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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이 끝나려면 아직 한참 멀었어.'

2년의 팬데믹 속 인내의 한계에 미쳐 정상생활을 누리고 싶어 폭발하기 직전인 사람들. 미국 각 지도자들은 그래도 아직 멀었다는 사실을 거듭 상기시키며 연말 행사를 자제할 것에 대한 권고를 쏟아냈다고 지난 28일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일리노이 주지자 J.B.프리츠커는 이번 주 한 뉴스 대담에서 '연말 모임을 재고할 것'을 당부했다. 샌프란시스코는 대규모가 참석하는 새해 행사를 취소했고 런던 브리드 시장은 오미크론 확산을 중단시키기 위해 긴장을 놓지 않고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가장 크고 유서 깊은 새해 축제의 본거지인 뉴욕시티의 빌 드 블라시오 시장은 지난달만 해도 시끌벅적한 연말 행사에 몰려오라고 홍보했음에도, 지난주 뉴욕이 새 바이러스 신규 확진 최고치를 기록한 날 신년 행사를 축소한다 발표했다.

참석자들도 백신 접종과 마스크 의무를 지켜야 함을 명시했다. 다른 시들도 행사를 전면 중지하거나 온라인 방송으로 변경했다. 조지아 주도인 애틀란타는 수만 명이 몰려드는 30주년 기념식 피치 드랍(Peach Drop) 행사를 취소했다. 시애틀의 스페이스 니들(Space Needle) 타워 불꽃 행사도 온라인이나 TV 방영으로 전환했다.

지난 28일 미국은 7일 평균 신규 확진자가 26만6000명에 달하며 최고치를 찍었다. 그리고 WP의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수요일 29일엔 30만1000명으로 거듭 기록을 갱신했다. 이달 1일 8만9000명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연말연시 행사들에 미국이 촉각을 곤두세울 법하다.

미국 최고 감염질병전문가 앤서니 파우치 박사는 27일 월요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접종자에 한한 소규모 모임으로 만족할 것을 권고하며 '올해만큼은 참아달라' 고 강력 당부했다고 WP는 밝혔다. 또한 국제적으로 파리, 영국, 베를린, 그 밖의 나라들에서도 행사들을 취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WHO 사무총장 테드로스 아드하놈은 이달 초 이미 당국자들과 개인들에게 연말연시 모임을 취소하거나 연기할 것 등을 의미하며 안전한 대응을 요청했다고 한다. 테드로스는 기자들에게 "행사가 취소되는 게 삶이 취소되는 것보다 낫다. 지금 행사를 취소하고 나중에 잔치하는 게 지금 잔치하고 나중에 슬퍼하는 것보다 낫다"고 단언했다고 WP는 보도했다.

27일 아나폴리스의 개빈 버클리 시장은 사람들이 안전하게 연말연시를 축하하기를 바라지만 병원과 공공 안전 직원에게 더 이상의 부담을 지우지 않게 되기를 희망했다. 그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코로나 감염자들과 무증상, 혹은 회복 단계에 있는 환자들의 격리를 10일에서 5일로 줄이는 새 지침을 낸 것도, 보건의료 종사자들의 인력 부족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30일 자 WP는 전했다.

일부 전문가들에 따르면, 의사와 간호사들이 아파도 일하러 나가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 처해 있다고 한다. 29일 자 보도에서도 병원들과 보건의료시설들이 수용 한계에 거듭 봉착하고 있으며 인력 부족도 심각한 상태라 보도했다. 더구나 극도의 피로와 정서적 후유증으로 외상후스트래스장애를 겪으며 무리 지어 현장을 떠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의료진들을 도와야 하는 긴박성이 새롭게 대두되면서 미 의회는 자살과 정신적·육체적 탈진 상태를 막거나 줄이고 그들의 정신 건강을 돕기 위해 몇 주 안에 획기적인 법안을 통과시키려 하고 있다고 WP는 보도했다. 연구에 따르면, 의사와 간호사들은 팬데믹 시작 전에도 이미 다른 직업군보다 자살 가능성이 거의 두 배였기에, 무자비하게 쏟아지는 환자 수는 그들을 더욱 위험에 빠트리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닥터 로나 브린 히어로우 재단(Dr.Lorna Breen Heroes' Foundation)' 회장 코리 파이스트는 극도로 지쳐 있는 의사들과 간호사들이 심적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호소하고 있는 것에 더욱 특별한 관심과 돌봄이 필요함을 환기시켰다.

이 재단은 팬데믹 초기 자살한 뉴욕의 한 의사인 로나 브린을 기리며 세워진 정신건강운동 단체다. 이 재단은 작년에 자살한 보건의료인을 둔 열두 가족들로 구성되었다. 3월 WP와 카이저 패밀리 재단(Kaiser Family Foundation)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 보건의료 종사자 62%가 코로나로 자신들의 정신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고 대답했고 그중 13%만이 정신건강서비스를 받고 있다고 응답했다.

지난 25일 <가디언>은 전세계 코로나 팬데믹 최전선에서 2년 동안 싸우고 있는 우간다, 뉴질랜드와 미국, 인도, 영국, 브라질의 보건의료 종사자 다섯 명을 인터뷰했다.

그들은 커다란 지진을 마냥 기다리고 있는 것만 같은 공포, 공상과학공포물 같은 두려움을 느낀다고 했으며, 누구도 무엇이 닥칠지 준비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팬데믹 규모 앞에 겸허하게 된다고 하기도 했다. 지난 20년 동안 의료 현장에서 일해왔던 것보다 지난 2년에 걸쳐 팬데믹을 거치며 자신이 더 많이 성장했다고 놀라워하기도 했다.

육체적으로 소진되는 가운데에서도 수많은 생명이 자신을 의지하고 있기에 제자리로 돌아갈 수밖에 없으며, 다섯 명의 의사가 수백만 명을 책임져야 하는 열악한 상황에서 그만둔다는 생각은 엄두도 낼 수 없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평생에 한 번 닥칠 만한 위기 속에서 기꺼이 맞서려 힘을 내고 있다고 하기도 했으며, 매우 힘든 시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에게서 희망을 보게 되고 사랑이 지닌 힘과 결과를 보게 된다고도 했다.

많은 이들이 함께 가치를 공유하고 있고 수많은 동료들이 같은 신념으로 함께하고 있기에 좋은 때가 반드시 올 것이라 희망하기도 했다. 인도의 요게쉬 칼코노 의사는 과학적일 것과 공감을 잃지 않을 것, 그리고 겸허한 마음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가디언은 의료 현장에서 그 어느 때보다도 힘든 시간을 겪고 있는 그들이 팬데믹을 통해 개인적으로도 전문적으로도 시험대에 올라있는 상태라 전하며, 그럼에도 계속해서 희망을 발견하며 멈추지 않을 것을 다짐하며 싸워가고 있다며 그들의 이야기를 전했다.

코로나 3년째를 앞두고 미국은 올 겨울 5차 대확산 위험에 매우 긴장하고 있다. 현재 오미크론 신규 확진은 59%에 달하고 있다. CDC 새 평가에 따르면, 이달 초 발표한 것보다는 더 낮아진 비율이라 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매우 큰 수직 추세이며 오미크론이 급속히 델타 변이를 추월하고 있음을 보이는 것이라고 30일 자 WP는 전했다.

27일 자 WP 보도에 따르면 남아프리카는 최근 델타나 다른 이전 변이보다 80% 더 입원이나 중증 사례가 줄어들 추세라고 전했다. 하지만 현재 4차 예방접종운동을 펼치기에 앞서 이번 주 백신 효능 시험에 들어간 이스라엘 보건의료 전문가들은 그 증상이 경미하다 해도 오미크론의 큰 전염력으로 인해 남아공 사례를 다른 나라에 적용하는 것을 경계한다고 WP는 보도했다.

지난 16일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인터뷰한 오미크론 첫 발견자 남아공 안젤리크 쿠체 박사는, 강한 전파력에도 독감 정도로 자리 잡아 크리스마스 선물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에 조심스레 동의하며 2주 후 보다 더 명확한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을 전망했다.

그리고 30일 다시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재인터뷰에서, 22일 연구 결과 발표에 따라 2주 전 지녔던 전망을 견지했다. 오미크론이 코로나 중증화율을 떨어뜨려서 독감의 일종이 될지도 모르는 가능성에 여전히 동의하며 곧 독감과 같이 풍토병화할 가능성이 현저하다고 밝혔다. 그리고 남아공에서는 이미 오미크론 이후 방역 절차가 완화되어 동선 추적을 멈춘 상태이며 오미크론이 이미 우세종이 되었다고 전했다.

가벼운 증상이기에 무증상 감염자는 격리하지 않고 경미한 증상은 8일, 중한 경우는 10일 정도 격리로 규정하고 있으며, 무증상 가족 포함 접촉자 당국 보고도 없어진 상태라고 했다. 코로나 관리 체계와 독감 체계 중간 단계 즈음에 와 있다고 안젤리크 쿠체 박사는 전했다. 다만 백신이 입원화와 중증화를 막는 데 있어 절대적으로 중요하며, 그러나 반드시 거리두기와 마스크 의무 노력이 동일하게 여전한 무게로 병행되어야 함을 거듭 강조했다.

WP는 미국 CDC 국장 로첼 왈렌스키와의 인터뷰를 통해, 지난 주 동안 감염은 60% 증가한 반면 입원은 14%만 증가했다고 전했다. 파우치 박사는 입원률은 늘 감염 상승보다 뒤처지긴 하지만, 쥐와 햄스터 실험을 포함해 다수의 증거들이 오미크론이 이전 변이들보다 심각한 질병을 일으킬 가능성이 선천적으로 적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근본적인 변화는 호흡기에는 크게 남아 있지만 허파로까지 깊이 침투하지 않는 오미크론 바이러스의 특징 덕분일 것으로 보며, 광범위한 면역 확산과 결합해 중증 발생률을 낮출 수 있다고 내다봤다.

2021년 12월 31일, 팬데믹 2년의 해일을 넘어가는 시점, 인류는 벽처럼 밀려드는 파고를 또다시 맞닥뜨려야 할지, 아니면 이제는 각 계절이 지닌 저마다의 온기 속에서 마음껏 서로의 체온을 누릴 수 있을지, 2022년이라는 전에 없는 커다란 미지 앞에 놓여 있다.

오미크론이 강력한 전파력으로 여전히 전 세계인들의 심장을 조여오고 있음과 동시에, 경미한 증상의 지배종이 되어 지구적 위협의 팬데믹을 돌연 생명의 새 세상으로 돌려세울지 모른다는 희망을 애태우고 있는 상황. 그러나 존재하는 것인가 환영인가 한 듯한 그 여릿한 희망을 붙잡기엔 아직 보다 보편적으로 안정성의 근거가 확보되지 않은 불안이 너무 큰 것이다.

그러니 그래도 긴장을 놓지 않고 최선을 다해 예방에 주력하는 것이 우리가 오직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은 우리 앞에 허락된 비(非)미지다. 진실은 단순하다는 말이 새삼 영특하게 느껴진다. 비록 미지 속으로 걸음을 내딛는 것임에도 그 노력이 분명 누군가의 생사를 주관할 수 있다는 너무도 명료한 진실을 잠잠히 상기해보면 그것 참 경이롭다.

1945년 8월 15일 갑자기 해방이 되었지만 조선의 독립운동가들은 그 해방 앞에 결코 부끄럽지 않았고 부끄럽지 않다 못해 우리 스스로의 노력의 결실을 빼앗겨버린 것에 억울했다. 그러나 광복까지의 그 역사의 시간을 목숨 바친 무수한 영령들의 헌신이 넘치도록 채우고 있었기에 1945년 8월 15일의 시간은 단언코 값진 결실이었으리라.

어느 날, 우리가 그리워하는 까마득한 것만 같은 그 옛날이 다시 찾아왔을 때, 그 사이 우리가 한 사람이라도 더 살리고 한 사람이라도 돕기 위해 한 사람이라도 더 많이 노력했다면, 우리는 분명 더욱 값진 새 세계를 더욱 뿌듯이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워한 만큼, 그리워서 서로 더욱 노력한 만큼, 우리는 더욱 더 가까운 하나가 되어 있을 것이다. 남은 시간이 얼마일지 알 수 없는 그 시간 동안 조금 더 힘을 내어, 특히 좀 더 편안한 이들이 좀 더 더 불편을 감수하고 마음과 노력을 모으고자 노력한다면, 최전선에서 한 사람을 살리기 위해 모두를 살리기 위해 싸우고 있는 이들의 인생과 눈물 앞에 조금은 덜 미안할 수 있지 않을까. 2021년 마지막 날이니. 그리고 2022년 1월 1일이니. 그렇게 이 땅 모두의 복을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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