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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옥 명인 부부가 한과를 만들고 있다. 순천시 주암면 구산마을이다.
 김순옥 명인 부부가 한과를 만들고 있다. 순천시 주암면 구산마을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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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궁이에 장작불을 지피자 솥단지에서 조청이 끓어오른다. 주걱으로 저어가며 농도를 맞춘다. 김순옥 명인은 이를 두고 '땀을 맞춘다'라고 했다.

"옛날 엄마들은 땀을 맞춘다고 그러거든요. 여기에다 유자청도 넣고, 생강도 넣어요. 설탕도 조금 들어가요."
 

땀이 맞춰지자 쌀과자를 솥단지에 적당량 부어 조청에 버무린다. 적절하게 조청이 쌀과자에 스며들자 이내 건져낸다. 이어 잘게 부순 쌀튀밥에 굴린다. 옷을 입히는 과정이다.
 
유과 만들기는 쌀과자에 조청을 버무려 쌀튀밥에 굴려 옷을 입힌다.
 유과 만들기는 쌀과자에 조청을 버무려 쌀튀밥에 굴려 옷을 입힌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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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과는 완성이 되었을 때 차가울 때 먹어야 비로소 그 맛이 오롯하다.
 유과는 완성이 되었을 때 차가울 때 먹어야 비로소 그 맛이 오롯하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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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청에 넣어 꺼내자 윤기가 자르르 흐른다. 유자와 생강의 은은한 향도 느껴진다. 엿기름으로 발효시킨 조청에서 풍겨오는 풍미도 예사롭지 않다. 명인은 이 향기를 우리 고유의 향이라고 했다.

순간 마음이 평온해지는 느낌이 드는 건 나 혼자만의 생각은 아닐 터. 심신의 안정감, 행복감, 이런 걸 두고 우리는 힐링이라고 말한다.

"하나 잡사 봐요, 발효식품 조청으로 만들어요."

우리의 맛이란 이런 것이라며 맛보라는 명인의 권유에 유과 한 개를 집어 들었다. 순수함이 스며온다. 다시 먹어봐도 전혀 물리지 않는 자연스러움이 너무 좋다.

다음은 건조기에서 굳히는 과정이다. 예전에는 안방에서 유과를 굳혔다고 한다. 한과인 유과는 손이 많이 가 설날에만 만들어 먹었다. 그러나 요즘은 추석에도 해 먹는다. 지퍼백에 담아 밀봉해 냉장고에 보관하면 오래 두어도 제맛을 잃지 않기 때문이다.

"건조기에서 유과를 굳혀요. 조청이 유과에 골고루 붙어야 하잖아요. 그러면 완성되는 거예요."
 

유과는 완성이 되었을 때 차가울 때 먹어야 비로소 그 맛이 오롯하다. 이제껏 맛봤던 그 맛과는 확연히 다른 그 무엇이 있다. 한국의 맛이란 바로 이런 것이구나 싶다. 
 
유과다. 유과는 완성이 되었을 때 차가울 때 먹어야 비로소 그 맛이 오롯하다.
 유과다. 유과는 완성이 되었을 때 차가울 때 먹어야 비로소 그 맛이 오롯하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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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과자 산자다. 차례상의 그 자리는 ’산자‘가 늘 차지하곤 했다.
 전통과자 산자다. 차례상의 그 자리는 ’산자‘가 늘 차지하곤 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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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 유과, 우리네 전통 과자인 손가락 크기의 한과다. 동글동글 기다란 것은 유과, 넓적하고 평평한 것은 산자다. 여기에다 콩가루를 묻히면 콩유과가 된다. 한과는 사용하는 식재료에 따라 그 이름이 달라진다.

옛날에 유과는 차례상에 올리지 않았다. 차례상의 그 자리는 '산자'가 늘 차지하곤 했다. 유과와 산자 둘의 맛을 비교해보니 산자 맛이 풍미가 더하고 맛의 여운도 길다. 만들기 또한 유과보다 산자가 더 힘들고 어렵다고 한다.

"옛날에 유과는 차례상에 올리지 않았어요, 산자만 올렸어요. 그래서 산자가 유과보다 더 어른이라고 그래요."
 
순천시 주암면 구암마을 옥천조씨 절민공파 종갓집이다.
 순천시 주암면 구암마을 옥천조씨 절민공파 종갓집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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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과의 일종인 유과는 쌀로 빚어 한입 크기로 만들어 말린 다음 기름에 튀기고 조청을 입힌다. 이어 겉면에 견과류나 콩고물, 깨, 쌀튀밥 등에 굴려 만든 과자다. 튀기면서 부피가 늘어나 속이 텅 비어있다.

김순옥(67) 명인은 순천시 주암면 구산마을 옥천조씨 절민공파 종갓집 맏며느리다. 23세에 결혼해 평생 찹쌀 조청 연구에만 몰두했다. 종갓집에서 500년째 내려오는 전통음식 조청과 한과 등 내림 반찬 솜씨를 물려받았다.

김 명인은 전통 제조법을 복원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조청의 표준화와 품질 고급화로 대한민국 85호 '찹쌀조이당 조청' 식품명인으로 지정됐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여수넷통뉴스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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