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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에 입문한 초심자들이 실패하는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다음 세 가지다. 첫째는 다걸기(몰빵)요, 그 다음은 잦은 매매, 마지막은 본전 집착이다. 모두 조급함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며 결국에는 중독으로 이어져 전 재산을 잃게 만든다. 이러한 결과를 가져오는 마음자리와 저절로 돈을 잃게 만드는 시장의 구조에 대해 알아보자. 

'몰빵'은 '화약을 한번에 터뜨린다'는 몰방(沒放)에서 나온 속어인데 한 방으로 대박을 노린다는 뜻이다. 현재 수도 서울에 내 집을 장만하려면 최소한 10억 원 이상이 든다. 양질의 일자리는 한정되어 있고 월급만으로는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사회 초년생에게 종자돈이 넉넉할리 없다. 절대 다수의 동학개미들이 운용하는 평균 투자금인 500만 원을 이리저리 굴려서 하루속히 부자가 되고 싶다. 

가열차게 트레이딩을 하여 조금씩 벌어들이면 알부자가 될 수 있으리라 여긴다. 몰빵과 빈번한 트레이딩에 몰두하지만 이는 투자금을 내다버리는 어리석은 행위다. 내 능력과는 무관하게 자동으로 돈을 잃게 만든다. 거래시 발생하는 수수료와 세금 때문이다. 

현재 주식거래 비용은 1회 매매시 대략 0.3%다. 500만 원으로 매일 3번을 사고 팔았다고 해보자. 하루 거래비용이 1% 정도이므로 1년간 영업일 수 250일을 합산하면 고정비는 1250만(500만 * 1% * 250일) 원이 나온다. 바꿔말해, 당신의 투자원금 보다 2.5배나 많은 돈이 자동으로 없어진다는 얘기다.
 
거래 중독은 스스로 몰락하는 길이다.
▲ 자산감소와 고정비의 관계 거래 중독은 스스로 몰락하는 길이다.
ⓒ 이상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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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것은 원금이 유지된다는 가정 하에서 나온 결과다. 벌지는 못하고 겨우 본전치기만 거듭하면 70회 매매시 자산이 절반으로 줄어든다. 잦은 매매는 저절로 돈을 잃게 만든다. 주식 시장은 상당 부분 도박의 속성을 갖고 있다.

당신이 투기적으로 접근하면 실패는 당연한 결과다. 트레이딩에 중독되면 남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경제적 좌절은 배우자를 잃는 것 만큼이나 심대한 고통을 몰고 온다. 

판을 만든 '마당잡이'가 수입을 챙긴다

라스베이거스 카지노는 '게임을 계속할 수록 돈을 잃는' 구조 때문에 돈을 벌어들인다. 딜러는 게임 참가자보다 단지 2% 승률이 높을 뿐이다. 카지노 측은 확실하게 51을 챙기고 게이머는 불확실한 49를 갖는다. 이 작은 차이가 누적되면 막강한 위력을 발휘하므로 도박장에서는 여러가지 장치와 이벤트를 통해 참가자들을 오래도록 머물게 만든다.

공짜 술을 제공하여 판단력을 흐리게 만들고 시계를 없애서 떠날 시간을 알지 못하게 한다. 빙빙 돌아가는 네온사인과 칩이 짤랑거리는 소리, 어쩌다 터지는 잭팟의 환호성이 사람을 흥분시킨다. 당신도 이런 행운을 얻을 수 있으니 어서 룰렛을 돌리라고 유혹한다. 화려한 볼거리와 놀거리는 게이머의 마음을 들뜨게 한다. 미국 서부 네바다주와 라스베이거스에 헐리우드 영화산업이 본거지를 튼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여기에 수수료라는 고정비용이 더해진다. 현금과 칩을 교환할 때마다 카지노에서 수수료를 챙긴다. 게임에 참여하는 순간 이미 손해를 보고 시작하는 것이다. 한 순간 일확천금을 벌었더라도 계속해서 포커판에 남아 있으면 결국에는 돈을 잃는다. 고스톱에서 돈을 버는 사람은 고리를 뜯는 하우스장(화투판 개설자)이다.

공짜를 바라는 심리, 일확천금에 대한 탐욕, 본전을 찾고자 하는 마음이 게이머를 도박 중독으로 이끈다. 누구나 첫 시작은 가벼운 마음으로 출발한다.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기분전환을 하러 갔다가 포커판에 빠져들거나, 치킨 값이나 벌어볼 요량으로 진입했다가 헤어나지를 못한다.

초심자의 행운을 만나 제법 큰 돈을 만졌다가 딴 돈을 모두 잃고 손해를 보면 본전 생각에 잠을 이루지 못한다. 카지노 주변에서는 패가망신 한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그들 모두가 도박에 중독되어 노름판을 떠나지 못한다. 
 
게임을 계속하면 돈을 잃는다.
▲ 중독을 유도하는 카지노의 속성 게임을 계속하면 돈을 잃는다.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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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수는 기교를 들먹이나 고수는 마음가짐을 강조한다

천재적인 수학자로서 MIT 교수를 지낸 에드워드 토프(Edward O. Thorp)는 오늘날 투자업계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퀀트(컴퓨터 알고리듬을 짜서 거래하는 방법) 투자의 창시자다. 그는 1961년 휴대용 컴퓨터를 신발 밑에 숨기고 카지노로 들어갔다. 승패의 확률을 계산할 수 있다면 딜러를 이길 수 있다는 자신의 이론을 검증하기 위해서였다.

예상대로 블랙잭 게임에서 돈을 딴 에드워드는 이 실험 결과를 책으로 엮어내 금융공학자와 도박사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토프의 책은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영화와 드라마로도 제작되었다. 마이런 숄즈에게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케 한 블랙-숄즈 공식의 원안자가 바로 토프다.

숄즈는 토프를 만나 그의 노트를 빌려 보고는 월가로 진출하여 헤지펀드 LTCM을 창업했다 한동안은 승승장구했으나 감당할 수 없는 부채를 일으켜 금융시장을 큰 혼란에 빠뜨린다. 이에 대해서는 연재 3화 '과신으로 증발한 LTCM, 헛똑똑이들의 실패'에서 다뤘다.

토프의 이름이 알려지면서 카지노에서는 그의 출입을 막았다. 어쩔 수 없이 도박장을 떠난 토프는 주식시장에서 큰 기회를 발견했다. 그는 자본금 약 15억 원으로 투자조합을 만들어 18년간 단 한 해도 손실을 보지 않고 연평균 15퍼센트의 수익을 올렸다. 투자조합을 청산 할 때 그의 자산은 무려 3000억 원으로 불어나 있었다.        
큰 성공을 거두었지만 그도 주식시장에 처음 들어와서는 인간적인 약점 때문에 실수를 피할 수 없었다. 부화뇌동 매매, 본전 집착과 같은 초심자들의 시행착오를 그대로 답습했다. 그러나 수 년 간의 경험과 배움을 통해 사람의 개입을 최소화 하고 확률에 기반하여 자동으로 매매 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자신의 강점을 잘 활용한 퀀트의 시작이다. 

토프의 부는 의도치 않게 동료 교수와의 관계가 멀어지는 이유가 되었다. 학계를 떠난 에드워드는 단 하나의 기업으로 구성된 포트폴리오를 만들었는데, 2012년 기준으로 9000억 원의 자산을 일구어냈다. 바로 워런 버핏에게 투자했기 때문이다.

토프가 버크셔 헤더웨이의 주주가 된 이유는 가족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다. 십 수년 전 지인의 주선으로 버핏과 토프는 식사를 함께 하면서 서로에게 영감을 주고 받았던 것이다. 고수는 고수를 알아본다. 

유럽 투자업계의 거목 코스톨라니가 자신의 저서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에서 언급했듯이 부자가 되는 방법은 세 가지다. 창업을 하여 성공하든지, 신데렐라의 행운을 잡거나 투자하는 것이다. 주식 투자는 기업을 사는 행위다. 단, 제대로 알고 사야 하며 매입 후에는 뚝심을 갖고 기다릴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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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접사 사진집 '로봇 아닙니다. 곤충입니다'를 펴냈다. 다음 세대를 위한 화보 도감. daankal@gmail.com. O|O.셋EE오.E팔O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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