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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경 기자가 쓴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오마이북)
 최은경 기자가 쓴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오마이북)
ⓒ 오마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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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하고 싶은 일이 생겼다. 최은경 작가의 신작 에세이인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을 읽어내려가다가, '시민기자 이창희'가 언급된 페이지를 발견하고는 어깨를 한껏 치켜 올렸다.

얼른 자랑하고 싶어졌고, 지인들에게도 책을 알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이것은 단지 내가 언급되었다는 뿌듯함만은 아니었다. 나는 책을 읽어내려가며 시민기자로서 <오마이뉴스>에 글을 쓰는 내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가를 깨닫게 되었고 나 자신이 자랑스러워졌다.  

최은경 작가는 '시민참여 저널리즘'을 표방하는 <오마이뉴스>의 19년 차 편집기자로 일하면서, 그동안 시민기자와의 다양한 소통을 통해 느꼈던 성장과 아쉬움, 환희와 실패의 순간을 하나하나 소중하게 기록해 놓았다. 책을 읽어나가는 것은, 지금껏 내가 시민기자로 편집부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는 소중한 순간이었다.

책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이 쌓이고 나니, 나는 어느새 나의 글을 쓰는 것이 얼마나 놀라운 일인지, 그저 나 혼자의 만족감을 위한 행위로만 생각했던 글쓰기가 얼마나 서로에게 소중했는지를 깨닫게 되었다.

여러 번 울컥한 감정에 휩싸였다. 시민기자로서의 이창희가 더더욱 자랑스러웠고, 주변의 친구들을 어떻게든 이 좋은 세상에 끌어들여야겠다는 욕망이 마음속에서 슬금슬금 자라났다.

서로를 향한 '응원'이 된 글  

"가슴이 뛰는 삶을 살고 있나요?"

글을 쓰는 일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던 내가 글쓰기의 세계로 들어간 건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학교에서 만난 오연호 대표의 질문 덕분이었다. 세상에 대한 해결되지 않은 불만과 의문으로 가득했지만, 어떠한 해결 방법도 찾지 못한 채 삐딱한 회사원으로 살아가던 나는 질문을 듣자마자 눈물을 쏟았다.

'아무것도 할 수 없다'라는 패배감에 가라앉아 있었을 뿐인 나는, 바닥을 차고 오를 도구로 시민기자의 글쓰기를 선택했고 도전은 성공적이었다. 첫 글이 발행되던 순간의 떨림은, 8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생생하다. 
 
다양한 글쓰기에 대한 그동안의 편집 경험을 바탕으로 시민기자들과 의견을 나누고 도움을 주고받으면서 나라는 사람의 '쓸모'에 대해 새삼 알게 되었다. 시민기자들을 만나고 오면 없던 기운도 펄펄 났다. … (중략) … 지금보다 나은 삶을 꿈꾸며 개인의 성장이 고팠던 시민기자들은 글 쓰는 행위를 통해 자신뿐만 아니라 편집기자인 나의 성장판도 함께 자극시켰다. 이 과정에서 얻은 모든 유무형의 경험이 인정욕구라는, 약도 없는 나의 병을 치료해 주었다. - p.79~80

내가 쓰는 글은 너무도 작고 개인적인 이야기였을지는 모르지만, 글을 통해 생각을 함께 나누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고, 조금씩 글이 쌓이면서 내 인생 전체를 부정하던 패배감은 어느새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문제가 되어 있었다. 결국, 내게 필요했던 것은 서로의 삶에 대한 응원이었고, 나는 그 소중한 경험을 <오마이뉴스>에 글을 쓰며 얻었다.

하지만, 이번에 최은경 작가는 책을 통해 이것이 온전히 시민기자 개인의 일방적인 성취가 아니라, 함께 글을 만들어가는 편집부와 시민기자 모두의 소중한 성장이라고 얘기한다.

아, 그저 나 혼자의 '아주 작은 자부심'이라고 생각했던 글쓰기가, 이렇게나 뿌듯한 것이었다니! 이젠 나 혼자만 쓸 수는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얼른, 더 많은 친구들에게 알려서, 시민기자 동지들을 더 많이 만들어 나가고 싶다. 나는 자랑스러운 <오마이뉴스>의 시민기자이니까, 말이다.
 
그야말로 독립군 같다. 영화 <봉오동 전투>에서 독립군 황해철 역을 맡은 배우 유해진이 "독립군의 수는 셀 수가 없어. 왠지 알아? 어제 농사짓던 인물이 내일 독립군이 될 수 있다 이 말이야"라고 했을 때 나는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들을 떠올렸다. 독립군을 시민기자로 바꿔도 전혀 이상하지 않았다. 어제까지 주부로, 선생님으로, 가게 사장님으로, 여행 가이드로 자신의 일상을 살았던 사람들이 오늘 시민기자로 거듭났다. 누군가 자신의 말을 들어주길 기다리기보다 '오마이뉴스'라는 스피커를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세상에 전했다. - p.55

제일 먼저 책을 몇 권 더 주문했다. 출판된 책에 이름이 언급되었으니, 자랑을 해야 하지 않겠나? 게다가 지금까지는 은둔의 글쓰기였지만, 이제는 좀 더 당당하고 자랑스럽게 친구들을 끌어들일 생각이다.

책을 읽어가며, 시민기자의 글쓰기가 선물하는 소중한 성취를 나 혼자만 가지는 것은 욕심쟁이처럼 느껴졌으니 말이다. 때마침 2022년 새해도 되었으니, 이보다 더 좋은 다짐은 없지 않을까? 우리, 같이 씁시다!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 - 시민기자와 함께 성장한 19년 차 편집기자의 읽고 쓰는 삶

최은경 (지은이), 오마이북(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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