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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일본동부협의회(김상열 회장)가 18일 이재봉 원광대 명예교수를 초빙해 '평화와 통일을 위한 온라인 강연회'를 열었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일본동부협의회(김상열 회장)가 18일 이재봉 원광대 명예교수를 초빙해 "평화와 통일을 위한 온라인 강연회"를 열었다.
ⓒ 박철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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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일본동부협의회(김상열 회장,이하 '일동협')가 18일 이재봉 원광대 명예교수를 초빙해 '평화와 통일을 위한 온라인 강연회'를 열었다. 일동협은 종전선언이 한반도 평화의 초석이라며 작년 12월 도쿄 다카오 산행을 시작으로 매달 갖가지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

이번 온라인 강연회는 그 두번째 시리즈로 '한국이 종전선언을 해야 하는 이유'라는 취지로 마련됐다. 약 100여 명의 온라인 청중이 참가한 이번 강연회에 대해 일동협 김상열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분단의 역사와 배경, 근현대사의 실체적 진실을 남북만의 문제가 아닌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들과의 관계속에서 파악해야 한다"라며 이번 강연회의 의의를 설명했다.

약 1시간 30분간 진행된 강연을 통해 이재봉 교수는 먼저 "한국인들이 가장 오해하는 것 중 하나가 전쟁 때문에 분단됐다는 고정관념"이라며 "한국전쟁 때문에 남북이 분단된 것이 아니라 이미 분단돼 있었기 때문에 전쟁이 일어난 것이고, 그 전쟁을 통해 남북분단이 고착화되고 심화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전쟁의 명칭에 대해서도 흥미로운 견해를 펼쳤다.

"한국전쟁의 명칭과 성격도 중요한데, 연배가 어느 정도 있는 한국인들은 대부분 1950년 6월 25일 새벽 북한 공산군이 소련제 탱크를 밀고 내려왔다고 배웠다. 그래서 6.25라는 날짜를 강조하고 실제로 지금도 6.25 전쟁이라 부르는 분들이 많다. 북한에서는 조국해방전쟁이라 부른다. 미제국주의를 물리치고 한반도를 해방시키는 전쟁으로 규정한 것이다.

한편 미국은 한국전쟁(Korea War)이라고 부른다. 미국은 전쟁 앞에 전쟁의 행위자보다 주로 장소를 붙이는데 한국전쟁 뿐만 아니라 베트남 전쟁, 이라크 전쟁 등도 그렇다. 미국이 먼저 침략하는 전쟁도 많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중국은 항미원조전쟁이라고 부른다. 미국에 대항해서 조선(북한)을 도와준 전쟁이라는 뜻이다. 이 명칭만 보더라도 한국전쟁을 둘러싼 당사자 각국의 의미 부여가 달라진다."


이재봉 교수는 또한 미국과 중국의 참전 배경과 한미 혈맹, 북중 혈맹의 성격도 자세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먼저 미국 참전의 가장 큰 이유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공산화를 저지하기 위해서이다. 중국 역시 마찬가지다. 자신들의 안보를 위해 북한을 도와줬다. 이것은 전쟁 이후 한미 혈맹과 조중 혈맹으로 진화된다.

사실 한국의 안보 상황이 미국에 영향을 미치는 것과 북한의 안보가 중국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를 보면 중국이 훨씬 위기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미국은 태평양이란 거대한 바다가 있는 반면 북중 국경은 1400Km나 육지로 접해 있기 때문이다. 한국이 한반도를 통일할 경우 중국은 미국의 직접적 위협에 놓인다.

혈맹의 성격도 다른데 한미 혈맹은 한국전쟁에서 같이 피를 흘려 싸우면서 맺어진 전쟁 이후의 혈맹이고, 북한과 중국은 한국전쟁 이전의 식민지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국 공산당과 조선 노동당이 힘을 합해 일본제국주의에도 대항했고, 국민당을 대만으로 쫓아내기도 했기 때문이다."


주한미군 계속 두고 싶은 미국

이 교수는 이러한 것들을 염두에 둬야 종전 선언이 가지는 의미가 도출되며, 한국전쟁은 이미 부분적으로 끝난 전쟁임을 강조했다.

"한국전쟁은 현재 휴전, 정전 상태다. 1950년부터 53년까지 3년간의 전면전을 쉬고 있는 혹은 멈추고 있는 거다. 역사적, 국제관계학적으로 본다면 이 자체가 매우 비정상적이며 일상적 감각으로 봐도 이상하다. 보통 60분 일하고 10분간 휴식한다. 그런데 한국과 북한은 3분 공부하고 63분 이상 쉬고 있다."

"무엇보다 한국전쟁은 이미 부분적으론 종결됐다. 앞서 말했듯 한국전쟁 당사자가 총 네 나라(한국, 북한, 미국, 중국)인데 1979년 미국과 중국이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국교 정상화를 했다. 국교정상화, 즉 수교는 원래 종전과 평화협정 다음에 이뤄지는 것인데 이때 미중은 수교를 했다. 한국과 북한도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를 교환했고, 남북한이 동시에 유엔(UN) 가입도 했다. 92년에는 한국과 중국이 수교했다. 지금 남은 것은 북한과 미국밖에 없다."


그러면서 이재봉 교수는 베트남 전쟁과 그 이후 전쟁 당사자 국가들의 수교 과정, 그리고 T+40 이론을 예로 들었다.

"베트남 전쟁의 당사자는 미국과 베트남이다. 미국을 가장 크게 지원한 나라가 한국이다. 온 세계가 베트남 전쟁을 반대하는 와중에 인구 비례로 보자면 미국보다 한국이 더 많은 수의 군대를 남베트남 지원군으로 보냈다.

반면 북베트남을 가장 많이 도와준 나라가 북한이다. 남베트남은 자유우방국가들이 참전했는데, 북베트남은 다른 사회주의 국가들이 거의 참전하지 않았고, 북한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도와줬다. 그래서 베트남 전쟁은 어떤 의미로는 제2의 한국전쟁이 아니지 않을까 한다."


"베트남 전쟁은 두 번 일어났다. 1차 베트남 전쟁은 베트남과 프랑스 사이에 일어난 전쟁으로 1946년부터 1954년까지 진행됐다. 당사자국 프랑스와 베트남은 1973년에 수교했다. 제2차 베트남 전쟁은 1964년부터 1973년까지 거의 10년간 진행됐다. 그런데 당사자국들 간의 국교정상화 과정을 보면 1992년에 한국과 베트남이 수교했고, 1995년에 미국이 베트남과 수교했다. 생각해 보면 한국전쟁보다 훨씬 규모가 크고 기간도 길다. 10년간이나 진행된 베트남 전쟁도 전후 20여 년 지나 다 수교를 맺었다."

"국계 관계학에 T+40 이론이 있다. T는 트라우마(Trauma)의 약자다. 아무리 큰 트라우마를 남기는 끔찍한 상황이라도 40년이면, 즉 사회적으로 본다면 한 세대가 지나면 그 충격이 치유된다는 이론이다. 이를 전쟁에 대입한다면 전후 상처와 후유증, 상대에 대한 원한과 적대감이 아무리 커도 40년 이내 회복되고 치유된다는 거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일본동부협의회(김상열 회장)가 개최한 '평화와 통일을 위한 온라인 강연회'에서 강연하는 이재봉 원광대 명예교수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일본동부협의회(김상열 회장)가 개최한 "평화와 통일을 위한 온라인 강연회"에서 강연하는 이재봉 원광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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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한 미국의 호전적 국가 성격을 예로 들며 북한은 미국에 골치 아픈 존재라고 설명한다.

"인류 역사상 가장 호전적인 국가는 미국이다. 미국처럼 전쟁 많이 해본 나라가 없고, 좋아하는 나라도 없다. 건국 자체가 전쟁을 통해 이뤄졌고 영토 확장 및 주도권 행사도 전쟁이었다. 전쟁으로 초강대국이 됐고 세계 패권을 유지해왔다. 계산을 해 보니 독립선언 이전 1775년부터 2021년까지 246년 중 20년 빼고 전쟁을 멈춘 적이 없다. 이 기간 동안 미국 전쟁사에 있어 승리하지 못한 전쟁이 한국전쟁과 베트남 전쟁이다. 둘 다 북한과 관련이 있다. 1968년에는 미국 역사 최초로 해군 정보함 푸에블로호가 나포되기도 했다. 2022년까지 미국에 완전히 굴복하지 않은 국가는 북한이 거의 유일하다시피 하다."

이런 상황에서 이재봉 교수는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을 먼저 제시한 쪽은 북한이며, 미국이 종전선언 및 평화협정을 주저하는 이유는 한국에 주둔하는 주한미군을 통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의도가 담겨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사실 북한은 70년대부터 종전 및 평화협정을 제안해 왔다. 그런데 이때는 미국과 한국이 반대했다. 그때 상황을 잠깐 보면 1958년부터 미국은 핵무기 수천 개를 보유하고 있었고, 한국은 미국 핵우산의 보호 아래 있었다. 반면 북한은 핵무기도 없었고, 소련과 중국의 핵우산도 없었다. 북한 입장에선 종전 및 평화협정을 제안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주한미군의 성격이 변화한 것도 큰 이유다. 냉전시대에는 소련의 팽창과 공산주의 확장을 억제하면서 북한의 남침을 저지하는 것이 주한미군의 임무였지만, 탈 냉전 시대에 접어든 지금은 중국 견제 및 봉쇄를 위해 주한미군이 존재한다. 이 변화가 중요한데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년간 계속 종전선언 하자고 하는데 왜 미국이 방해하느냐. 주한미군이 한미상호방위조약에 근거한 것이기 때문에 그렇다. 즉, 북한과의 전쟁을 끝내버리면 주한미군이 한국에 남아 있을 이유가 사라진다. 그렇다면 미국 입장에서는 중국을 견제하는데 구멍이 뚫리게 된다. 앞으로도 당분간 미중 패권 경쟁이 끝나지 않을 것이고 미국은 그렇기 때문에 주한미군을 계속 한반도에 남겨두고 싶어한다."

이재봉 교수는 자신의 생각임을 전제로 "그래서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를 원하지 않는다"라고 주장했다. 즉, 북한이 핵무기를 갖고 있어야 한반도의 긴장감이 계속 유지되고, 따라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주한미군 유지의 명분이 생겨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인 셈이다.

국익 위해 종전선언 해야

하지만 이재봉 교수는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반드시 국익을 위해 종전선언을 해야 한다며 세가지 이유를 들었다.

"첫번째로 한반도의 죽고사는 문제, 먹고사는 문제 때문이다. 가령 재난지원금, 학교 무상급식 등 사회복지비용 예산과 세금에는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런데 천문학적 무기 개발과 구입 비용에는 무감각하다. 이 전쟁을 끝내지 않으면 군비증강도 계속되고 북도 핵과 미사일 개발을 계속할 것이다. 북한은 이미 재래식 무기 경쟁력으로 한국을 이길 수 없다. 한국 국방비가 북한 전체 국내총생산 규모에 맞먹는다. 그래서 비대칭전력인 핵무기와 미사일을 개발하는 것이다. 종전선언을 해야 서로가 핵개발, 군비경쟁을 멈추고 종국에는 한반도를 비핵화 할 수 있다. 수구세력은 북한이 핵무기와 미사일을 갖고 있기 때문에 종전선언을 해선 안된다고 하지만 북한이 핵무기와 미사일을 개발할 필요가 없게끔, 쏠 필요가 없게끔 폐기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종전선언을 해야 한다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두번째는 징병제 문제이다. 징병제는 현재 국민의 의무이다. 병역특례 자체가 이미 공정성과 형평성을 잃은 것일 뿐더러 스무살 즈음이라는 가장 청춘을 누릴 나이에 학업, 연애, 자기계발을 관두고 군대에 가야 한다. 엄청난 국가적 손실인데 왜 모병제로 못 가나. 전쟁을 끝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서해교전 때 몇십 명씩 돌아가셨다. 끔찍한 사건이다.

그런데 더 끔찍한 사실은, 남북 무력충돌 때문에 죽는 거보다 군대 내 구타 사고 등으로 자살하거나 죽는 청춘이 훨씬 더 많다는 거다. 1년에 평균 100명씩 나온다. 이게 다 전쟁을 끝내지 못했기 때문에 그런 거 아니냐. 전쟁을 끝내면 모병제로 전환될 것이며 그렇게 되면 허무하게 죽는 젊은이들 안 나올 것이다.

세번째는 자유민주주의 자유와 인권의 제한 때문이다. 한국, 미국, 일본이 추구하는 것은 자유민주주의다. 개인의 자유를 가장 중요시한다. 그런데 우리는 자유민주주의를 채택하면서도 가장 기본적인 인간의 자유인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국가보안법으로 제한하고 있다. 이 역시 전쟁을 못 끝내고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한국 외교의 나아갈 길은 종전선언을 통한 균형외교, 등거리 외교라고 역설했다.

"종전선언은 법적 효력이 없다. 일종의 상징이고 선언이다. 외치면 되는 건데, 종전선언조차도 반대하는 사람들이 한국에는 너무 많다. 상징적으로 선언하자는 건데 그것도 안된다는 거다. 국가의 목표는 평화통일, 경제번영, 사회복지, 즉 평화와 안정이다. 한국정부는 균형외교, 등거리 외교를 해야 한다. 외교의 본질과 목표는 국가이익의 증대이며, 국제관계에선 영원한 적도 친구도 없다. 중국은 현재 한국의 최대 무역 상대다. 한중 교역 규모는 한미 교역의 2배로 한미 교역과 한일 교역을 합한 것 이상이다. 물론 미국과의 협력은 강화하되 군사동맹은 점차 약화되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한민국의 국익을 위해 친미와 친중 사이에서 교대로 줄타기를 해가며 균형외교를 전개해야 한다. 그것을 위해선 종전선언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일본동부협의회(김상열 회장)가 이재봉 원광대 명예교수를 초빙해 '평화와 통일을 위한 온라인 강연회'를 열었다. 화상으로 이 교수의 강연을 듣는 청중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일본동부협의회(김상열 회장)가 이재봉 원광대 명예교수를 초빙해 "평화와 통일을 위한 온라인 강연회"를 열었다. 화상으로 이 교수의 강연을 듣는 청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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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봉 교수는 마지막으로 "많은 일본 재외동포들께서 종전선언에 관심을 가지고 열심히 활동해주시는 것 같아서 감동했고 또 감사드린다"라며 1시간 30분간의 강연을 마쳤다.

한편 김상열 대표는 "앞으로도 종전선언을 위한 정기 이벤트를 계속적으로 개최하려 한다"라며 "일본 내의 종전선언 운동이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미약하나마 기여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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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부터 도쿄거주. 소설 <화이트리스트-파국의 날>, 에세이 <이렇게 살아도 돼>, <어른은 어떻게 돼?>, <일본여친에게 프러포즈 받다>를 썼고, <일본제국은 왜 실패하였는가>를 번역했다. 최신작은 <쓴다는 것>. 현재 도쿄 테츠야공무점 대표로 재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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