는 상황에 따라 제한적인 영향만을 미칠 것이다. 그에 따라 국가의 대외 행태도 가변적으로 국익에 따라 전략적 이해관계를 달리할 것이다.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강화될 신냉전구도는 한반도에 커다란 도전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한반도는 20세기 후반 냉전종식이라는 국제체제의 근본적 변화에 아랑곳없이 분단체제가 지속되어 왔다. 신냉전구도가 강화된다면 한반도는 청산되지 못한 구냉전구도와의 결합으로 한층 어렵고 힘든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그러한 상황은 한반도의 평화 공간이 대폭 축소되면서 갈등 공간이 확장되는 '평화와 긴장의 불균형'이 커지는 것을 의미한다.

우크라이나 침공이 한국에게 던져주는 안보적 시사점을 한마디로 압축하면 다음과 같다. 우리가 처해있는 현실을 바로 보고 우리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반영한 안보전략을 설계하여 평화와 긴장의 불균형을 해소하는 것이다.

한국은 분단국가이자 반도국가이며, 동맹국가이자 세계적 통상국가이다. 한국민은 분단을 해소해야 할 역사적 책무를 가지고 있다. 한반도 평화와 안보의 균형을 잘 관리하면서 한반도 평화공존과 평화통일이라는 국가적 대업을 완수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한미동맹과 자주국방을 병행 발전시키면서 충분한 대북 억제력을 확보하여 한반도 비핵화와 남북한 군사적 신뢰구축을 도모해야 한다.

다른 한편 한국민은 반도국가와 세계적 통상국가라는 우리의 객관적 상황을 고려하여 한반도와 주변 환경의 안정성을 유지·강화해야 할 현실적 책무가 있다. 즉, 다양한 외교적 접근방법으로 주변 국가와 우호·협력관계를 형성하고 이를 제도화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안보 목표는 평화와 안보 어느 한쪽을 우선시하거나 한쪽으로 경사된 전략으로는 달성하기 힘들다. 평화와 안보가 선순환할 수 있는 평화안보의 균형적 설계도를 마련해야 가능하다. 한국의 현실과 국민의 바람을 녹여낸 국익을 중심으로 현실과 상황에 유연하고 실용적으로 대처해 나갈 수 있는 안보전략 설계도를 마련하는 것이 그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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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국어대학교 정치학 박사 노무현 정부 통일외교안보정책실 행정관 역임 북한대학원대학교 겸임교수(현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현재) 민주평통기관지 통일+평화 편집위원(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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