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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9월 26일 경북 포항시 기쁨의 교회에서 열린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교단 제104회 정기총회에서 2년 이상 논란을 빚은 명성교회 부자(父子) 목사의 목회직 세습을 사실상 인정하는 안에 대해 참석자들이 거수로 표결하고 있다. 거수로 진행한 표결에서 예장 통합 교단은 명성교회 설립자인 김삼환 목사의 아들인 김하나 목사가 2021년 1월1일부터 명성교회 위임목사직을 맡을 수 있게 허용하기로 했다.
 2019년 9월 26일 경북 포항시 기쁨의 교회에서 열린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교단 제104회 정기총회에서 2년 이상 논란을 빚은 명성교회 부자(父子) 목사의 목회직 세습을 사실상 인정하는 안에 대해 참석자들이 거수로 표결하고 있다. 거수로 진행한 표결에서 예장 통합 교단은 명성교회 설립자인 김삼환 목사의 아들인 김하나 목사가 2021년 1월1일부터 명성교회 위임목사직을 맡을 수 있게 허용하기로 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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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초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명성교회를 방문했다. 명성교회는 세습 논란이 있었던 교회다. 세습 논란은 2019년 명성교회가 속한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아래 예장통합) 총회에서 수습안이 나와 일단락되는 듯했다. 하지만 지난 1월 26일 법원이 명성교회 위임목사인 김하나 목사의 대표자 지위를 인정하지 않는 판결을 내리면서 세습 논란이 재점화되었다.

지난 1월 28일 통합총회바로세우기행동연대는 '김하나 목사의 명성교회 대표자 지위를 부인한 판결을 환영하며'란 성명을 통해 김하나 목사의 퇴진을 요구했다. 법원의 판결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듣기 위해 지난 14일 통합총회바로세우기행동연대 대표회장인 양인석 전주강림교회 담임목사를 전화로 인터뷰했다 다음은 양 목사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 지난 1월 26일 법원이 명성교회 김하나 목사의 위임목사 자격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판결을 내렸는데 어떻게 보셨어요?
"예장통합 총회가 큰 것 같지만 국가에서 볼 때는 하나의 개인에 불과하거든요. 그런데 개인들이 법을 만들 때도 완벽하지 못하고 또 법을 해석하는 것도 완벽하지 못해서 자주 충돌하고 다투죠.

그래서 우리가 만든 법이 제대로 지켜지는지 아니면 지켜지지 않았는가에 대해서 전문적인 기관인 법원에 판단을 의뢰한 거예요. 법원은 법의 근본정신이 무엇인지 파악해 판결을 내렸어요. 그래서 예장통합 총회는 세습 금지법을 이번 판단에 근거해 지켜나가야 된다고 봅니다."

- 세습 금지법을 어떻게 지키는 게 맞다고 보세요?
"김삼환 목사는 은퇴한 목사로 해석해 아들인 김하나 목사를 청빙해도 세습이 아니라는 주장이었거든요. 근데 판결문에 보면 김삼환 목사 다음으로 어떤 목사가 와서 담임목사 하고 그다음에 김하나 목사가 청빙 됐다는 것이 아니라는 얘기예요.

김삼환 목사 다음에 바로 김하나 목사가 청빙 됐기 때문에 은퇴한 목사이든 은퇴하는 목사이든 문구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것은 분명히 세습이라는 거예요. 그래서 앞으로는 아들을 세습하려고 하는 목사들은 중간에 반드시 다른 사람이 담임목사로 섬기다가 그다음에 그 목사로 아들이 청빙 된다면 그건 우리가 수용할 수가 있는 거죠."

- 그럼 징검다리 세습이 가능하지 않나요?
"징검다리 세습(방지) 법에 대해서는 총회가 필요하면 만들어야 돼요. 즉 징검다리 세습법에 관해서는 총회가 아직 그 어떤 입장도 안 내놨어요."

- 명성교회는 세습을 바로 한 게 아니고 시간을 두고 하지 않았나요?
"그거 하고는 아무 관계가 없어요. 명성교회가 아무리 시간을 많이 두었다고 하더라도 명성교회가 청빙을 바로 김삼환 목사 후임으로 김하나 목사를 청빙 했기 때문에 그것은 엄연히 세습 금지법을 위반한다고 이번 재판부에서는 보았어요."

"법을 지키지 않으면 함께 공동체를 이루어 나갈 수 없어"
 
양인석 전주강림교회 담임목사
 양인석 전주강림교회 담임목사
ⓒ 전주강림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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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장통합 총회 입장은 뭔가요?
"총회 입장은 제가 아직 안 들어봤는데 총회가 지금 크게 잘못하고 있는 것이 뭐냐면 총회 재판부에서도 2차 판결에는 명성교회가 불법이라고 했어요. 이 판결이 나왔기 때문에 이 판결문을 번복하려면 반드시 판결을 통해서만 번복할 수가 있어요.

그런데 이 판결문은 그대로 놔두고 총회 결의에 의해서 이 판결문을 번복한 거예요. 하지만 이 결의 자체가 판결을 뒤집을 수 없는 결의예요. 그렇다고 한다면 반드시 다시 재판해야 돼요. 총회에서는 지금 잘못된 총회 결의를 가지고 우격다짐을 하고 있는데 그건 엄연하게 잘못하고 있는 거예요."

- 예장통합 총회는 왜 그렇게 할까요?
"총회는 명성교회 문제에 대해서 너무 관대하게 대해요. 왜 그렇게 관대하게 대하냐는 명성교회가 한국교회에 공헌하는 것이 참 크고 또 총회장을 지냈고 또 명성교회는 명성교회대로 자신들의 공언한 그런 공헌도를 봐서 총회가 자기들의 이야기를 들어줄 것이라고 보니까 총회에서 많은 사람은 법을 제정해 놓고도 그 법을 지키려는 의지가 없어져 버려요.

일반 사회도 마찬가지지만 우리가 법을 제정해 놓으면 지키려고 노력을 해야 되는데 힘 있는 사람들이 다 빠져나가요. 명성교회도 법 지키려는 모범을 보여야 되는데 그 모범을 보이지 않고 여기에 총회의 어른들이나 행정 하는 사람들이 안 된다는 소리 못 하고 그대로 끌려가는 꼴이 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우리 총회가 좀 우습게 된 거죠."

- 세습 금지법은 김삼환 목사가 예장통합 총회장 할 때 만든 법 아닌가요?
"김삼환 목사가 총회장 되기 전에도 선교사들을 모아놓고 세습은 절대로 안 된다고 반대했던 사람이에요. 그리고 김삼환 목사가 총회장일 때 명성교회에서 세습 방지법이 통과됐어요. 제가 그 현장에도 있었고요.

김삼환 목사님도 아마 그때쯤은 본인이 가능하면 세습하지 않겠다고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세습하는 것은 상황이 변했거나 아니면 욕심을 버리지 못했거나 아니면 자기가 교회의 주인이라고 생각한 것 때문에 세습한 거 아닌가 생각이 돼요."

- 아무래도 총회에서는 명성교회가 예장통합을 탈퇴할까 봐 단호하게 하지 못하는 거 아닌가요?
"명성교회가 예장통합 교단을 나갈까 봐 못 자른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죠. 하지만 우리가 성명서에 썼듯이 법을 지키지 않으면 우리가 함께 공동체를 이루어 나갈 수가 없어요. 즉 법을 지키지 않으려면 통합 측 법을 바꾸든가 통합 측 교단을 떠나든가 해야죠"

- 법을 바꾸면 되나요?
"법을 바꿀 수 있죠. 그래서 세습 금지법을 우리가 폐지할 수도 있고 아니면 세습 금지법을 더 완화할 수도 있죠. 그것은 통합 측 교단법을 바꿔야 되기 때문에 그러면 또 논의를 해봐야죠."

"총회에서 김삼환 목사 세습을 도와준 꼴"

- 목사님 생각은 어떠십니까?
"저는 우리가 정한 세습 금지법에 대한 법 조항은 문구 하나 바꿔도 안 되고 우리 선배들이 좋은 정신을 가지고 세습 금지법을 만들어놨으니까 이것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을 하는 쪽이에요."

- 명성교회가 예장통합 교단을 나가도 상관없다고 보세요?
"명성교회가 나가도 상관이 없는 건 아니죠. 마음이 많이 아프고 또 가능하면 지금까지 같이 왔으니까 얼마든지 나가지 말고 교단법을 지키면서 같이 있기를 바라죠. 그러나 도저히 교단법을 못 지키겠다고 하는 것은 어쩔 수 없죠. 나간다고 그러면 받아줘야죠"

- 통합총회바로세우기연대는 성명을 통해 "김하나 목사는 이번 선고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공개 사과하고 명성교회를 떠나길 바란다"라고 했어요. 그런데 김삼환 원로목사는 1월 29일 새벽 기도회 설교를 통해 "교인들은 조금도 흔들리지 마라. 1심 판결은 별거 아니다. 대법원에서 10번 판결해도 우리는 눈곱만큼도 꿈쩍 안 한다"라고 했다던데.
"참 안타까워요. 교회는 하나님의 교회지 담임목사의 교회가 아니거든요. 그러니까 담임목사는 총회법에 의해서 만 70살이면 떠나야 되는 거예요. 그리고 교회에서의 후임 목사 청빙은 교단 헌법에 규정된 절차가 있어요. 그대로 지켜야 되는 것이죠.

그런데 본인들이 그것을 지키지 아니하고 대법원에서 아무리 결정해도 우리는 눈 하나 꿈쩍하지 않는다고 하는 이야기는 이 교회가 예수님의 교회가 아니라 내 교회라고 하는 것과 똑같은 거예요. 좋은 교회가 김삼환 목사 부자로 사유화되고 있어요."

- 김삼환 목사는 자기가 법 위에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김삼환 목사님이 법 위에 있다고 생각하는가는 잘 모르겠지만 지금 행위는 김삼환 목사님이 법을 무시하고 있는 것은 맞아요. 본인은 법을 무시하고 지키지 않으면서 예장통합에 있겠다는 의도가 있기 때문에 그러시려면 교단을 떠나는 것이 맞지 않느냐라고 얘기를 한 거예요.

본인이 예장통합을 떠나서 교파를 초월한 무교단 교회로 남겠다고 한다면 어쩔 수는 없지만, 그것은 교회가 사유화되었다는 증거이기 때문에 예수님이 속상하고 슬퍼하실 것이고 우리 사회도 비난하고 흉볼 거라고 생각이 돼요."

- 예장통합 총회에 대해 "제104회 총회에서 불법적인 명성교회 수습 결의안을 관철한 김태영 전 총회장과 12개 노회가 제출한 수습 결의안 철회 헌의안을 묵살하고 정치부로 넘겨 폐기한 신정호 전 총회장은 총회의 명예를 실추시켰으니 공개 사과하고 모든 공직에서 사퇴하라"고 하셨던데 명성교회 세습 문제에 총회 책임이 크다고 보시나요?
"총회 책임이 너무너무 큽니다. 총회가 있는 이유는 뭐냐면 한 개인이 큰 힘을 가지고 법 위에 군림하려고 할 때 그때 법을 지킬 수 있도록 지도하고 안내하고 권면해야 되는데 오히려 총회에서는 지금 김삼환 목사님의 세습을 도와준 꼴이 됐죠. 그럴 것 같으면 이 법 자체를 우리가 만들지를 말든가 아니면 법을 개정해서라도 법을 제대로 정리해놓고 이 일을 해야죠."

- 지난 1월 2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명성교회를 방문했습니다. 윤 후보는 평소 공정을 내세웠기 때문에 명성교회 세습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하지 않을까요?
"윤석열 후보는 세습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말고 할 자질이 없는 사람이에요. 뭘 그런 사람한테 세습 입장을 밝혀야 된다고 얘기를 해요. 윤 후보는 교회가 뭔지도 모르고 예수님이 누군지도 모르고 오로지 검찰과 자기의 이익만 찾는 사람인데 그런 사람한테 입장이 어떠냐고 물어보는 사람이 잘못된 사람이죠."

태그:#양인석, #명성교회, #세습, #윤석열, #예장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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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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