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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오른쪽 두번째)가 지난 14일 오전 인천 연수구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을 방문해 전망대에서 박남춘 인천시장(오른쪽 세번째)과 주변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오른쪽 두번째)가 지난 14일 오전 인천 연수구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을 방문해 전망대에서 박남춘 인천시장(오른쪽 세번째)과 주변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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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에서 1~2위를 다투는 유력 대선 주자들이 경쟁하듯 주택공급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서울 등 도심 용적률을 최대 500%까지 허용하는 4종 주거지역 신설을 약속했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서울과 수도권 1기 신도시의 고밀 개발을 약속했다.

전문가들은 '주택공급'에만 초점을 맞춘 이들 공약은 수도권 난개발 등 여러 문제를 불러올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이재명과 윤석열 모두  

이재명 후보는 지난 12일 서울 노원구 재건축 추진 아파트를 현장 방문한 자리에서 "용적률을 500%까지 가능한 4종 주거지역을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4종 주거지역 적용을 포함한 용적률 상향, 층수 제한, 공공기여 비율 등도 유연하게 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국토의계획및이용에관한법률에 따르면, 과도하고 무분별한 난개발을 예방하기 위해 토지 용도지역과 종에 따라 개발 밀도를 엄격히 구분한다. 이 법에 따라 아파트 등 주택이 들어설 수 있는 '주거지역'은 1~3종, 준주거로 나뉜다. 1종 일반 주거지역은 100~200%, 2종 주거지역은 100~250%, 3종 주거지역은 100~300%, 일부 상업시설이 허용되는 준주거지역은 200~500% 범위에서 지자체가 조례로 용적률을 정한다.

그동안 재건축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한 아파트들은 대부분 10층 이상 고층 아파트들로 추가 용적률을 확보하기 어려웠다. 이 때문에 재건축조합과 개발 사업자들은 재건축 이윤 확보를 위해 용적률 제한을 풀어달라고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이런 요청에 응해 4종 주거지역을 신설해 용적률을 최대 500%까지 허용해주겠다는 게 이재명 후보 공약이다. 4종 주거지역은 상업과 산업 기능이 포함되는 준주거와 달리 주거 중심으로 채워진다는 게 차이점이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서울시 관련 정책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서울시 관련 정책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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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후보도 도심고밀개발을 공약했다. 윤 후보는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발표한 '다시 짓는 서울' 공약을 통해 역세권 지역의 민간 재건축 아파트는 용적률을 최대 500%까지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용적률 완화를 통해 주택 10만 호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게 윤 후보의 구상이다.

윤 후보는 앞서 1기 신도시(분당·일산·평촌·산본·중동)도 고밀 개발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신도시 재정비 특별법을 통해 용적률을 높여주고, 해당 신도시에서 10만 호를 추가 공급한다는 내용이다. 윤 후보는 "1기 신도시는 평균 용적률 169~226%로 건설됐다"며 "토지용도 변경과 종·상향을 통해 용적률을 추가하고 체계적으로 재정비사업을 추진하면 10만 호 이상 추가 공급할 수 있다"고 밝혔다.

도심 인프라 확충 방안 없는 고밀개발 공약

문제는 유력 대선후보들의 고밀개발 공약이 교통망 등 기존 도시 인프라의 수용 한계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실제 서울과 수도권 인구 밀도는 여전히 다른 지역에 비해 높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20년 서울시에는 1㎢당 1만5865명이 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전국에서 인구밀집도가 가장 심했다. 경기도도 1㎢당 1315명이 살고 있었는데 전국 평균(1㎢당 516명)의 2배를 웃돌았다. 이런 상황에서 수도권 고밀개발이 이뤄지면 인구밀도가 더 높아질 것은 불보듯 뻔하다.

두 후보는 공약 발표 당시 용적률 상향과 고밀 개발에 반드시 필요한 도심 기반시설 확충에 대해서는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았다. 선거 캠프 차원에서도 인프라 확충은 지자체와 논의해 추진할 것이라는 원론적 수준의 답변만 내놓을 뿐 뾰족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재명 후보 캠프 관계자는 "모든 지역을 4종 주거지역으로 할 수는 없고, 정말 개발이 필요하지만 사업성이 좋지 않아 개발이 추진되지 않는 지역에 적용될 것"이라며 "사업지별로 상황이 다르겠지만, 주민 등과 협의를 통해 도시 기반시설 설치까지도 논의해 진행해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윤석열 대선후보의 주택정책개발 공약을 담당하는 이한준 전 경기도시개발공사 사장은 "기존 도시는 오랫동안 축적된 인프라가 있고, 역세권 주변에 아파트를 짓는다면 대중교통으로 전환되는 수요도 많다"며 "이미 고밀 개발된 역세권이 아니라 차량기지 등 개발 여지가 있는 역세권을 중심으로 개발을 한다고 보면 좋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1기 신도시는 해당 지자체와 함께 재정비 기본계획을 세워서 진행하게 될 것"이라며 "도시를 어떻게 재구성하느냐를 지자체와 함께 고민해야 하고, 재구성을 지원하기 위해 용적률을 완화해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빤히 보이는 파국"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초구 일대의 모습.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초구 일대의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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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도심 내 도로망 확충 등 쉽게 풀기 힘든 난제에 대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고 오로지 주택 공급 확대에만 초점을 맞춘 공약에 대해 도시계획 전문가들은 한 목소리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선거 시기 표만 노린 졸속 공약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정석 서울시립대 교수는 "단순한 용적률 상향 조정은 전체적인 도시 계획을 무시하겠다는 것"이라며 "서울과 1기 신도시는 현재도 개발 밀도가 높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고밀 개발과 대규모 주택 공급은 1970년대 개발시대에나 가능했던 것"이라며 "지금의 인구 감소 시대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최봉문 대진대 교수도 "용적률이 400%가 넘는 주거단지는 아파트 건물만 빽빽하게 채워진 답답한 모습을 상상하면 된다, 홍콩같은 도시가 될 것"이라며 "용적률을 채우기 위해 아파트 동간 간격도 줄어들고, 건물 높이 제한도 풀리면서 당장 프라이버시 침해 등 문제가 일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고밀개발로 빽빽하게 지어진 아파트 주거 환경은 악화될 수밖에 없다"며 "인구 밀집에 따른 교통 환경 악화는 더 말할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특히 과거 1970년대처럼 절대적인 주택 수가 부족한 상황도 아니고, 인구도 감소하는 상황에서 수도권에 집중된 주택 공급은 집값을 잡기보다 주거환경 악화와 지방 소멸 가속화를 불러오는 등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정석 교수는 "수도권에 주택을 공급하면 오히려 수요가 더 몰리게 된다"라며 "수도권에 인구가 몰리면 당연히 지방은 인구가 줄어들면서 양극화가 심해질 수밖에 없다, 빤히 보이는 파국으로 가고 있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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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경제부 소속입니다. 주로 땅을 보러 다니고, 세종에도 종종 내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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