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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6일 오후 한유총이 주최한 토론회에 나와 연설하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6일 오후 한유총이 주최한 토론회에 나와 연설하고 있다.
ⓒ 정경희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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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윤석열 후보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는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 행사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한유총 이사장님은 지난번 유치원 관련 터무니없는 공격을 당할 때, 무모한 세력들에 맞서 (저와) 같이 일을 해왔다. (...) 그렇기 때문에 저는 (한유총에 대해) 동지의 그런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지난 2018년 일부 사립유치원들의 회계 부정 논란 당시 한유총의 대응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이다. 한유총은 사립유치원 회계 투명성을 강화하는 '유치원 3법(사립학교법·유아교육법·학교급식법 개정안)'에 반대해 개원 연기 등 집단행동을 한 바 있다. 2020년 유치원 3법 통과로 사립유치원에도 국가관리회계시스템이 도입됐다. 지난해 11월 헌법재판소는 사립유치원 에듀파인 도입 의무화는 교육 공공성 측면에서 합당하다고 결정한 바 있다.

지난 2014년부터 2018년까지 경기도교육청 감사관으로 근무하며 사립유치원 감사를 진행했던 김거성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경기교육청은 2016년 처음으로 전담팀을 꾸려 사립유치원 운영실태 감사에 나섰다.

다음은 지난 26일부터 29일까지 김기현 원내대표 발언에 대해 그와 주고받은 일문일답이다.
     
"터무니없다? 그 말이야말로 정말 터무니없다"

- 김기현 원내대표의 발언을 접하고 어떤 생각이 들었나?

"한유총이 터무니없는 공격을 당했다고? 그 말이야말로 정말 터무니없다. 물론 모든 사립유치원을 비리집단으로 매도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많은 사립유치원에서 아이들을 볼모로 사익을 추구했던 것을 부인하거나 모르는 척 해선 안 된다. 학부모나 맘카페 회원, 시민단체, 언론 그 모두는 터무니없는 공격에 부화뇌동했다는 말인가."

납세자의 세금을 쓰는데 그동안 제대로 된 감사는 없었다는 것이 말이나 되는가? 원아, 학부모들, 그리고 납세자를 비롯한 국민의 입장을 대변하지 않고, 오히려 일부 이익집단을 두둔하려는 정치집단은 유권자들의 외면을 받고 퇴출 대상이 돼야 한다."

- 당시 경기도교육청에서는 처음에 어떻게 사립유치원 감사를 시작하게 됐나.

"2014년 8월 경기도교육청 감사관으로 취임할 당시에는 사립유치원 비리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다. 2015년 국무조정실에서 제보를 받아 교육부를 통해 교육청으로 전달된 사립유치원 비리 사안들이 있었다. 교재비 50% 착복과 '사립유치원의 허위 납품서류 발행 및 외부강의 리베이트 활용' 등이 포함돼 있었다. 그  가운데 경기도 관내 유치원들 숫자가 절반 가까이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누리과정에 대한 경기도교육청의 예산 지원 규모는 당시 매년 5천억 원을 넘는 규모임에도 불구하고, 그때까지도 사립유치원은 본격적인 감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른바 감사 사각지대로 남아 있던 것이다. 부모들이 아이들을 유치원에 보낼 때 돈벌이 수단으로 삼으라고 보내는 것은 아니지 않나. 친구들과 더불어 신나게 놀면서 배우고, 조화로운 발달을 이루면서, 건강하고 지혜롭게 성장해 나갈 수 있으리라는 믿음으로 유치원이라는 학교에 보내는 것 아닌가.

사립유치원들 일부가 법에 따른 학교로 인가를 받았지만, 부정하게 돈벌이에 몰입하고 있다면 그때 감사관이 해야 할 역할이 무엇인가? 국민들을 대신하여 주어진 권한으로 감사를 실시하고 이를 바로잡아야 하는 것이 마땅한 일 아닌가. 이처럼 공직자로서 아주 당연한 직무를 수행하고자 한 것이 사립유치원 특정감사의 출발점이었다."

- 처음으로 본격적인 사립유치원 감사를 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2016년 경기도교육청에서 처음 사립유치원 감사를 시작할 때 반발이 있을 것으로 예상은 했다. 그런데 실제로는 그 반발의 강도와 방법은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것이었다. 맨 먼저 사립유치원 일각에서 국민권익위원회가 감사가 불법이라고 규정했다고 선동했다. 사실 그들은 권익위에 질의와 함께 직무감찰을 요구했으나, 교육부를 통해 오히려 사립유치원도 감사대상이 될 수 있다는 회신을 받은 바 있었다.

즉 감사가 합법이라고 확인해줬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줄기차게 '사립유치원은 감사 대상이 아니라'고 통보를 받았다며 교육청에서 불법으로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던 것이다. 그래서 교육청 입구에서 '강압적이고 불법적인 감사를 즉각 중단하라'며 대규모 집회를 수차례 열었다.

더욱이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협박, 명예훼손 등 혐의로 교육감과 감사관 등 도교육청 관계자 3명을 수원지검에 고발하기도 했다. 나아가 수원지검 입구에서 이들을 '구속수사'하라며 일인시위까지 벌였다.

또 사립유치원 특정감사대상기관 통보에 맞서 처분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까지 제기했다. 물론 그들이 고발한 사건은 '공소권없음, 혐의없음(증거불충분)' 처분으로 마무리됐다. 또 특정감사 대상 알림처분 취소를 구한 행정소송사건도 '이유없다'며 기각됐고, 오히려 교육청이 공공감사법에 따라 자체감사를 수행할 수 있음을 확인시켜줬다. 이처럼 겪었던 일들이야말로 바로 터무니없는 공격을 당한 것이라 해야 하지 않겠나."

"감사관이 완장질? 광범위한 비리 실재"
 
김거성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김거성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 김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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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시 사립유치원 감사를 중단하도록 협박이나 회유·압력도 있었다는데?

"당시 사립유치원 감사를 시작하면서 두 개의 감사팀을 가동하고 시민감사관들이 함께 감사과정에 참여하도록 했다. 그러자 사립유치원들 일부가 반발하면서 감사를 거부하기 시작했다. 나아가 감사관, 감사담당 공무원, 시민감사관 등이 '완장질'을 한다는 둥 온갖 형태의 마타도어와 비난을 퍼부었다. 그러나 사실은 그 반대였다. 

뿐만 아니라 현금 수억 원과 외제차를 주겠다며 회유하려 한 경우도 있었다. 심지어 감사관인 나까지 회유하려는 시도도 있었다. 내게 배달된 택배가 있다고 해서 문 앞에 두고 가라고 했더니 택배기사가 비싼 것이라 직접 전달해야 한다고 했다. '내용물이 뭡니까' 물어보니 '골드바'라고 답하더라. 보낸 사람 전화번호도 당시에는 내가 모르는 번호였다.

나중에 그가 사립유치원 설립자인 것을 알게 됐는데, 이른바 이 '골드바'와 수억 원 뇌물제안사건은 1, 2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로 유죄판결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 과정에서 일부 정치인 등은 이들을 비호하고 대변하고 나서서 나중에는 감사관의 가장 중요하고 또 힘든 직무가 마치 그런 청탁, 외풍과 외압을 차단하는 일처럼 되어버리고 말았다. 그래서 나중에는 감사관 전화를 모두 녹음한다고 공개했더니 청탁이나 압력성 전화는 그쳤다."

- '사립유치원 일부'가 반발한 건가?

"어떤 원장들은 본인이 고발인 명단에 포함된 사실도 뒤늦게 알게 됐고, 자신들은 고발할 생각도 없었다며 내게 알려오기도 했다. 당시 감사 과정에서 잘못을 순순히 시인하고 학부모로부터 교재비 등 수익자부담경비 몫으로 받은 2억 7500여만 원을 환급한 경우도 있었다. 감사를 거부하고 반발한 것은 일부가 맞다. 유치원 원장을 천직으로 알고 평생을 원아들을 위해 헌신하신 존경스러운 분들도 여럿 계신다."

- 당시 감사 결과 드러난 주요비리를 몇 가지 소개하면?

"원아들에게 제공하는 급식비 일부를 빼돌렸다면 그 피해가 어디로 가겠는가? 원아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간다. 즉, 아이들의 영양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시민감사관들은 '닭 한 마리가 30명의 식단이고, 소국거리는 일인당 5g이었다. 수박 한 통으로 100명이 먹거나 사과 한 알을 12~15쪽으로 나누거나 귤 2쪽이 간식이었다'고 한탄했다.

또 그렇게 부실하게 3년 동안 매일 먹는다면, '유아들의 신체적 성장, 특히 키의 성장에 악영향을 줄 것이 자명하다'고 지적했다. 교육에 사용되는 시설에서의 불법행위들은 원아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 뻔함에도 불구하고, 불법개조, 증축, 부당한 공사비 집행, 미인가시설 운영 등의 비리도 드러났다."

- 급식이나 시설 등의 비리가 전부인가? 회계비리도 있었다고 들었다.

"회계비리가 가장 광범위하게 발견됐다. 누리과정으로 유아학비를 이미 지원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누리과정 시간에 방과후 특성화 활동을 배치해 그 명목으로 학부모들로부터 수익자부담경비를 별도로 징수하는 사례도 여러 유치원들에서 발견됐다.

한 사립유치원은 원아가 400여 명이었는데, 동일 건물 내의 어학원에 일반 학원생은 없이 오직 유치원생들만을 교육하도록 하고, 영어교육비 명목으로 2014년과 2015년간 총 10억 원을 어학원 계좌를 통해 지급했다. 그 어학원은 바로 그 사립유치원 설립자 소유였다.

더욱이 영어교육과 무관한 도예·요리교육비, 유치원 수영장 보수비, 주방 물품 구매비 명목으로 2014~2015년까지 총 164회에 걸쳐 10억6천만 원 상당의 유치원 운영자금을 어학원 계좌로 이체한 사실도 드러났다. 또한 동 어학원은 세무서에 매출신고도 누락하고 있었다.

지출결의서, 계약서, 계산서, 영수증 등의 필요한 증빙서류나 거래당사자도 없이 견학·행사용이라는 명목으로 현금 14억 원, 설립자의 다른 사립유치원 계좌로 2억5천만 원을 지출하는 등 무증빙 거래가 총 32억원에 달했으며, 실제 계약·구매 여부도 확인되지 않았다.

설립자 소유의 아우디, 벤츠, BMW 승용차의 보험료도 교비회계에서 지출했다. 어떤 유치원은 설립자 명의의 저축보험을 월 8백여 만원씩 12년납 만기로 납부하고, 5천만원 대의 설립자 개인의 종합부동산세도 교비회계에서 지출했다. 또 식재료를 구입했다며 폐업한 업체 명의의 영수증을 제시하는 등으로 3억9천만원이 넘는 금액을 보전조치해야 했다.

원아들이나 교직원 등에게 돌아가야 할 국민들의 혈세나 학부모들이 수익자부담경비 명목으로 납부한 금액이 소수의 이익을 도모하는 데 빼돌려진 것이다. 비리들을 통해 해당 유치원의 설립자나 원장이 부를 누리고 있을 때 그 피해자는 누구였는가?"

- 당시 일부 사립유치원 비리에고 불구하고 '실제로 처벌된 사례는 없다'는 항변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2017년 1월 사립유치원과 어린이집 등에서 페이퍼컴퍼니를 만들어 위장거래로 교재비 등을 착복해 의정부지검이 사기죄로 기소했던 사건이 있다. 그 재판이 언제 끝났을까? 믿지 못하겠지만 아직까지도 1심 판결조차 나오지 않았다. 대부분 재판이 5년 넘게 1심에 계류중이다. 심리 끝나고 판결할 즈음 또 변호사를 새로 선임하여 기록검토할 시간을 달라고 요구하는 것을 반복하는 방식이다. 물론 부산지법 등에서는 사기죄로 징역 6월에 1년 집행유예 유죄판결이 나오기도 했다."

"사립유치원 운영위에 학부모 참여할 수 있어야"

- 향후 이런 비리를 막기 위한 제도적 대안은 무엇일가?

"감사 결과 드러난 사립유치원 일각에서의 광범위한 비리에 대해 국민들이 분노했고 그로 말미암아 국회에서 사립학교법, 유아교육법, 학교급식법 등 유치원 3법이 개정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이제 'K-에듀파인'이라고 불리는 시스템을 통해 회계를 처리하도록 바뀌었다.

물론 사학기관 재무회계규칙의 에듀파인 관련 내용에 대한 일부 사립유치원 운영자들의 헌법소원 청구가 있었지만 최근 헌법재판소에서 이를 기각하고 합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앞으로는 사립유치원의 운영위원회를 학부모가 참여하는 의결기구로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
 
-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재임 중에 그런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는 없었는가?


"안타깝고 송구스럽다. 시민사회수석의 활동범위는 조금 다른 영역이었다. 하지만 유아에서 대학까지 교육의 공공성 강화가 국정과제 가운데 하나였다. 그래서 사립유치원 재무회계, 시설, 연금, 통학버스, 급식 등과 관련해 여러 차례 교육부, 권익위, 교육청 등 관계자들과 협의해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추진한 것들이 있다. 건축과 시설, 소방안전 등의 전수조사를 통한 지도점검도 그 가운데 하나였고, 사립유치원 교사들의 봉급기준마련 등을 위해서도 협업했다.

- 사립유치원도 어려움이 있을 텐데?

"물론이다. 과거에는 은행창구에서 입출금하던 것이 바뀌어 지금은 인터넷 뱅킹이 일상화되지 않았는가? 이전까지 손으로 기록하던 방식을 온라인으로 전환해 투명성을 개선하려고 도입한 것이 바로 K-에듀파인 시스템이다. 초기라서 적응 등에 일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알고 있다.

당장은 예산편성 등에 어려움을 겪는 유치원들을 위해 교육청들이 보다 집중적인 행정 지원을 하는 것도 필요하겠다. 내년에는 유치원이 사용하기에 보다 쉽고 편리한 시스템으로 업그레이드된다고 하니 기다려보자. 물론 사립유치원도 국민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기를 기대한다. 그래서 유아교육 투명사회협약에서 추구한 바와 같이, 사립유치원도 스스로 투명성과 책무성을 보다 높여서 유아교육의 당당한 한 주체로 우뚝 서는 것이 마땅하다."

- 끝으로 학부모와 국민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린다.

"학부모와 국민들이 무관심하고 무기력할 때에는 정치가 국민들이 아닌 이익집단의 눈치를 보고 그들 소수의 이익을 위해 봉사할 위험이 커진다. 깨어 있는 시민의 참여와 감시 없이는 바른 교육이나 바른 정치도 찾기 어렵다."

태그:#김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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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영국통신원, <반헌법열전 편찬위원회> 조사위원, [조작된 간첩들], [함석헌평전], [함석헌: 자유만큼 사랑한 평화] 저자. 퀘이커교도. <씨알의 소리> 편집위원. 한국투명성기구 사무총장, 진실화해위원회, 대통령소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투명사회협약실천협의회, 국민권익위윈회 청렴포럼위원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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