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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시민신문이 만난 네 번째 화성시 청년 농부는 산안마을 공동체에서 사는 김한결(34,향남읍)씨다. 화성시 산안마을은 '야마기시즘 실현지' 공동체 마을이다. 야마기시즘은 1940년대 일본의 야마기시 농민으로 부터 시작한 무소유, 공동 사용, 공동생활을 하는 공동체주의를 말한다. 화성시 산안마을 공동체에서 지난 1월 27일 만난 김한결씨에게 ?양계 농업에 대해 들었다.[기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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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결씨는 한국농수산대학에서 축산을 전공한 후, 고향인 경기 화성시 향남읍 산안마을에서 양계를 맡아 운영하며 지역 주민과 구문천 3리를 아름답게 가꾸고 있다. 무엇보다 그는 화성시 환경을 생각하는 마음이 각별하다. 

- 김한결 씨는 산안마을 공동체에서 태어났다고 들었다. 일반 가정과 다른 환경이었을 것 같다.

"어린 시절에는 산안마을이 자랑스러웠어요. 집에 축구 골대가 있는 아이는 제가 유일했으니까요. 사춘기에 접어들며 혼자만의 공간이 없는 공동체 생활이 점점 불편해지더라고요. 산안마을은 아이에게 야마기시즘(무소유, 공동생활, 공동사용)을 가르치지 않아요. 성인이 된 후에야 알려주고 본인이 선택하도록 권하죠. 어렴풋이 제가 또래 아이들과 다른 환경에서 자란 걸 알았지만 크게 인지하지는 못했어요."

- 야마기시즘 실현지는 일본, 스위스, 호주 등 세계 곳곳에 분포돼 있다. 공동생활을 하려면 엄격한 규율이 있을 것 같은데. 

"특정 메뉴얼은 없지만 실현지 특유의 불문율이 있었어요. 작년 초까지는 산안마을 16명이 한 곳에서 공동생활을 했지만 새집을 짓고 가족별 별채에서 생활하고 있어요. 개인 생활과 공동 생활을 유지하는 형태의 실현지는 한국이 유일해요."

- 산안마을 공동체에서 양계를 시작한 이유가 궁금하다. 

"사실 실현지에서 어떤 사업을 해도 괜찮은데, 양계를 통해서 사이좋고 즐거워지는 게 목표예요. 내 자신과도, 닭과도, 달걀을 드시는 분들과도 사이좋고 즐거워지는 것이요.

야마기시즘을 창시한 야마기시씨가 닭을 통해 유명해졌어요. 1940년대 일본에 심한 홍수 피해 속에서도 야마기시 씨의 닭은 멀쩡했대요. 일본 정부가 야마기시씨의 특별한 양계법이나 농법에 주목하며 시민에게 강연할 기회를 줬어요. 그렇게 야마기시즘 철학이 확산되고, 세계에 분포된 야마기시즘 실현지마다 닭을 키우게 됐어요."

- 산안마을 양계장의 닭들은 1984년부터 38년 동안 조류독감을 한번도 걸리지 않았다고 들었다. 그렇게 건강하게 키우는 특별한 방법이 있는가. 

"농장에 와보면 알겠지만 우선 냄새가 심하지 않아요. 햇볕이 잘 들고 통풍이 잘되게 설계된 계사에서 1㎡ 당 4.4마리가 생활하게 했어요. 이는 동물복지 기준보다 훨씬 낮은 기준이에요.(동물복지 기준은 1㎡ 당 9마리) 또 병아리 때부터 소화하기 힘든 풀과 현미를 주어 소화능력을 발달시켜요. 계분도 닭이 수확한다고 생각해서 풀을 키우는 밭에 뿌려요. 순환농법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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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안마을 공동체에서 일하는 노동자에 대한 대우도 남다를 것 같다. 

"산안마을에서 고용한 노동자는 모두 13명이에요. 남녀 임금 차별을 없앴어요. 이 과정에서 남성 노동자와 긴밀한 대화와 설득이 필요했죠. 또 노동자간 소통 단절에 대한 고민으로 '연찬(자신의 모습 그대로를 사유하며 공동체의 유익을 탐구하는 야마기시즘 철학)'을 통해 비효율적이더라도 분업화를 지양해요. 노동자 모두 다양한 일을 하며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협력하려고 노력하죠."

- 산안마을은 7~8년 전부터 구문천3리 지역 주민과 함께 아름다운 마을 만들기 사업을 했다고 들었다. 실현지 중심에서 벗어나 마을 단위로 확장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을 텐데. 

"구문천 3리의 별칭은 초록마을이에요. 당시에 우리는 지역의 마을주민과 소통이 어렵다는 생각이 팽배했어요. 하지만 생활 터전이 점점 공장 지대로 변하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 커지며 함께 마을 사람들과 대화하기로 했어요. 마을 이장님과 이미 들어온 공장, 혐오시설 등이 서로 유익한 역할을 꾀하기 위해 함께 모여 대화하며 공장벽화, 마을 주변 나무 심기, 초록마을 축제 등 마을을 가꿔나갔죠."

- 작년 겨울, 조류독감에 대한 예방적 살처분 등 행정처분으로 조류독감이 걸리지 않은 닭 수만 마리를 살처분 했다. 어떻게 극복하고 있나.

"조류독감에 음성판정을 받은 건강한 산안마을 닭이 살처분되는 과정을 통해 동물의 생명윤리에 대한 인식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피해가 크지만, 그래도 산안마을의 양계를 지지해주는 분들 덕분에 버티고 있어요. 사업을 다시 정상궤도에 올리기가 수월하지 않아요. 농장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인건비를 절감하고 가격대를 낮춰 공급을 늘리려고 노력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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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에 권하고 싶은 요구사항이나 제안이 있다면.

"화성시는 재정자립도 전국 1위에요. 공장과 사업장이 곳곳에 있죠. 그에 비해 시민으로서 누려야 할 복지나 맑은 공기, 깨끗한 물, 자연환경은 빈약한 수준이에요. 저는 제 고향을 지켜나가고 싶어요. 시에서 공장규제 정책보다 앞서 살림 유지, 녹지 환경 지원정책을 강화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유럽은 마을이 녹지를 유지하는 단순한 명목만으로도 시민에게 경관유지비용을 지원하고 있어요."

- 화성시 청년농부로서 화성시민에게 하고 싶은 말은. 

"요즘은 쓰고 버리는 것이 익숙한 세대잖아요. 제가 초등학교에 다니던 시절만 해도 화성시 인구가 10만(명)이 안 됐어요. 이제는 시민 100만 시대를 앞두고 있어요. 타 지역에 비해 애향심이 낮은 화성시가 안타까워요. 화성시는 쓰고 버려지는 곳이 아니에요. 애정을 갖고 시를 아름답게 가꾸려는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지역을 소중히 만들어가길 바라요."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화성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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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빠진 독 주변에 피는 꽃, 화성시민신문 http://www.hspublic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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