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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상버스 도입 의무화 등의 내용을 담은 교통약자법 개정안이 3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저상버스 도입 의무화 등의 내용을 담은 교통약자법 개정안이 3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 국회방송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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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마지막 날, 장애인을 비롯한 우리 사회의 교통 약자들에게 희소식이 전해졌다. 바로 '교통약자의 이동편의증진법(교통약자법)'의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이다.

31일 국회는 교통약자법 개정안을 재석 228인 중 찬성 227표, 반대 0표, 기권 1표로 가결 처리했다. 이번 개정안을 통해 시내버스, 마을버스 등을 대·폐차하는 경우 휠체어 탑승자, 고령자 등 교통약자가 편리하게 승·하차할 수 있는 저상버스 도입을 의무화했다. 또 장애인 콜택시와 같은 특별교통수단의 효과적 운영과 지원을 위한 광역이동지원센터 설치가 의무화되었고 이동지역센터의 설치·운영비를 국가 또는 도가 지원할 근거를 마련했다.

이로써 2020년 기준 전국 평균 28.4%인 저상버스 보급률이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서울은 56.4%로 비교적 높지만 충남은 10%에 불과한 지역별 천차만별의 보급률 역시 나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의 '제3차 교통약자 이동 편의 증진계획'에 따른 2021년 저상버스 도입률 목표치는 42%로 현재의 보급률은 목표치에 크게 미달하는 수준이다.

저상버스 의무화는 시외버스 제외, 장애인 콜택시 예산반영은 의무 아닌 아쉬움

이러한 개정안은 지난 3월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개정안과 지난 7월 심상정 정의당이 대표발의한 개정안의 내용을 합친 것이다. 천 의원은 모든 신규 버스의 저상버스 도입 의무화를 다룬 개정안을, 심 의원은 광역이동지원센터 설치 의무화와 특별교통수단 운영 및 비용을 정부가 책임지는 내용의 개정안을 각각 발의하였다.

하지만 개정안이 두 의원이 발의한 내용의 원안 그대로 통과되지 않아 아쉬움은 남는다. 먼저 저상버스 도입 의무화의 경우 마을버스와 같은 시내버스만 해당되면서 시외버스는 대상에서 제외되었다. 또 특별교통수단 운영비에 대한 기획재정부 예산반영은 의무가 아니라 임의조항으로 통과되었다. 임의규정이기에 기재부가 예산반영을 하지 않아도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2002년 헌재의 각하 결정 이후 이십 년간의 이동권 증진 투쟁 성과 얻어내

1984년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인 김순석씨가 '서울거리의 턱을 없애 달라'는 유서를 쓰고 자살한 사건, 그리고 뇌성마비 장애를 지닌 대학생인 백원욱씨가 전동스쿠터를 타고 가다 난간에 부딪혀 사망하는 사건 등은 정부 차원에서 이동의 자유 및 이동권 보장을 위한 편의시설을 확충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이후 2001년 11월, 보건복지부장관이 저상버스 도입을 의무화하지 않자 장애계는 보건복지부장관을 상대로 '저상버스를 도입하지 않는 것은 청구인의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하였다.

하지만 1년여 뒤인 2002년 12월, 헌법재판소는 '장애인의 복지를 향상해야 할 국가의 의무가 다른 다양한 국가과제에 대하여 최우선적인 배려를 요청할 수 없고 헌법의 규범으로부터는 저상버스 도입과 같은 구체적인 국가의 행위의무를 도출할 수 없다'고 판단해 해당 청구를 각하했다.

이후 장애계는 이십 년동안 저상버스 의무화 등 이동권 증진을 위해 투쟁해왔다. 올해에도 장애인 활동가들은 수차례 지하철 등에서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법 연내 개정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지난 6일 혜화역 2번 출구 엘리베이터가 서울교통공사에 의해 폐쇄되었다.
 지난 6일 혜화역 2번 출구 엘리베이터가 서울교통공사에 의해 폐쇄되었다.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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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계의 계속되는 이동권 시위에 서울교통공사는 지난 11월 23일, 장애인 활동가들이 고의로 열차 운영을 지연시키는 불법행위를 주도했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6일에는 이동권 시위를 막기 위해 예고 없이 혜화역 2번 출구 엘리베이터를 한 시간 넘게 폐쇄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장애인 활동가들은 지난 8일에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15일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만나 교통약자법 연내 제정을 촉구하며 이동권 증진을 위한 투쟁을 이어나갔다. 비록 아직 완전한 이동권 증진이 실현되었다고 보기는 힘들지만 장애계가 염원하던 연내 제정이 이루어짐으로써 이십 년의 투쟁이 나름의 성과를 얻어냈다. 아쉬움은 있지만, 그래도 행복한 연말 소식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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