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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서 경험하는 크고 작은 '별일'들, 한국에 의미있는 캐나다 소식을 전합니다.[편집자말]
갈비찜을 할 요량으로 소고기 팩을 집어들던 내 눈이 두 배쯤 커졌다. 30캐나다달러 짜리 한 팩이면 우리 다섯 가족이 배불리 먹고도 남을 양이었다. 그런데 아무리 눈을 씻고 봐도 가격은 30달러가 아닌 38달러였다. 이렇게나 많이 올랐다고? 일명 '스티커 쇼크(sticker shock)'를 받는 일이 잦아졌다. 가격이 적힌 스티커를 보고 놀란다고 해서 이곳 캐나다에서는 '비싼 가격에 받는 충격'을 '스티커 쇼크'라고 부른다.

캐나다 물가가 심상치 않다. 코로나 대유행으로 인해 격리 혹은 치료를 요하는 노동자 수가 증가하면서 물류 공급망 가동에 차질이 생긴다. 이는 곧 판매물량 부족과 가격상승으로 이어진다. 현재 캐나다는 코로나 5차 유행까지 겪고 있으니 이같은 양상의 물가상승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하지만, 오미크론 변이의 여파로 그 오름세가 급물살을 탔다.
 
지난 26일 캐나다 온타리오주 선더베이 외곽의 카카베카 폭포에서 트럭과 차량 행렬이 지나가고 있다. 미국-캐나다 국경을 오가는 트럭 운전자들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 백신 의무 조치'에 반대하는는 시위대와 지지자들이 환호하고 있다.
 지난 26일 캐나다 온타리오주 선더베이 외곽의 카카베카 폭포에서 트럭과 차량 행렬이 지나가고 있다. 미국-캐나다 국경을 오가는 트럭 운전자들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 백신 의무 조치"에 반대하는는 시위대와 지지자들이 환호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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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인한 물류 공급망 문제에 더해, 지난 15일부터(미국에서는 22일부터) 미국과 캐나다 국경을 오가는 트럭 기사들에게 '백신 의무화' 조치가 적용됐다. 업계 전문가들은 공급부족과 가격상승 문제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트럭 기사 백신 의무화' 조치가 식품업계에 얼만큼의 타격을 입힐지는 아직 미지수다. 하지만 캐나다는 매년 미국으로부터 210억 달러 어치의 식품을 수입하고 있고, 그중 70%가 트럭 기사들을 통해 육로로 미국 국경을 넘어온다.

그런데 '백신 의무화'로 인해 3만2000명에 달하는 캐나다·미국 트럭 기사들이 운행을 할 수 없을 것으로 캐나다 트럭 연합은 추산하고 있다. 이는 전체 트럭 기사의 20%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 조치 이전에도 코로나 때문에 2만3000여 명의 트럭 기사가 이미 부족한 상태였음을 감안하면 앞으로 식품공급망에 미칠 폐해를 짐작할 수 있다. 공급량은 줄어드는데 식품에 대한 수요는 여전할 테니 물가상승률 증가 역시 불가피할 것이다.

캐나다 4인가족, 식품비로 92만원 더 내야

캐나다가 지난해 호되게 겪은 기후변화와 기상이변도 물가상승을 일으키는 데 한 몫했다. 그 여파가 올해까지도 이어질 것이라 예상된다. 브리티시 콜롬비아주의 심각한 산불과 대평원 지역의 가뭄으로 작물 수확량이 예년에 미치지 못했고, 그로 인해 제과와 육류 가격이 상승했다. 지난달 발표된 '캐나다 식품 가격 보고서'에서 언급된 바와 같이 "산불,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 홍수는 점점 더 흔한 일이 돼 가고 있으며 해마다 식품 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이유들로 캐나다는 지난해 12월, 30년 만에 최고치인 4.8%의 물가상승률을 기록했다. 그리고 위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식품 가격은 10년 만에 최고치인 5.7% 상승했고 올해 상황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캐나다의 평균 4인 가족은 식품비로 966달러(약 92만 원)를 더 지불해야 하며 1년치 식료품비는 1만4767달러(약 1408만 원)가 될 것이라는 계산이다.

식품 물가상승은 '식량 불안정(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식품을 구매하거나 섭취할 수 없는 상태)' 상태를 야기한다. 이미 '푸드뱅크(food bank; 식품을 기탁 받아 이를 소외계층에 지원하는 단체)'를 찾는 이들의 수요는 팬데믹 기간 동안 계속 증가해왔는데, 가파르게 이어지는 물가상승으로 그 압박은 더 심해질 것이다.

구엘프 대학의 식량 경제학자 마이크 본 마소우는 특히나 근근히 살아가고 있는 이들에게 가중될 부담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식품비로 수입의 10% 정도를 지출하는 소비자라면 좀더 저렴한 식품을 선택하거나 혹은 다른 부분의 가계비를 절감하는 식의 대처가 가능하다. 하지만 저소득층 가정에게는 그러한 유연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저소득층일수록 수입의 더 많은 부분을 식품비로 지출하기 마련이고, 그럴 경우 다른 비용을 포기할 수 있는 여지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캐나다 토론토의 한 쇼핑센터의 모습.
 캐나다 토론토의 한 쇼핑센터의 모습.
ⓒ 신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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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쩡한데 버려지는 음식물... 나누는 사람들

또 하나, 물가상승을 일으키는 데 있어 점점 큰 비중을 차지하는 요소로 지목되는 것은 음식물 쓰레기다. 팔리지 않은 물품들을 필요한 이들에게 재분배하는 자선단체 '세컨드 하비스트(Second Harvest)'에 따르면, 매년 캐나다에서 생산되는 식품의 약 60% 혹은 3550만 톤이 버려지고 있으며 그중 약 32%는 먹을 수 있는 것들이다.

요리사 재거 고든은 음식 출장 서비스 후 엄청난 양의 음식이 버려지는 것을 목도하고 충격을 받아 '피드잇포워드(Feed It Forward)'라는 비영리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어떻게 하면 음식물 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버려지는 음식물을 요리로 탈바꿈시켜 식탁에 올림으로써 사회적인 책임감을 갖고 존엄을 되찾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 프로그램으로 세워진 '페이왓유캔(pay-what-you-can)'이란 이름의 12개 식품점에서는 판매할 순 없어도 흠잡을 데 없는 식품, 유통기한이 다가오는 식품, 모양새가 좋진 않지만 신선한 야채 같은 영양가 있고 저렴한 식품을 소비자들에게 공급한다.
 
'페이왓유캔' 로고.
 "페이왓유캔" 로고.
ⓒ 페이왓유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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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의도를 지닌 어플리케이션도 여럿 있다. 좋은 가격의 식품을 찾는 사람들, 그리고 좀 오래됐지만 먹는 데 지장없는 음식들을 버리지 않으려는 식품점과 식당들, 그 둘을 연결시켜주는 서비스다. 높은 물가에 지친 소비자들은 '투굿투고우(Too Good to Go)', '플래시푸드(Flashfood)', '피드백(Feedback)', '올리오(Olio)' 같은 앱을 통해 유통기한이 가까운 농산품, 육류, 생선, 빵, 유제품, 저장음식 등을 50% 이상 할인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로블라우(Loblaw Corp.) 등 대형 수퍼마켓들이 참여하고 있는 앱 '플래시푸드'는 2016년에 시작됐는데, 지금까지 1350만 kg의 식품이 쓰레기 매립지로 향하는 것을 막았다. 사용자들은 도합 9000만 달러를 절약할 수 있었다. 작지 않은 성과다.

위와 같은 앱을 이용하는 것 외에도,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액수의 계산서에 쪼들리고 있는 사람들은 비용절감을 위한 갖가지 전략들을 찾아내고 있다. 제철식품, 뿌리채소나 냉동채소처럼 장기간 저장이 용이한 식품, 장거리 트럭 운송이 필요 없는 식품을 구입한다든지, 주로 찾는 식품점을 더 저렴한 곳으로 바꾼다든지, 버려지는 음식물을 줄인다든지, 쿠폰 앱을 적극 이용한다든지 하는 것들이다. 참고로 쿠폰 앱 '리비(Reebee)'의 전단 뷰(views)는 지난 10월에서 11월 사이 23% 증가했고, 다운로드 건수는 11월 한 달에만 10만 건 이상이었다.

CBC와 인터뷰한 한 여성은 식료품점에 가면 필수품목이 있는 곳으로 곧장 가서 물건을 담은 뒤 남는 돈이 있다면 다른 곳들을 둘러보며 비축해둘 만한 다른 것들을 고른다고 했다. 또 다른 이는 팬데믹이 시작된 후 야채를 얻기 위해 텃밭 가꾸기를 시작했다. 필요한 다른 것들은 세일품목을 찾거나 온라인 쿠폰을 이용한다. 세일 시기를 알려주는 앱도 내려받았다.

퀘백 주, 온타리오 주 등지에서는 물류 공급망 문제 해결을 위해, 코로나 양성판정을 받긴 했지만 백신접종을 완료한 이들에 대해서는 격리기간을 5일로 줄이는 시도를 하고 있다. 노동자들이 좀 더 빨리 일터로 돌아감으로써 필수업체가 제대로 작동하고 가게의 선반이 비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함이다. 같은 목적에서 코로나 자가검사 키트의 배부 역시 늘리려 애쓰고 있다.

끝이 보일 듯 말듯 다시 시작되곤 하는 코로나 유행의 한가운데서 최악의 물가상승이라는 악재까지 겹쳐 장보기가 두려운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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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어른 말고 진짜 어른이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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